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2]도시의 밤을 달구던 더위와 더불어 그 요란한 소리로 사람들의 잠을 점령했던 매미. 때로는 가로수에 붙어서, 때로는 옆집 목련나무, 때로는 베란다 방충망에 붙어서 새벽부터 울어대던 그 소리.
이제 더위도 한차례 굵은 빗방울에 밀려서 슬그머니 물러나 앉았다. 여름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도시의 빌딩숲에 안주한 매미의 울음소리도 서서히 쇄약해지면서 가을로 가고 있다.

“바람이 불자 바닥에 떨어진 낙엽들이 이리저리 쓸리고 있습니다.그런데 조금 이상하군요.낙엽이 그냥 되는 대로 나뒹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물처럼 소스라치듯 놀라서 부르르 몸을 떨며 빙글빙글 도는 것입니다.자세히 보니, 딱딱한 바닥에 떨어져 마지막 숨을 몰아쉬다가 인간의 발길에 놀라 최후의 몸짓으로 날개를 파닥거리는 매미들입니다.”
최수철의 ‘매미’(문학과지성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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