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토목공학과들이 지구환경시스템, 토목환경시스템, 건설환경시스템 등으로 명칭이 변경된 것만 봐도 관경에 대한 관심도를 알 수 있죠. 물론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환경분야가 많이 보완되었고요."
대한토목학회 회장이자 실제 대학에서 토목학을 가르치는 변근주 교수는 ‘환경을 깨기도 하지만 환경을 살리기도 하는 게 바로 토목‘이라고 설명한다.








▲연세대 토목공학과 변근주 교수ⓒ환경방송
대한토목학회 "바쁘다 바빠~"


올초 새롭게 대한토목학회 회장으로 부임한 변근주 회장. 불과 얼마 안 된 기간이지만 벌써 3개의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꾸려나갈 채비가 한창이다.
우선 지속가능개발위원회. 변 회장은 이미 10년전에 만들었어야 했다며 아쉬움을 전했지만 이제라도 만들어진게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다음으로 재난대응위원회와 환경과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사회기반안전위원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특별위원회와 더불어 교과서 수정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현재 초중고등학교 교과서내에 건설과 관련해 표현이 현대적이지 못하거나 잘못된 용어가 의외로 많습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0여개의 모든 교과서를 샅샅이 살피고 있죠."
더군다나 일반인은 물론 각종 매체에서 잘못 사용되는 용어들을 따로 정리한 건설용어가이드라인도 현재 제작중이라고 한다.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건설관련 법률도 앞뒤에 맞지 않을뿐 아니라 형평성에도 어긋나는게 많아 건설전문 변호사와 관련업계가 협력해 법안을 개정하든지 폐기시키기 위해 강력한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최근 새집증후군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인지 건설자재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건설시 가장 많이 쓰이는 재료는 첫째가 콘트리트, 철강제, 유리화, 섬유, 목재, 플라스틱, 도기, 아스팔트 등으로 자재에 대한 연구 역시 시대변화에 맞게 개발해 왔다.
"예를들면 이산화탄소가 적게 나오게 만든다거나 오래쓸 수 있고 아름답게 느껴지게 만든다거나 환경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활발히 새로운 재료를 개발하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친환경적인 자재를 개발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는데 있습니다. 실제 공사를 하는데 있어서 설계나 공사과정에서 어떻게 활동되는지가 관건입니이다."
재료가 안전한지, 가격은 저렴한지, 더 나아가 그로써 공사비 절감까지도 이어지는지 이러한 모든 사이클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요한건 기술력…그 안에 사람


"가장 중요한건 뭐니뭐니해도 기술력이죠. 기술력을 구성하는 구성원은 공무원, 엔지니어, 건설회사, 재료생산회사, 대학교육기관 등으로 다양하고 그 기술력의 중심은 단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을 어떻게 교육하냐가 관건이죠."
변 회장은 현 상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기술력을 높이는 것이라 강조하며 세계 1등은 못했도 그만큼 따라가는 것을 목표로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현재 대형사업의 대부분이 국가사업인 만큼 우선 공무원이 똑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행하는 사업에 대해 최소한의 전문교육은 받아야 상호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90년대까지 건설이 우리나라를 먹여살렸다면 지금은 단연 IT산업이 효자노릇을 하고 있죠. 하지만 앞으로는 그것만으로 안 됩니다. 다른 뭔가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건설이 다시 한번 효자노릇을 하기 위해서도 이제부터는 국내도 아닌, 다른 해외도 아닌 인도, 러시아, 중국을 겨냥해야 합니다. 산유국도 마찬가지로 관심을 가져야 하고요. 하지만 그 어디보다 최적의 국가는 바로 북한입니다. 통일이 되고 북한의 환경을 우리나라가 바꿔나갈 수 있다면 이보다 엄청난 시장은 없습니다. 통일이 되고 북한을 남한의 현재로 이끄는데 드는 비용이 2조원이 넘으니까요."
그 다음으로 앞서 설명한 기술력과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계를 끌고갈 기술력이 뭔지 부지런히 연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미리 알아낸다면이야 앞으로가 평탄함은 당연지사.
"건설현장이라면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는게 바로 포크레인입니다. 이러한 포크레인을 누가 만들었는지 아세요? 건설관계자가 아닌 바로 치과의사가 만들었습니다. 이는 토목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죠. 토목안에서만 눈 돌리지 말고 전자업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의학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반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심코 발견한 게 인류의 평생을 좌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부국(副國)은 환경도 아름답다?






                                            ⓒ환경방송


"얼마전 금강산에 다녀왔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금강산보다 제주도가 훨씬 아름답습니다."
단순히 아름다움의 유무를 떠나 이 한마디에 담긴 의미는 그 이상이다. 자연도 그 나라에 돈이 있으면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것이다. 물론 금강산 자락을 흐르는 깨끗한 물 만큼은 따라갈데 없겠지만 앞으로는 그것만으로는 자랑거리가 못 된다는게 변 회장의 설명이다.
그래서 금강산보다 제주도가 낫고 하와이보다도 제주도가 낫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국내 토목은 외국의 추세를 많이 따라가는 추세이다.
현재 미국, 캐나다를 토목 선진국으로 들 수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뿐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인심 더 쓴다면 홍콩, 싱가폴도 포함시킬 수 있다. , 유럽은 비슷하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영국,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 오스트리아,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는 그 수준이 훨씬 높다.
단순한 토목환경뿐 아니라 경관은 물론 설계기술, 유지관리 기술, 안전 등 모든 분야를 전반적으로 평가한 것이며 이중 우리나라가 잘 하고 있는건 단 하나도 없는게 현실이다.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발전하다보니 기초를 다질 시간이 없었죠. 최근 10년간 건설도 가장 많이 발달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도로나 고속도로 사업기술이 최고라는 것이죠. 미적설계가 좀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도로사업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입니다."
미적설계를 확대해 경관의 관점에서 아름답지 못한 이유는 궁극적으로 사회제도가 잘못된데 있다고 지적한다. 미적설계라는게 지극히 창조적인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교육이 결코 창조적이지 않은데 이유가 있다. 이는 일본 역시도 마찬가지인 상황. 그러면서 든 예가 바로 필란드의 사례이다.
"필란드가 20년새 4만불의 국민소득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결과는 20년전의 지도자가 한 명이 바꿨다고 볼 수 있는데 그가 내놓은 3가지 정책중 하나가 바로 ‘창조성‘이었죠. 전국민의 창조성을 길러주기 위해 모든 교육을 바꿨습니다. 그 효과는 서서히 10년후에야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법이 집행하는 투명한 사회을 만들자는게 두번째로 과거를 묻지말고 이제부터 법을 어기는 사람은 절대 용납않겠다는 원칙하에 현재 부패·부정률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마지막이 바로 전 국민이 기업가 정신을 가지라는 것. 농민이건 가정주부건 밖에 나가면 ‘노키아‘를 자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바로 그가 강조한 세가지이고 결국 지금과 같은 살기좋은 나라로 만들었죠."
변 회장은 ‘어차피 세상을 이끄는 건 소수‘라고 강조한다. 지도자 한명이 세상을 바꾸고 학교애서는 교수가 학생들을 바꾸는데 이런 사소한 얘기라도 듣고 경각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육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사랑의 집짓기, 앞으로도 쭈욱~
 
집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전부를 잃은 것이지만 건설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가장 쉽게 해줄 수 있는 일이 바로 집짓는 일이 아닐까.
재난 등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을 잃고 슬퍼하지만 정작 국가에서는 그들에게 지급할 예산편성하는데 한해를 소요하곤 한다. 그들에게 당장 급한건 돈이 아니라 가족과 함께 머무를 집인데도 말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만간 저희 학회와 소방방재청이 협약을 맺을 예정입니다. 국가는 행정만 확실히 담당하고 기술적인 요구는 저희가 책임지겠다는 것이죠."
이런 사랑의 집짓기는 말 그대로 사랑이 듬뿍 담긴 집짓기로 무료 봉사로 진행된다.
앞으로도 계속 사람의 집짓기를 이어나가고픈 변근주 회장이지만 어느덧 퇴임을 2년 앞둔 상황에서 하고픈 일은 많기만 하다.
우선 교량에 관심이 많은 만큼 교량을 테마로 한 개인박물관을 만드는 것이 시작이다.
"박물관이라지만 크게 만들고 싶은 생각은 없고 제가 이제까지 수집한 자료들과 사진, 교량우표 등 다양한 장르를 전시해 놓고 싶어요. 누구나 들러서 구경하고 제가 설명도 해주고 그러고 싶습니다." 참고로 국내에서 교량우편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다고 확신하는 만큼 확인은 박물관이 개관하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다음으로는 ‘건설분야 자원봉사‘를 하는 것이다. 국가기관에도 건설분야가 많지만 정작 기술력을 갖고 있는 곳은 다섯손가락안에 꼽히는 상황이다. 중앙기관이 이런데 지방은 어떻겠냐는 게 변 회장이 자원봉사를 나서는 이유다."심각한 문제가 닥쳤을때 어떻게 해결할지조차 모르는 상황입니다. 퇴직을 하면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고 직접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해 주고 싶습니다. 얼마나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만큼은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그리고 마지막 계획은 아내와 함께하는 해외여행! 하지만 말이 여행이지 돌아다니다 보면 관련분야만 보게 된다고 한다.
아무래도 2년후 떠나게 될 교정에 대한 아쉬움이 역력하지만 더이상 뭔가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베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역시 토목인으서의 삶의 연륜이 물씬~ 느껴진다.<글·사진/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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