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잘 살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대단하다. 한마디로 ‘웰빙’으로 그 모든 일련의 행위를 대신할 수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아무래도 먹을거리에 치중돼 있는 듯하다.
물론 먹는 게 중요하다는 데는 한 치의 토를 달 이유가 없다. 하지만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그래서 ‘참 웰빙’을 즐기지 못하는 실수를 범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한 가지를 지적하고 싶다.
물론 ‘빗겨난 웰빙’이 어디 한두 개뿐이랴마는, 특히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실수, 바로 화장품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고 싶다. 청결하고도 아름답게 만들어 용모를 맑게 변화시키는 것이 바로 ‘화장품’의 역할이자 의무이다.
그래서인지 비싼 먹을거리를 즐기는 것만큼이나 값비싼 화장품을 즐겨 쓰고, 유럽에서 수입된 각종 명품 화장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이제는 그리 낯설지가 않다.
비싼 화장품에는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게 ‘원료’의 문제라기 보다는 ‘기술’의 문제라는 생각은 안 해 봤는지. 이미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다. 화장품이 얼굴에 바르는 (유해) 화학물질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화장품 재료를 구입하고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과연 집에서 화장품을 만들 수 있을까’ 싶지만 서점에만 가 봐도 각종 비누부터 립스틱에 이르기까지 천연화장품 만드는 방법이 상세히 소개돼 있다.
웰빙 붐으로 이제는 먹을거리에 대해서만큼은 어떤 게 좋고 어떤 게 안 좋은지 가늠할 수 있는 듯하다. 그렇지만 그 외에는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가공식품이 안 좋다는 것을 알기에 직접 집에서 음식을 차려 먹는 수고를 하면서, 왜 가공 화장품을 바르면서는 그런 생각을 못 하는지 답답하다. 오히려 더 좋고 효과가 빠른 화장품을 찾아 오늘도 잡지를 뒤적이고 광고를 눈여겨보는 사람이 바로 나 ‘자신’이 아닌지 생각해 볼 일이다. 따지고 보면 보다 확실한 효과를 안겨주는 화장품을 달리 표현하면 ‘강력한 화학성분의 화장품’이라고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물며 집에서 가족들이 마실 우유 하나를 살 때도 날짜 하나하나 꼼꼼히 살피면서, 화장품을 살 때 “이 화장품, 유통기한이 언제죠?”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까. 화장품 뒤에 찍힌 날짜를 확인하기는 할까. 유럽과 달리 국내에서는 화장품의 유통기한을 확인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날짜가 찍혀 있는 화장품을 간혹 볼 수 있지만, 그게 제조된 날짜를 말하는 건지 유통기한을 의미하는 건지 모호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신선도’를 강조하며 20만~30만원대를 호가하는 각종 화장품 냉장고까지 팔리고 있는 마당이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냉장고도 화장품을 실온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좀 낫다는 것이지, 그 이상의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모르겠다. 또한 직접 만든 방부제 하나 안 든 화장품이라면 이런 냉장고의 기능이 필요할지 모르겠지만, 이상의 이유가 아니라면 굳이 이런 제품이 필요할까 의문이다.
전 세계 어느 곳에도 예뻐지고 싶지 않은 여성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이 꼭 ‘가공 화장품’은 아니라는 것, 한 번쯤 돌이켜 생각해 볼 일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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