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경단체, 남방도롱뇽 등 멸종위기 양서류 서식지 환경 관리 시급

전 세계에서 거제도에만 서식하는 거제도롱뇽/ 사진제공=(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전 세계에서 거제도에만 서식하는 거제도롱뇽/ 사진제공=(사)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거제=환경일보] 안압지 기자 = 환경부(국립생물자원관)가 지난 2월 22일 발표한 국가생물종 목록에 따르면 ‘거제도롱뇽’이 신종으로 공식 등록됐다.
 
2021년 말 기준 국가생물종 목록에는 거제도롱뇽을 비롯해 신종 436종과 무늬발게 등 미기록종을 포함해 총 1820종이 추가됐다. 이에 따라 한반도에 서식하는 생물종 수는 5만6248종으로 기록됐다.

‘거제도롱뇽’의 학명은 Hynobius geojeensis로, 학명에 거제가 들어가 있다. 도롱뇽(H. leechii)과 형태적으로 유사하나 유전적으로 다른 종으로, 전 세계에서 거제도에만 분포하는 거제도 고유종이다.

거제도롱뇽은 거제도 동남부 지역에만 분포하며, 남방도롱뇽에 비해 더 넓고 길지만 다리가 짧은 것이 특징이라고 한다.

또한, 남방도롱뇽은 거제, 통영, 고성 등 경남 남해안에만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인 애니멀즈(Animals)에 아마엘 볼체(Amael Borzee) 박사 등이 쓴 논문에 따른 것이다. 

거제도롱뇽과 남방도롱뇽이 기존에 흔히 알려진 도롱뇽과 다른 종일 수 있다는 주장은 이미 2008년부터 학자들에 의해 제기됐다. 그런데, 환경부는 이 종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다가 2022년이 돼서야 생물종 목록을 발표하면서 신종으로 발표했을 뿐이다. 

야생동물을 보호해야 할 책임이 있는 환경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이런 양서류들은 멸종의 위협을 맞이하고 있다.

전국 모든 곳과 마찬가지로 거제, 통영, 고성 지역도 개발 압력이 거세다. 양서류가 사는 작은 습지와 계곡들은 메워지고 그 위에 도로와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임도, 골프장, 관광단지 등 온갖 개발로 서식지 훼손과 함께 양서류가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양서류 조사를 진행해 온 활동가들은 지난 10년 사이 도롱뇽의 개체 수가 100분의 1로 줄어든 것으로 보여진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거제도롱뇽과 남방도롱뇽의 경우 그 분포지역이 매우 좁다. 아마엘 보르지의 논문에 따르면 거제도롱뇽은 거제도 동남부에서만 발견되며, 남방도롱뇽은 통영, 거제, 고성 등 경남 남해안에서만 발견된다.

이 도롱뇽들은 전 세계에서 이곳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 지역의 서식지 환경이 나빠질 경우 지구 자체에서 멸종되는 셈이다. 

멸종위기 양서류 거제도롱뇽 /사진제공=환경부
멸종위기 양서류 거제도롱뇽 /사진제공=환경부

한편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경남양서류네트위크 등 환경 단체들은 거제도롱뇽과 남방도롱뇽의 보호를 위해 ▷멸종위기종 지정을 비롯한 법적 보호대책 마련 및 환경영향평가 등 고려 ▷정부차원 개체수 및 분포 지역 조사 실시 ▷주민 홍보 ▷양서류 산란과 이동, 서식지 보호 관리 등 환경부가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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