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에스프레소 투샷이요~”
보통의 30~40대 남성이라면 일명 ‘다방커피‘를 마실 법한데 역시 유학파(?)다운 모습이 엿보인다고 할까. 마냥 후덕해 보이는 외모와는 좀 거리가 있어 보이지만 말이다.
어쨌건 프랑스 파리에서의 오랜 유학생활은 그의 커피취향은 물론 입맛까지 확 바꿔놓았다.
일례로 요리에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것만 봐도 그렇다.
요리를 해 먹으면서 언제부턴가 ‘왜 내가 만든 음식 맛은 다 비슷할까’란 생각이 들면서 나름대로의 원인을 ‘화학조미료‘에서 찾았고 그가 이제까지 맛본게 음식맛이 아닌 조미료 맛이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한다.
“미국, 홍콩, 싱가포르 등 많은 나라에서는 아이들에게 조미료를 먹이지 않습니다. 화학조미료의 위해성을 이미 알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화학조미료에 너무나 관대한 것 같아요. 제 경험으로 봐도 1년 정도만 조미료를 안 먹으면 확실히 음식의 제 맛을 느낄 수 있고 오히려 조미료 섞인 음식이 맛없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최근 그가 출간한 ‘음식국부론’에서도 기술했지만 이미 요즘 아이들의 입맛은 자극적인 인스턴트에 길들여져 있으며 그 1차 제공원이 가정이란게 보다 큰 문제로 볼 수 있다.


나           는           야           생           협           마           니           아          ?








ⓒ환경방송
그렇다면 도대체 뭘 먹고 어떻게 살란 말인가.
우석훈 실장은 바른 먹거리를 위한 실천으로 생협(생활협동조합)을 강추한다.
“생협은 수입농산물을 유통시키지도 않을뿐더러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제철농산물을 위주로 하는 생협만의 삶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같이 사계절 어느 때나 먹을 수 있는 과일이 없기도 하고 주문을 했지만 그새 떨어져 다시 수확되기 전까지 기다리는 경우도 종종 있죠. 이런게 바로 생협의 삶이고 이를 이해하는 사람들이 바로 생협 조합원입니다.”
농약묻은 과일과 유기농으로 재배한 과일을 들이댔을때 전자를 택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렇게 누구나 유기농을 원하지만 현재 생협이 공급할 수 있는 생협농산물은 전국토의 2%에 불과해 보다 많은 유기농업을 위해서는 사회적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너무 생협을 과신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우실장은 “생협에 대한 과신이 아니라 현 상황에서의 진정한 유기농은 생협뿐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을뿐”이라고 강조한다.
“물론 일반 매장의 물품보다 비싼건 사실이지만 생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먹거리는 최대한 그곳에서 구입하고 그 외 먹거리만 다른 곳에서 구입하죠. 오히려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아무거나 사지도 않게 되고 아무거나 먹지도 않게 되더군요.”
실제 생협을 애용하면서 쓸데없는 소비가 줄어들어 오히려 경제적이라고 경험담을 전한다.


자        동        차       ·       화        장        품       …       패        션        까        지


먹거리에 관심이 많아 관련 책까지 출간했다지만 그의 관심은 비단 먹거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에 출간된 책에 대한 아쉬움이 많아서인지 다음번에는 보다 색다른 이슈를 갖고 글 쓸 준비에 돌입했다. 생태경제학을 전공한 그가 현대환경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 등에서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기에 자동차나 철강, 화학분야만큼은 ‘빠삭~’하지만 그 외 부분에 대해서도 공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래서인지 아무래도 다음 차례는 자동차 관련 서적이 아닐까 싶다. 벌써 표지 제목구상에 들어갔으니 말이다. 그 다음은 화장품... 또 그 다음은 패션... 뜬금없어 보이는 단어들이지만 모두 그의 관심사이고 그중에서도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시작된 ‘여자들도 모르는 여자들의 화장품’ 이야기.
“요즘 화장품이 얼마나 독한지 아세요? 유명 백화점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프랑스 화장품만 봐도 정작 그 나라에서는 나이 60넘은 할머니들이 애용한다는 사실을 아는지요. 외국에 가보면 느끼겠지만 정작 30~40대 여성들은 화장을 안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국내에서 10만원에 팔리는 화장품도 정작 원료값을 따지면 천원도 안 나올걸요. 진짜 좋은 화장품은 냉장고에 보관하면서도 오래 쓸 수 없는 그런 화장품이겠죠.”
결국 예쁘게 화장한 여성을 예쁘다고 말하는 잘못된 ‘미‘의 기준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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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가정에서의 우석훈 실장의 모습을 어떨까.
“솔직히 청소는 잘 안하고요. 아내가 거의...”
지금까지 말 잘하던 모습은 어디로 가고 기어드는 목소리와 더불어 담배를 끊어야 할 때가 왔음에도 불구하고 차마 담배를 놓을 수 없는 슬픔(?)이 역력하다.
“이제까지 결혼할 생각은 한번도 안 해봤지만 제가 나이를 먹을수록 어머님은 앓아눕더군요. 태권도 3단의 강해보이는 아내를 만났지만 마냥 여리기만 합니다. 물론 아이도 조만간 가져야죠. 그러기 위해 처음으로 금연을 결심했으니까요. 물론 성공할지는 모르겠지만요.”
늦깎이 결혼생활을 즐기고 있어서인지 하고 싶은 일도 많기만 하다.
“우선 아이가 생기면 경기도 여주로 이사갈 겁니다. 그리고 나선 그곳에서 우리밀로 소주를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한 3년을 잡고 있는데... 잘 되겠죠?”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식지 않는 열의를 가진 모습을 보며 상으로 대신한다면 ‘열정상’ 감은 되지 않을가 싶다.
어쨌건 ‘우리밀 소주’ 맛볼 날이 조만간 올 것 같다. <글·사진/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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