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와 베짱이’이야기는 모두가 한번쯤은 들어 본 이야기일 것이다. 겨울을 준비하지 않고 여름내내 노래만 부르며 지낸 베짱이는 겨울이 돼서 굶주리며 자신이 준비하지 못한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라면 베짱이의 어리석음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 봤을 것이다. 그러나 우화에 나오는 베짱이의 어리석음을 우리도 그대로 행하고 있다.

최근 국제민간기구인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환경지속성지수(ESI)에서 우리나라는 수자원량에서 전체 146개국 중 135위를 차지했다. 북한과 기타 사막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순위였다. 이것은 세계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에 속한다는 것이다.

최근 WEF의 결과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이전부터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것은 많이들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물이‘없는’나라임에도 불구하고‘있는’나라의 국민처럼 행동한다. 물에 대해서는 누구못지 않게 후하다. 물을 사용하는데 있어 아무런 거리낌이 없다. 우리 옛말에 “돈을 물쓰듯 한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물에 있어서 호사스런 생활을 영유할 수 있을까?
대답은 간단하다. 몇 십년이 아니라 몇 년 후에는 마실 물조차 얻지 못할지도 모른다. 멀리 천천히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바로 코앞에 닥친 일이다.

이러한 물부족은 기술적으로 물을 아껴 사용할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거나 정책적으로 댐건설을 하는 등의 외형적인 측면에서만 해결할 수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물부족에 대한 국민적 공간대 형성을 통한 인식의 변화이다.

지난 16일에 열린 수자원정책포럼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수질오염총량제등 각종의 수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정책과 제도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수량확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물이 부족하다고들 하는데 국민들이 실제로 물을 사용할 때 부족한 적이 없기에 부족한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점이 큰 문제라고 덧붙였다.

누구나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그 부족시기에 있어서는 먼 미래로 생각하고 안일하게 생각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바로 우리세대의 일이다.

베짱이도 겨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다만 노래부르며 놀다가 시간이 갔을 뿐. 우리도 베짱이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물부족으로 인한 곤란을 겪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이며 준비의 첫걸음이 바로 현실인식이다.

앞으로 물에 대한 인식변화를 통한 철저한 물관리만이 지금의 물부족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고 물에 대한 새로운 시점을 가져야 할 때이다. 개미가 될 것인지 베짱이가 될 것인지는 우리 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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