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F “전 세계 생물다양성 감소··· 우리 모두 책임자”

‘환경부와 에코맘코리아는 생물자원 보전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를 실시함으로써 ‘생물다양성 및 생물자원 보전’에 대한 대국민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정책 추진의 효율성을 위해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고등학생 및 대학생을 대상으로 선발된 ‘생물다양성 녹색기자단’이 직접 기사를 작성해 매월 선정된 기사를 게재한다. <편집자 주>

글로벌 지구생명지수(1970-2018) /자료=WWF, ZSL
글로벌 지구생명지수(1970-2018) /자료=WWF, ZSL

[녹색기자단=환경일보] 김수현 학생기자 = 지난 50년간 지구상의 야생동물이 절반 이상 줄었다고 한다면 믿겠는가? 세계자연기금(WWF)은 최근 런던동물학회(Zoological Society of London, ZSL)의 공동 연구를 통해 ‘지구생명보고서 2022’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8년까지의 생물종을 추적한 결과, 관찰된 동물 개체군의 규모가 평균 69% 감소했다. 이는 전 세계 5230종의 생물종을 대표하는 3만1821개 개체군을 관찰한 결과로, 이전 2020년 데이터에서 1만1000개의 개체군이 추가로 반영됐다.

같은 기간 생물다양성 또한 매우 감소했다.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가 구분한 지리 범위에 따르면 가장 적게 감소한 유럽 및 중앙아시아 지역도 18%, 가장 많이 감소한 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해는 무려 94%나 야생동물의 풍부도가 감소했다.

당연히 이에 따라 멸종위기 위험 또한 높아졌다. 가장 큰 위협을 받는 종은 원시 식물류인 소철이었으며, 다음은 양서류와 침엽수, 다음은 최근 가장 위험도가 높아진 산호였다.

생물다양성 감소 원인은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모두 ‘인간이 유발하는 직접적 요인’

기후변화로 멸종한 동물의 첫 번째 사례가 된 브램블케이 멜로미스 /사진=WWF Australia
기후변화로 멸종한 동물의 첫 번째 사례가 된 브램블케이 멜로미스 /사진=WWF Australia

그렇다면 무엇이 ‘절반 이상’의 야생동물 개체수 감소를 이끌었는가? ‘지구생명보고서 2022’에는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로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를 꼽고 있다. 기후변화로 전 세계적으로 폭염과 가뭄을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식물의 고사 및 동물의 폐사 사례가 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간접적으로는 해수면 상승과 강한 태풍으로 서식지가 침수돼 멸종한 동물도 존재한다.

서식지 파괴로 인한 서식지의 파편화도 심각한 위협 요인이다. 서식지의 파편화 혹은 생태계의 단절은, 넓은 서식지를 필요로 하는 야생동물 개체군에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정 서식지의 면적이 감소하며 고립될 경우, 야생동물의 먹이 사냥, 이주, 번식 등 필수적인 생명 활동들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지구생명보고서 2022’에 따르면 현재 전체 육상 보호지역의 10%만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며, 그 연결 지점마저도 3분의 2 정도는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서식지를 파괴할 수 있는 산림 벌채나 인공물 설치를 제한해야 하지만, 여전히 연간 1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숲이 매년 사라지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농업 활동, 수렵, 벌목, 각종 환경오염 등 다양한 인간 활동이 생물들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생물다양성 감소는 적지만, 책임은 커

1인당 생태발자국 수치 지도 /자료=WWF
1인당 생태발자국 수치 지도 /자료=WWF

야생동물의 종풍부도가 세계적으로 급감하는 상황이지만, 보고서 내에서 국내 생물종의 감소는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한국이 속한 유럽 및 중앙아시아는 가장 종 감소가 적었던 지역이며, 국토 내에 산림 면적이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서식지 또한 풍족하다. 그렇다면 한국인들은 생물다양성 감소와 무관한 국가라고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생물 종 보호를 잘한 사람들이 되는 것일까?

지구생명보고서는 “인간의 활동이 생물다양성을 위협하게 된 것은, 우리가 지구 생태계의 재생 능력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지구의 자원을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인류는 지구를 최소 75% 더 쓰고 있으며, 이러한 수치는 생태발자국 수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생태발자국에는 목초지, 삼림, 어장, 경작지, 개발지대, 탄소 등 다양한 범주가 포함되며, 이는 식량, 주거, 교통, 상품, 서비스 등에 사용된다.

그렇다면 한국의 1인당 생태발자국 수치는 어느 정도일까? 보고서에 실린 자료를 확인하면, 한국은 인당 5.1에서 6.7 글로벌 헥타르의 생태자원을 사용하고 있다. 이는 1인당 1.6 글로벌 헥타르인 지구의 현 생태 용량의 4배에 달하는 수치로, 한국의 국민은 현재 1인당 4개의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 국민은 국토 내에서 서식지 파괴를 상대적으로 덜 유발했을 뿐, 우리가 하는 각종 소비활동은 전 세계적으로 생물다양성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 히말라야산맥, 동남아시아, 마다가스카르, 아마존, 대서양 산림, 서아프리카 산림 등, 국제적으로 멸종 위험에 크게 노출된 지역을 우리는 ‘핫스팟’이라고 부른다. 한국이 이러한 핫스팟이 아니라고 해서, 이들의 위협을 남의 일로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생물다양성 위기가 기후 변화를 잇는 인류의 위험으로 다가오는 상황, WWF와 같은 생물 보호 활동에 관심을 두는 것은 어떨까?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