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게 구스타프슨 박사
스웨덴 노벨상 심사위원인 야나게 구스타프슨(Jan-Ake Gustafsson) 박사는 19~20일 양일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회장 나도선) 2005년 정기 학술대회에 참석, “노벨상 수상을 위해 무엇보다 기초과학 연구에 치중할 것”을 조언했다.

구스타프슨 박사는  “진정한 발견은 기초연구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고, 나아가 인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노벨상 위원회는 무엇보다 기초심사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응용과학 연구를 통해 노벨상을 수상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한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한 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을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용성 호르몬과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핵호르몬수용체(Nuclear hormone receptor) 연구의 권위자인 구스타프슨 박사는 현재 노벨 생리의학상을 최종적으로 발표하는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Karlinska Institute) 내의 연구책임자(Chairman)로 근무하고 있으며,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가 주관하는 62차 연례학술대회에 석학들과 함께 참석했다.

다음은 구스타프슨 박사와의 일문일답이다.

▲ 최근 세계 생화학분자생물학계의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

“학자들은 크게 세 가지 연구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첫째는 암 세포의 형성과정을 규명하는 작업이고, 두 번째는 세포의 사멸과 감염에 대한 연구, 세 번째는 신경과학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동안 독립적으로 수행되어 오던 각각의 연구가 최근 통합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통합화 추세는 당연한 것이다. 생화학 전반에 걸쳐 연구 성과를 높이기 위해 통합적인 이해가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학문 간, 기술 간의 장벽을 과감하게 허물 필요가 있다.”

▲ 노벨상 선정과정에 대해 설명해 달라

“가장 중요한 것은 추천제도다. 생리의학상의 경우 노벨상심사위원회 회원이나, 미국 등 주요 국가의 학술원 회원, 유명 대학의 학자들을 통해 추천인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추천인은 추천대상자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에 제출하고, 노벨상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의학노벨총회에서 최종 투표로 결정된다.”

▲ 노벨상 수상을 위해 노력해야할 점이 있다면

“노벨상 심사위원회는 처음서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민주적 절차를 거치지만 한편으로 심사위원들은 매우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다는 점을 말하고 싶다. 동양의 과학이 노벨상 수상을 위해 어떻게 노력해야하는가에 대해서는 중국 텐진 연구소에서 이미 비슷한 대답을 한 적이 있다. 핵심은 기초연구다. 기초과학과 기술에 대한 연구가 제시됐을 때 심사위원회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기초연구를 통해 가장 중요한 발견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심사위원회에서는 이 연구가 진짜 발견인지 확인한 후, 이어서 인류 전체에 도움이 되는지 윤리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

▲ 한국 과학연구계에서 가장 활발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가 줄기세포 분야다. 세계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노벨상 수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가

“먼저 이 의견은 개인적인 견해라는 것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노벨상 심사위원회 분위기는 매우 보수적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줄기세포 연구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하고 있어 부정적인 면이 해소되지 않으면 노벨상 수상이 힘들다고 본다. 그러나 앞으로 더 많은 연구를 통해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될 경우 노벨상 수상이 가능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배아줄기 세포보다는 안정성이 어느 정도 답보된 성체줄기세포 연구 쪽이 수상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 본인 스스로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연구업적은 무엇인가

“핵호르몬수용체(Nuclear hormone receptor) 연구를 통해 지용성 홀몬과 단백질 결합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밝혀낸 일이다. GR, ER, PRAR와 같은 호르몬수용체 가운데 특히 ER(estrogen receptor)는 조직의 특이성을 갖고 있어 전도가 유망한 약물 개발의 표적이 될 수 있다. 특히 ERβ는 동양음식인 두부라든지, 콩 식품과 야채에 많이 들어있는 성분으로서 유방암, 대장암 등의 암세포 활성 조절에 큰 역할을 하고 있어 인류건강을 위해 활용가치가 높다고 본다.”

<김현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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