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물드는 가을이다. 요즘 단기간 붉게 물드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한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아름다움이 절정에 달해 국가에서 인정한 국립공원은 몰려드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몰려드는 인파와 국립공원의 혼잡함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단풍의 아름다움을 얘기하기 전에 몰리는 인파에 우리의 자연자산인 국립공원이 훼손되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한 말이다. 사람이 몰리면 자연은 신음할 수밖에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이런 현실을 경험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10월부터 11월 중순까지 ‘강력한 단속’을 수행하겠다고 표명하고 나섰지만 그것이 말처럼 잘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강력한 단속에서 가장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단속인원은 기존 인원을 모두 동원해 수행하는 것이다. 또한 강조하던 ‘집중 홍보’는 인터넷 팝업창을 이용하고, 매표소 앞에 주의사항을 붙여놓는 것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인원을 활용한 단속은 선진국에 비해 직원 1인이 담당 관리하는 면적이 넓은 국립공원의 실정상 실제로 ‘강력한 단속’이 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한다. 국립공원 측은 말처럼 강력한 규제를 시행하지 못한다.
국립공원 관리에 대해 적극적이었다는 인상을 남기지 못한 공단 측의 책임도 간과할 수 없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모두 공단 측에 떠넘기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볼 문제다. 모든 탓을 공단 측에 돌려 면죄부를 받으려는 것은 아닐까 하는 것이다.

사실 행락철에 신음하는 국립공원의 모습은 우리 시민들의 탓이 크다. 국립공원에 올라가다 보면 선진 시민의 모습은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다. 음주·흡연·방뇨·쓰레기 투기 등 무질서한 행위가 실제로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 이런 행위를 하면서 공단이 단속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지적할 수만은 없다.

또 하나 덧붙이고 싶은 것은 매스컴들의 태도다. 해마다 가을철에 가볼 만한 아름다운 여행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것은 어쩌면 매스컴이 해야 할 당연한 일 중 하나다. 그러나 단순히 소개에만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시민들이 지켜야 할 사항에 대한 언급과 주의도 필요하다. 행락철이 지나고 나면 ‘시민들의 무질서함’ ‘신음하는 국립공원’ 등을 이슈로 얘기를 이끌어갈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국립공원을 늘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또 사랑하는 마음으로 공공시설을 이용하는 것이다. 국립공원은 후대에 물려줄 우리의 중요한 자연자원이다. 자신의 것처럼 아껴 사용한다면 흡연·음주·고성방가 등의 무질서한 행동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국립공원에 대한 관리는 공단과 시민, 그리고 언론들이 함께해야지만 행락철마다 대두되는 국립공원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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