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김장철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는 여느 때보다 김치에 대한 말들이 많아서 그런지 직접 담가 먹겠다는 주부가 부쩍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김장할 때 가장 중요한게 무엇일까. 물론 배추도 중요하고 고춧가루도 중요하겠지만 김치의 색다른 맛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다름 아닌 ‘젓갈’이 아닌가 싶다. 지역별로 선호하는 종류는 각지각색이지만 그중에서 단연 사랑받고 있는 젓갈은 새우젓이다. 또 그중에서도 강화도 앞바다에서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육젓이 인기가 높다.
김장에 대해 너무 장황하게 설명한 것 같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이렇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강화도 앞바다의 새우가 잡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일부러 잡지 않는다고 설명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김장을 결심한 주부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더 놀라운 사실은 그 원인이 바로 ‘담배꽁초’에 있다는 점이다.
언제부터인가 이곳 어민들이 풀어놓은 그물에는 새우와 더불어 담배꽁초(더 자세히 말하면 ‘담배 필터’)가 함께 걸려들기 시작했다. 실제 상황을 목격한 한 관계자는 ‘새우 반, 꽁초 반’이라는 표현을 썼을 만큼 심각하다. 그 많은 담배꽁초가 올라오면 처리를 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수거에 드는 비용이나 번거로움 역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민들이 자원봉사자가 아닌 이상 아예 새우 잡는 일을 포기하는 게 낫겠다는 결심을 했을 정도니 말이다.
모두 짐작할 수 있겠지만 바다로 흘러온 담배꽁초는 죄다 맨홀에 버려진 담배꽁초들이 흘러온 것들이다. 꽁초야 이리저리 흩어진다지만 필터는 분해되지 않고 계속 쌓이고 쌓여 결국 이 같은 문제까지 발생시키고 있다.
한때 담배꽁초를 길거리에 버리다 벌금을 물었다는 사람들 얘기를 종종 들은 바 있지만 이제는 언제 그런 법이 있었느냐는 듯 길거리 어디에서든 담배꽁초를 버리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더군다나 그들의 영원한 실외 재털이는 단연 ‘맨홀’이란 사실.
그런 차원에서의 환경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한 전문가는 ‘자동차를 타고 가다 건너편 운전자가 담배꽁초를 던지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 했다가 맞아 죽을 뻔했다’는 얘기를 우스갯소리로 전했지만 이게 바로 우리의 현실이다. 알면서도 저지르는 대표적인 실수 중 하나가 바로 무심코 담배꽁초를 버리는 일이라는 것.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담배꽁초는 물론이고 길거리에 쉽게 버려질 수 있다는 이유로 껌조차도 판매를 제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서 손 놓은 이러한 방종은 과연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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