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수 활용 기후기술 연구 활발, 덴마크 ‘고순도 메탄 생성’ 앞서
난분해 성분 줄일 전처리 효율 중요, 수소 합성 기법 관심 모아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바이오가스를 회수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폐수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바이오가스를 회수하는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발하다. 

[대구 엑스코=환경일보] 최용구 기자 = 물 분야의 각국 전문가들은 ‘미생물’이라는 극복 과제를 놓고 최적의 솔루션 찾기에 역량을 쏟고 있었다. 

정부가 대구 엑스코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 2022(KIWW2022, 11/23~11/25)는 ‘기후위기에 강한 물 환경 조성’을 주제로 열렸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 홍준표 대구광역시장, Joseph Jacangelo 미국수도협회(AWWA) 회장, 반기문 보다나은미래를위한 반기문재단 이사장 등이 개막식장에 참석한 23일 국제물산업콘퍼런스장에선 폐수를 활용한 기후기술이 석학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탄소중립 전환에 필요한 프로젝트가 강조됨에 따라 미생물의 소화(消化) 작용을 통한 바이오가스(메탄, CH₄) 등 에너지 생산 연구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었다. 이 분야 강국인 덴마크의 연구진은 “90% 이상의 고순도 메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관심을 모았다. 

미생물이 폐수 속 유기물을 소화시켜 발생하는 바이오가스는 보일러 등에 활용되는 바이오연료다. 바이오가스를 저장·이송 시키는 과정에선 기존의 천연가스 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장과 이송에 대한 기술적 진입장벽이 아직 높은 수소와 다르다. 

다만 미생물의 생물학적인 반응을 이용하는 특성상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일정 효율의 바이오가스 생성을 방해한다.

온도, pH(수소이온농도), 전기전도도 등 관여하는 변수가 복잡하다. 바이오가스의 생성을 방해하는 미생물도 있기 때문에 세밀한 관리 기술이 요구된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여한 덴마크, 싱가포르, 태국, 이탈리아 등 연구진들은 공통적으로 pH 조절 실패에 따른 생물학적 공정의 중단이나 발열로 인한 온도 관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반응 효율을 높이기 위해 막(membrane)을 쓰는 과정에서 유발되는 파울링(fouling, 막 사이에 이물질이 끼는 현상) 문제도 언급됐다. 

이탈리아 연구진은 파울링의 원인으로 VFA(휘발성지방산)을 지목하며 “참고할 만한 논문이 없어서 대응이 어렵다”고 조언을 구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선 “반응 과정에서 발생하는 VFA의 농도가 생각보다 높지 않다”며 견해가 갈렸다.

cake layer 제어 어려워 

VFA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소화하는 과정에 생겨나는 물질이다. VFA와 막의 폐쇄되는 현상 사이에 제기된 의문점에 대해선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렸다. 막의 공극이 VFA 입자 크기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표면에 붙는 게 아니라 빠져나갈 것이란 의견도 이를 뒷받침했다.     

11월23일 대구광역시 엑스코에서 열린 국제물산업 컨퍼런스에 참석한 연구진들이 바이오가스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11월23일 대구광역시 엑스코에서 열린 국제물산업 컨퍼런스에 참석한 연구진들이 바이오가스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최용구 기자 

그러나 막을 쓰면서 표면에 쌓이는 일명 ‘케이크 레이어(cake layer)’를 제어할 방안은 과제로 남겨졌다. 

연구진들은 바이오가스를 수소와 합성하는 시도에 대한 궁금증도 내비쳤다. 일부 국가는 바이오가스 생성시 부수적으로 발생하는 황화수소(H₂S)를 수소로 전환시키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바이오가스와 수소를 섞을 경우 연료적인 힘을 키울 수 있다는 게 기대요인이었지만 덴마크 연구진 주장은 달랐다. Irini Angelidaki 덴마크 공대(Technical Univ. of Denmark) 박사는 “별도로 수소를 만들어 바이오가스와 결합하는 건 효율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연구진들은 제기된 애로점에 대체로 공감하면서도 수치 및 기법 등 구체적인 노하우에 관해선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다. 바이오가스-수소 합성 말고도 ‘난분해성 물질’, ‘전처리 기술’ 등 이슈가 제기됐지만 “난분해성 물질을 줄이려면 전처리의 효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는 등 원론적 의견 교류에 그쳤다. 

태국, 커피 가루 연료 시장 육성 

난분해성 물질은 폐수로부터 바이오가스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미생물이 잘 분해하지 못하는 물질이다. 방향족 화합물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밖에 태국 연구진은 커피 가루 등을 활용해 바이오가스를 만들고 있다고 해 주목을 끌었다. 커피 재배에서 발생하는 폐수와 펄프(pulp)를 미생물에 먹여 바이오가스로 발효하는 방식이다. 

Sumate Chaiprapat 태국 송클라 대학(Prince of Songkla University) 교수는 “관련된 우리의 바이오가스 반응기는 이동이 용이해서 다른 장소에 자유롭게 연결시켜 쓸 수 있다”면서 “별도의 다른 영향물질을 넣지 않고 커피 폐수와 펄프만으로도 영향 밸런스가 맞는 걸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계절적인 영향이 크기 때문에 1년 중 4개월 정도만 운영하고 8개월은 기다려야 한다”며 “안정화를 위해선 운영 데이터를 2년 정도 더 수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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