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 ; SD)의 이념은 ‘현세대가 누리는 이상의 것을 후대가 누리도록 배려’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바탕으로 세대 간의 형평을 지향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지속가능’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길 요구하지만, 의미를 제대로 해석하면 이미 그 답이 녹아있다. 원칙이 바로서면 방법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정확히 일치하진 않지만, 청계천의 복원이나 남산제모습찾기, 서울 숲 조성, 양재천살리기 등도 ‘지속가능’의 의미를 담고 있다. 개발위주의 지난 행위에서 일부나마 다시 미래를 위해 돌리는 노력의 결과를 보이기 때문이다.
몇 해 전 동계올림픽이 개최됐던 일본 나가노현의 경우는 ‘지속가능’이 추구하는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크로스컨츄리 경기를 개최하기 위해 찾았던 최적지는 일본의 천연기념물인 매의 서식지 부근이었고, 조직위는 당초계획을 아예 포기하고 새로운 부지 찾기에 전념했다. 매는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 건전한 매의 서식은 그 지역의 생태계가 건전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조직위가 차선으로 찾은 곳은 농구코트 크기의 습지가 여섯 곳이 있었고, 처음엔 이를 잘 피해 눈을 다져 코스를 만들었는데, 아무리해도 한 곳을 피해갈 수 없었다. 결국 나가노현 공무원들은 습지를 통째 파서는 가장 유사한 조건의 새 장소로 이주시키고는 곤충이며 풀들이 잘 살도록 관리했다. 경기가 끝나고 이듬해 봄이 왔을 때 경기코스는 없어지고 다시 농로가 드러났고, 옮겨진 한곳의 습지는 건강히 유지되고 있었다.
지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는 지속가능발전 중 환경과 관련된 구체적인 실천 전략 및 목표로서 지방자치단체 역할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각 지자체의 특성에 맞는 ‘지방의제 21(Local Agenda 21)'의 수립 및 실천을 강조한 바 있다. ’지속가능‘은 즉, 실천이다.
가장 하부단위의 조직, 마을, 지역, 지자체들이 지속가능의 ‘실천의 장(place)' 돼야한다는 의미다. 지역의 특성을 바로 알고 원칙을 세워 그에 맞는 단계적 실천없이는 ‘지속가능’도 없다.
최근 들어 ‘지속가능’이라는 단어는 거의 모든 분야에서 빠지지 않는 유행어가 됐다. ‘지속가능’보고서, ‘지속가능’국토개발,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전략 등등.
분명히 짚어야 할 것은 ‘지속가능’이라는 의미있고 중요한 개념을 얼렁뚱땅 근사한 말로 꾸며 내실없는 사업수행의 시녀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속가능’보고서의 경우, 실제 개선의 노력이나 성과는 없으면서도 단어만 포함시키고는 마치 다 이룬 것처럼 꾸며서는 안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계산에 입각해 개발위주의 정책을 펼치면서 되돌아올 파장을 막기 위해 내용도 없는 ‘지속가능’ 개발로 포장, 홍보해서는 더더욱 안된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미래에 책임지려는 마음가짐으로 한걸음 한걸음 진실하게 옮기는데서 시작되는 것이지 겉치레로는 결코 달성될 수 없음을 모두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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