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냄새가 나는 이유를 염소처리 때문으로만은 볼 수 없습니다. 염소 냄새 뿐만 아니라 상수원의 조류나 기타 부유물, 미생물 등이 복합적으로 냄새를 내게 돼죠. 하지만 염소냄새가 워낙 강하다 보니 다른 냄새보다는 유난히 염소냄새만 느껴지는 것이죠. 염소를 제거한다면 오히려 흙냄새 등의 또 다른 냄새가 느껴질 겁니다."
최승일 교수는 이렇게 수돗물을 음용하는데 있어 냄새로 인한 거부감이 큰게 사실이지만 지금의 정수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 되는게 현실이며 염소가 아니라면 자외선, 오존처리 등의 방법을 쓸 수 있지만 이런 방법을 써도 염소량이 줄어들뿐 원천적으로 염소처리를 막을 수는 없는게 현실이라고 전한다.








고려대 환경시스템공학과 최승일 교수
수돗물에 돈 쏟는게 낭비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할 것이다.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사람이 전 국민의 1%에 불과하다고 하는데 굳이 수돗물을 개선하는데 그 많은 비용을 쏟아부어야 하냐고 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최 교수는 "다른데 쏟는 것 보다 차라리 수돗물에 쏟는게 훨씬 낫다"고 설명한다.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국민들이 1%가 채 안 된다 해도 결코 방치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언제라도 수돗물을 안전하게 마실 수 있게 계속 수돗물을 정화하고 개선해 나가는게 국가 차원의 의무이자 국민의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사그러뜨는 것 또한 국가의 역할이자 책임이라고 설명한다.
"환경부는 규제기준을 마련하고 그 기준을 달성해야 하는 수자원공사 등의 지자체에서는 어떻습니까. 많은 노력들은 하고 있지만 모든 분야에서 모니터링을 할 수 없는 만큼 상수마다 염소수치를 달리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막상 점검을 해 보면 소독부산물이 농도를 넘어선 경우는 아직까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수돗물에 대한 인식의 전환은 달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프랑스만 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베올리아 등 전세계 물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일명 ‘물회사‘들이 프랑스 파리 내 정수장을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굴지의 기업이 정수장을 관리하지만 파리시청에서는 그들이 관리한 수질을 보다 철저히 재관리하죠. 그렇지만 프랑스 시민의 대다수는 물을 사 먹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그 노력을 포기했느냐? 그건 또 아니죠. 공공기관으로 해야할 일은 해야하는 것이고 수돗물이 몸에 해롭다는 인식을 전환하는 것도 그들의 몫입니다. 기호에 의해 생수를 마시는 것이지 수돗물이 해롭기에 마시지 않는다는건 잘못된 생각입니다."
결국 수돗물을 마시고 안 마시고는 개인의 기호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씀.  


수돗물도 ‘기호식품‘으로 인식돼야


실제 수돗물을 바로 마시는 사람들은 적다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쌀을 씻거나 국을 끓이고 샤워를 하는 등의 용도에는 수돗물을 바로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다.
수백, 수천억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든 수돗물을 기껏 빨래하고 설거지하는데 쓰인다고 수돗물을 방치한다면 차후 각 사용처별로 사용 물을 달리해야할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고 우려의 목소리도 전한다.
이건 마실 물, 이건 세탁용, 이건 화장실용... 이렇게 되면 결국 시민들의 비용부담이 더욱 커지게 될 것이고 수돗물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수돗물의 수질이 좋고 안 좋고를 직접 음용하고 안 하고로 판가름 짓는 것 같은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우리나라 전통문화만 봐도 예로부터 물을 바로 받아 마시기보다는 차로 마시거나 숭늉 등으로 끓여 마시는게 일반적이죠. 그런 만큼 수돗물을 직접 마시고 안 마시는 것으로 수질을 판단할게 아니라 개인의 기호로 봐야겠죠."

<글·사진/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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