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을 식수로 활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정수기를 이용하거나 끓이는 방법을 통해 음용수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시민들의 불신에 얼마 전 서울시는 ‘아리수’가 WHO(세계보건기구) 기준에 합격했음을 발표하며 ‘먹는 데 적합한 물이니 안심하라’는 홍보를 대대적으로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도꼭지에 입을 대고 물을 마시는 일이 꺼림칙한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최근 진행 중인 막모듈 개발과 막공정 시스템의 개발이 이런 걱정을 조금씩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환경부 주도로 진행 중인 ‘에코스타(Eco-Star)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수행되고 있는 것이다. 막산업은 최근 불어오는 다국적 기업의 적극적인 마케팅과 국제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것에 대응하기 위함은 물론이고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가 커져가는 현실을 타파하기 위한 와일드카드다.

환경부 또한 이러한 국내외 사정을 인지하고 수질개선에 초점을 둔 에코스타 프로젝트를 수행해 막모듈의 개발과 시스템 운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 막이 시작된 것은 근래 1~2년의 일이 아니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해외 선진국은 음용수 사고를 겪으면서 막의 이용을 정책적으로 추진해 평균 10여 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사고에 의한 개발이 아닌, 필요에 의한 도입이었지만 그 역사는 짧지 않다. 국내의 경우는 음용수 사고로 인한 막개발은 아니지만 막 산업에 있어 후발주자인 것만은 틀림없다. 때문에 선진국과의 시간적 격차만큼 기술과 노하우적인 측면에서 아직은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기술적인 격차는 2~3년 정도라고 보고 있어 막모듈의 국산화를 이루는 일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고 믿는다.

막 시설이 상용화되면 안전한 음용수의 공급은 물론이고 경제적 효과도 뒤따르게 된다. 현재 침전·응집을 위해 사용하던 응집제와 소독제의 사용을 줄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따로 여과지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설비에 따르는 공간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소독제의 사용절감은 독특한 화학약품 냄새를 줄여 수돗물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프로젝트는 총 4단계로 계획돼 있는데, 1차년에는 기존 연구 성과를 검토하고 2차년에서는 요소 기술 및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전체 프로젝트 중 국산 막모듈의 개발, 시스템 시범 공정 등을 포함하는 2단계 과정을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의 최종적인 목적은 시범시설의 성능을 개선하고 시범시설을 상품화하는 것이며, 해외에 우리 막기술을 수출하는 내용까지 담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여전히 내년부터 시범적으로 시행될 막모듈의 점차적인 국산화와 막 인증제도의 정립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어 ‘100%의 성공’을 예측하기는 조심스럽다. 하지만 열의에 넘치는 막산업 개발 전문가들의 눈빛과 열정에서 우리의 음용수를 책임질 막산업의 미래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막산업 관련 전문가들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성공적이라고 판단하고 자신에 차 있어 이런 추세로 진행되면 계획한 2011년에 음용수에 막모듈을 적용하는 일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1년 마지막 4단계에 이를 때까지 산학연(産學硏)이 하나의 목표를 향한 집념과 열정을 함께해 ‘안전하고 맛있는 물’이 각 가정으로 공급될 그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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