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용수절감 시, 연간 2,900억 절감 예상

산업단지 내 입주업체들의 최대 고민거리인 산업용수 부족과 폐수처리, 그에 따른 경비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해 줄 수 있는 획기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이는 산자부(장관 이희범) 핵심 지원사업인 ‘청정 생산기술 개발 보급 사업’의 하나로 진행되는 ‘워터핀치(Water pinch) 프로젝트’. 생태산업단지 구축을 위한 기초사업으로, 이미 유럽과 미국 등에서 현장 적용 성공 사례까지 발표됐었다.

워터핀치는 공단 내에서 발생되는 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기술로, 공장 내부에서 발생되는 빗물 식수 지하수 냉각수 공정수 폐수 등 모든 종류의 물을 종합적으로 관리해 최적의 조건으로 이용하고 거기서 발생된 배출수를 타 산업체의 용수로 제공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전자제품공장에서 나오는 10ppm 이하의 폐수를 B제지공장의 용수로 재활용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

포항산업과학연구원 주관으로 국내 대표 철강산업체인 포항 철강산업단지 내 108개 사업체 중 2-4개 업체를 선정해 워터핀치 분석을 통한 최적용수 이용시스템을 만들고 단지 내 용수관리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을 기본 골자로, 체계적인 ‘물관리 시스템 초안’이 마련된다.

이미 선진국인 네덜란드의 GE 플라스틱 사는 워터핀치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는 린호프 마치(Linhoff March)사를 통해 생산현장의 용수체계를 최적화, 전체 용수량의 20%를 절감했으며, 단위공정별 생산성 향상과 폐수처리비용 절감을 통해 연간 5백만 달러의 경제효과를 달성했다. 또한, 린호프 마치사의 조사에 의하면 유럽지역의 업체 중 워터핀치의 도입으로 평균 20~60%의 용수절감을 달성한 곳이 30여 곳이 넘는다. 미국에서도 워터핀치의 기술특허를 받아 아스펜 워터(Aspen Water)라는 상품으로 상용화 했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1년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포스코 내의 한 업체를 대상으로 적용한 결과 하루 평균 400톤의 용수가 절감되어 전체 용수사용량의 35%가 감소했고, 폐수량 발생은 무려 60%이상이 절감됐다. 이는 실 투자비 5천만 원으로 연간 6,400만원의 이익이라는 경제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산자부 국가 청정 생산지원센터에 따르면 현재 경기지역의 D공업단지는 매년 갈수기 때마다 되풀이되는 물 부족으로 정상적인 생산 활동을 할 수 없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이 공단의 총 매출액은 작년 기준 400여억 원에 달하며 매년 갈수기 때 하루 100~150 톤의 물이 필요하나 그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 물로 공장을 돌리고 있다. 이 때문에 소방차로부터 물을 급수받는 일이 연례행사였으며, 물 부족 뿐만 아니라 매일 발생되는 막대한 양의 폐수가 폐수처리장의 처리용량을 넘어서 문제였다.

폐수처리장 증설을 고려해 보기도 했지만 막대한 설비 비용 때문에 엄두를 내지 못했으며, 폐수배출량의 상한선을 정해놓은 ‘수질 요염총량제’도 시행되고 있어 폐수처리장 증설만이 능사가 아닌 상황이었다.

이런 현상은 비단 D공단만이 아니라 국내 대부분의 산업단지들이 직면하고 있는 난제이고, ‘체계적인 용수관리’가 절실함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정보와 인력을 가진 영세한 국내 공단으로서는 접근하기 어렵다.

앞으로 주관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상용 ‘워터핀치 프로그램’을 이용해 최적용수이용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며, 그 후 도출된 방안의 제반사항을 검토하여 최종적으로 현장에 적용될 수 있는 용수이용 방안이 제시될 예정이다.

국내 산업체에서 사용하는 용수량이 1,600톤/일로 추정되므로 '워터핀치' 기술의 적용을 통해 10%로의 용수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하면 년간 2,900억원 정도의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 이귀호 팀장은 “생태산업단지의 조성을 위해 선행돼야 할 필수사업이 워터핀치 기법 도입”이라며 “우선적으로 국내 35개 국가공단에만 적용해도 그 경제적 파급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워터핀치'는 오는 2007년 3월까지 2년간 시행될 예정이다.
[#사진1]
[#사진2]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