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농업 난방연료의 ‘약 82%’가 유류,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5.2%
수소 산업, 수소연료전지‧트랙터‧드론 등 농업 다분야에 빠르게 부상

기후변화와 스마트팜 등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수소 등 에너지 전환으로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기후변화와 스마트팜 등 농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수소와 같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이 추진력을 얻고 있다.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주로 태양광 중심으로 논의돼 왔던 농업‧농촌 분야에서의 에너지 정책이 이젠 ‘수소 에너지’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폭염, 가뭄, 폭우 등 극단적 기후현상이 빈발해 농업‧축산농가들이 많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2013년 33.9℃였던 최고기온이 2018년 39.6℃로 올라갔으며, 폭염일수 또한 2013년 18.5일에서 2018년 31.5일로 증가하면서 온실 난방과 냉방 등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났다.

아울러 국내 농업 및 시설원예 난방연료의 약 82%가 유류를 활용하고, 신재생에너지 이용률은 5.2%(2019년 기준) 남짓인 상황이기에 농축산 분야의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빠르게 부각되고 있다.

탄소중립 주력 수단 ‘수소’, 농업 분야에도 탁월 

‘수소’는 에너지 효율, 친환경, 안전성을 모두 갖춘 탄소중립 유력 수단으로 농업 분야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측된다.

신정훈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스마트 농업과 연계한 수소산업 추진방안’ 정책토론회를 주최하며 “그간 비닐하우스 농업이나 스마트팜 등 경작물의 온도유지시설은 주로 전기(2차 에너지)로 운영됐으며, 이는 에너지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스마트 농업과 연계한 수소산업 추진방안’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신정훈 의원은 수소발전을 통한 에너지순환체계가 발전하고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스마트 농업과 연계한 수소산업 추진방안’ 정책토론회를 주최한 신정훈 의원은 수소발전을 통한 에너지순환체계가 발전하고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신 의원은 “수소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열에너지는 재배작물의 온도 유지가 중요한 농업 시설에 매우 유용할 것”이라며 “수소를 통한 농업분야 에너지순환체계가 성공적으로 발전 및 확산될 수 있도록 정책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수소경제 선도국으로 수소의 생산과 유통, 모빌리티와 발전에 이르기까지 전주기의 인프라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경제 육성 및 수소 안전관리에 관란 법률’을 제정한 국가기도 하다.

수소 트랙터·드론, 수소연료전지 등 정부 각 부처 연구 박차

정부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수소 에너지 적용 연구에 한창이다. 농식품부는 그레이/블루수소 기반 수소연료전지 온실 이용 기술 개발 및 실증 모델을 구축에 힘쓰고 있다.

산하 기관인 농촌진흥청도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02억원을 투입해 수소연료전지 3중(전력, 난방, 냉방) 열병합 시스템 개발 및 온실 실증 등 그린수소 기반 온실 에너지 공급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농촌진흥청의 강석원 첨단농사재육성팀장은 “기후변화 대응으로 시설농업이 증가했으며, 이로 인해 에너지 투입량이 증가했다”며 식량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농업 구현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두산퓨얼셀 제품사진 : 현재 시판 중인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 연료전지는 수소,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다./사진제공=두산그룹
두산퓨얼셀 제품사진 : 현재 시판 중인 두산퓨얼셀의 발전용 수소연료전지 제품. 연료전지는 수소, 산소의 전기화학 반응을 통해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 설비다./사진제공=두산그룹

수소 에너지는 연료전지뿐 아니라 트랙터, 드론 등 농기계 분야에서도 활약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수소드론을 이용한 농작물 모니터링 및 작황 관측 시스템을 연구하고 있으며, 농식품부는 110kW급 대형 수소트랙터 개발에 착수했다.

스마트팜, 식물공장, 지역 발전··· 무궁무진한 수소농업

이병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에너지지능화연구실장은 “식품소비 형태 변화, 농업종사자 고령화, 기후변화 등으로 식물공장 시장은 연평균 13% 정도 고속 성장 중”이라고 식물 시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식물공장 냉난방 에너지원의 조달 및 수소연료전지의 활용 확산을 위한 복합실증이 필요하다”며 더 나아가 “발전사 및 스마트팜사업자군 간 시장계약 활성화를 위한 표준연계 기술모델 실증 사업도 전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1일 여의도 국회에서 ‘스마트 농업과 연계한 수소산업 추진방안’ 정책토론회 전경 /사진=김인성 기자

수상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 에너지 활용안도 제기됐다. 송성호 한국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 미래농어촌연구소장은 “기존 재생에너지 생산 시설은 수상태양광과 수전해의 이종시스템을 결합해, 저가로 그린수소를 생산하기 위한 원천기술 확보가 시급하다”고 견해를 밝혔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수상 태양광 생산 전기 잉여분에 수전해 기술을 적용하면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성호 연구소장은 이러한 수소의 열과 전기가 스마트 팜 적용 기술 개발로 이어져 “에너지 자립형 스마트팜 운영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문상진 듀산퓨얼셀 상무는 스마트팜의 수소연료전지 활용 효과로 “연료전지의 열과 CO2 공급은 운영 비용 등을 절감해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한다”며 더불어 “냉난방비용 절감 및 작물 생장 촉진은 농가수입 증대 및 탄소배출 감소로 전개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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