대한민국의 교육열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좋은 소리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학연, 지연, 혈연으로 대변되는 한국사회의 고질적 병폐라고 할 수 있는 문제에 직면해 보면 학교교육의 문제점과 교육기관의 한계를 엿볼 수 있다.


 전북 전주에 있는 S여고(신입생)에서 발생한 자율학습을 두고 일부학생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 자퇴한 어느여학생의 하소연을 들어보면 학교생활적응과 친구 사귈 시간도  없이 밤 늦게까지 자율학습이란 이유로 학생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수업 아닌 수업으로 인하여 학교 가기가 무섭다고 한다.


 적성이나 특기를 살리는 교육은 전무하고 오로지 좋은 대학진학에 필요한 수업만 강요한다는 것이다. 어린 학생들을 혹사시켜 과연 학교에 무슨 이득이 있는지 묻고 싶다.


 기자가 전북교육청에 자율학습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학교측의 처사는 과외수업에 다름없지 않느냐는 지적과 자율학습이라면 학생들의 선택권이라도 보장되어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질문에 고등학교부터는 학교장의 전적인 책임이라 말한다. 다만 학생들의 선택권 확보차원에서 학교측에 권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학교측은 반 강압적으로 설문조사만 했을뿐 학생들의 선택권은 사실상 박탈됐다고 한다.


 학교가 학생의 진학을 위한 교육을 시키겠다는데 무슨 문제가 있겠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등교육은 학력신장도 중요하겠지만 다양성 또한 매우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명문대학에 몇 명이 입학했느냐가 명문고교이다 아니다로 가름되는 현실에 비추어보면 틀린 말도 아닐 것이다. 하지만 학교교육이 수혜자 중심이라면 학생의 최소한의 선택권은 보장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민주시민의 양성을 부르짓는 교육계가 다양성을 외면하고 학력의 가치만 존중한다면 특기와 적성을 찾아 소질을 계발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설자리는 필요없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S여고의 반 강압적인 자율학습으로 인하여 학생일부가 자퇴를 하고 학교를 옮기던지 또는 일년을 쉬어야할 사태를 단순히 학력이 뒤떨어지는 학생들만의 문제로 보기에는 우려된다 할 것이다.


 우리사회는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한 활동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요구하고 있다. S여고는 지금이라도 학교교육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개선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교육의 가치 기준이 무엇인지 자각하고 모든 학생이 일등을 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음을 인정하고 교육의 다양성을 보다 확대하기를 희망해 본다.


 끝으로 보도 된다고 한들 주의조치만 하면 된다는 것과 교육청, 장학사, 교장, 전교조 등 하나 같이 담임과 상의하고 학생 이름만 물어보는 현실이........      <전주=조장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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