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감은 줄곧 환경관련 현장운영이나 실험을 많이 해오던 내게 언론에 몸담은 기자라는 입장에서 바라본 만큼 기대치가 상당했다.
국회의원들이 가장 목소리를 높이고, 정부의 활동과 정책에 날카로운 평가를 내리는 자리인 국감.
하지만 국감에 임하는 의원들은 저마다 각양각색이었다. 감사 기간 내내 많은 자료수집과 사전준비로 답변에 나선 공무원들을 곤혹스럽게 할 정도로 열변을 토한 의원, 단지 소속된 위원회의 한 구성원으로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활동만 행한 의원,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기에 급급해 증인의 답변마저 거부한 의원, 체계적인 말솜씨와 증거자료 제시로 달변을 행하는 증인들의 잘못을 꼭 집어낸 의원, 소신보다는 소속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의원, 깜짝 쇼를 바라보며 즐거워 한 의원 등 다양한 상황들을 연출했다.
답변에도 몇 가지 일정한 양식이 존재하는 듯했다.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시정·조치하겠습니다’ ‘현실상 어려움이 있습니다’ ‘미처 검토하지 못했습니다’ ‘잘 몰랐습니다’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등 대부분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국감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이 잡아서인진 모르겠으나, ‘정말로 이러한 국감이 국민들의 생활에 보탬을 주는 생산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떠나지 않았다.
국감이 중요한 의정활동임을 모르는 국회의원은 없을 것이고, 국감이 중요한 정책 검증 과정임을 모르는 공무원도 없을 것이다.
한데, 국감기간 중 전원 참석을 당당히 내세울 위원회는 찾아보기 어렵고, 자신의 질의시간이 끝나면 자리를 비우는 의원들이 많아 쓸쓸한 빈자리만 남는 경우가 많았다.
또 속 시원히 답변을 해주는 증인을 찾을 수도 없고, 제출된 국감자료는 미흡했으며 장황한 설명으로 질문내용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흐리고, 엉뚱한 질문과 대답이 오가는 등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렇다고 모두가 실망감을 준 것만은 아니다. 일부 의원과 증인들은 성실한 질문과 대답으로 끝까지 일관해 국감을 바라보는 기자의 마음을 뿌듯하게 만들기도 했다.
항상 100%의 만족감을 느낄 수는 없고, 모두가 잘하면 누가 잘하는지 쉽게 보이지 않는다. 좀 모자라는 것이 있어야 잘하는 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위안하며, 내년에는 보다 내실 있고 생산적인 국감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자성의 기회를 가져봄이 어떠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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