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로 인한 감염 희박해”

[#사진1]지난달 25일 유럽연합(EU)은 조류독감의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조류의 수입을 금지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에도 조류독감 비상이 걸렸다. 전 세계적으로 6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조류 인플루엔자는 동남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발생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게다가 조류 대 인간의 간염이 아닌 인간 대 인간의 간염이 일어나면 변종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데다 돌연변이를 일으킨 변종 바이러스는 인간끼리의 전염을 유발해 전 세계적인 대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안전지대인가. 서울대 수의과대학 김선중 교수는 아직 인플루엔자가 우리나라에 전파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을 동요하는 방역대책보다는 축산물 검역 등 외국에서 전파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공항과 항만에 배치한 검역관 및 검역 탐지견을 늘려 해외 여행객의 휴대품 검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조류독감의 실체에 대해 나라마다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중국·태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베트남 등과 같은 나라는 돼지·닭 등이 같이 어울려 사육되고 사람 또한 접촉이 많아 위험에 노출돼 있지만 한국은 가금류 사육장에서 따로 사육돼 감염의 위험이 덜하다”고 가금류 사육장의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사육방식이 감염 여부와는 다른 차원의 얘기며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요즘 조류독감에 대해 많은 문의 전화를 받는다는 김 교수는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언론보도보다는 정확한 사실을 전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방책과 백신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지만 공항·항만의 철저한 검역을 통해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가금류를 먹어도 되느냐는 질문에 김 교수는 “현재 국내에는 조류독감에 감염된 닭이 없을 뿐더러 오염된 닭고기나 계란도 유통되지 않는다. 조류독감에 감염되면 1~2일 내에 폐사하는데 닭고기와 계란이 어떻게 유통되겠는가. 만약 사람에게 감염이 이뤄진다면 첫 번째 감염자는 양계농가 혹은 현장 검역소 직원일 것이다. 이들에게 문제가 없는 한 우리 일반 국민은 안심하고 닭고기와 계란을 먹어도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세계적으로 조류독감에 대한 공포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리나라는 2003년에 전국적으로 네 명의 환자가 발생했으나 전염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정부에서도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잘 대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이 철새 철이라고 많이 걱정한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아직 철새에 의해 전염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도 없고 입증된 적도 없다. 철새에 의해 전염된다는 것은 아직 추측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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