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후면 분명히 시내에 한복판에서 수소주유소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수소·연료전지 사업단 홍성안 단장은 2년후 서울한복판에 수소주유소가 한 군데도 아닌 두 군데(?)나 생길 것이라고 확신하며 앞으로 펼쳐질 ‘수소경제시대‘에 대한 말을 잇는다.


2040년! 진정한 수소경제 개막








산자부 수소·연료전지 사업단
홍성안 단장
왜 미래에너지의 대안으로 ‘수소‘가 떠오르는 것일까. 에너지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여느 화석연료보다는 수소에너지에 왠지 모를 청량감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수소에너지의 이점은 물에서 제조되는 만큼 자원의 제약이 없는데다 연료전지로서 전기를 생산할 때에도 생성물이 물밖에 없다는데 있다.
그렇다면 홍성안 단장이 소개하는 수소·연료전지의 단계별 시나리오를 살펴보자.
우선 2040년을 수소경제 구현 시기로 보고, 오는 2012년까지 정부정책 지원하에 수소스테이션, 발전용 연료전지 등을 보급하고 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개발의 완성단계로 보고 있다. 이 단계에서는 총 에너지 중 수소의 기여율이 2.4%를 차지하게 된다.
셋째 단계는 수소·연료전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단계로 2030년까지 총 에너지 중 수소기여율은 9%, 연료전지 발전 기여율이나 자동차 기여율 역시 두배 이상으로 높아진다.
최종 단계로 2040년이면 진정한 의미의 수소경제가 시작되며 이때 총 에너지 중 수소 기여율은 20%, 연료전지 발전 기여율과 자동차 기여율이 각각 30%를 차지하게 된다.
홍 단장은 "이렇게 2040년경이면 연료전지 차량의 점유율이 90%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이러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수소에너지의 체계적인 핵심인 연료전지 기술의 상용화는 물론 풍력, 태양 등을 이용한 대체에너지원으로부터의 수소생산, 저장, 운송기술이 확보되어야 하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설명한다.


정부·산업체 의지가 ‘수소경제’ 관건


얘기를 듣다보면 지금 현실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공상과학의 한 부분을 엿보는 것 같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우리나라가 ‘수소경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수소·연료전지 사업단 역시 정부가 수소와 연료전지를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의 하나로 바라보면서 지난해 1월 출범하게 됐다. 이에 박차를 가해 정부에서도 올해를 ‘수소경제의 원년‘으로 천명하고 2040년까지 국가 수소경제 정책의 방향을 제시할 종합 마스터플랜을 준비하는게 아닌가.
하지만 홍성안 단장은 "석유시대를 마감하고 수소경제시대로 이행하는 것은 에너지 체계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으로 어느 한 기업이나 정부가 단기간에 감당하기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 수소경제를 이끌어 갈 산업체는 단기적 이윤추구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한다.
미래에 대한 확실한 투자라는 측면에서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홍 단장의 설명대로 산업체가 위험요소를 안고서도 확실한 투자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수소경제 지향에 대한 정부의 확고한 정책의지 표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소경제, 현실성 없는 유토피아다?


에너지 문제의 유일한 대안이 ‘수소’라지만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기에 보다 신중하게 추진해 나갈 필요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로부터 수소경제의 원년으로까지 지명되며 여타 에너지들이 질투할만큼(?)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만큼 시샘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홍 단장 역시 “현재 사업단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소비전과 정부의 관계를 엮거나 수소에너지와 신·재생에너지를 마치 대립의 관계에 있는 것처럼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며 애로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소비전에 있어 가장 큰 비판은 수소생산의 방식에 관한 것으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수소생산을 위해 더 많은 에너지가 소비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 시작된다.
더불어 수소비전에 들어가는 비용문제를 들 수 있는데 수소비전의 초안에 207조원의 비용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하니 대부분이 민간투자임을 감안해도 정부 부담은 2020년까지 17조원에 이른다.
이렇게 재생가능에너지나 화석연료 등 기존 에너지 투자와는 별도로 수소분야에 새로운 예산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원성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게 오히려 거짓일 것이다.
홍 단장은 "당장이라도 수소경제가 도래하는 것 같은 분위기지만 생각보다 먼 훗날의 이야기"라며 "지금 당장 어떻게 진행시켜나가기 보다 어쩌면 30~40년 후에 맞게 될 수소경제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연구하고 있다"고 전한다.
일각에서는 수소경제의 환상이 재생가능에너지의 현실을 제약하는 비극을 낳아서는 안될 것이라는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지만 홍성안 단장이 강조한대로 지금 당장의 실현이 아니라 미래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준비한다는데 그 의의를 둬야하지 않을까. <글·강재옥 기자/사진·강철금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