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의료비·사망률 높아

▲ 하버드 의대 데이비드 히멜스테인 교수
현재 한국에서 논의 중인 영리병원 도입 논의는 한국의 보건의료 체계를 고려할 때 매우 위험한 시도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됐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공단강당에서 영리병원을 집중적으로 연구한 미국 하버드 의과대학 데이비드 히멜스테인 교수를 초청해 ‘미국 영리병원의 문제점과 한국에 주는 교훈’이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열었다.
히멜스테인 교수는 “한국은 미국보다 공공의료 기반이 취약한 데다 자선병원과 지역사회 병원 등 비영리병원들의 전통이 미국의 자선병원들처럼 뿌리가 깊지 않다. 이 같은 여건에서 영리병원을 허용할 경우 늘어나는 의료비를 어떻게 담당할 것이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미국에서 영리병원과 비영리병원 간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영리병원의 의료비가 19% 더 높다”고 지적하며 “이는 영리병원이 투자가에게 더 많은 배분을 위해 영리를 추구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에서 수익이 되는 특정 진료영역에 집중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에서는 이른바 ‘돈이 되는(money-maker)’ 심장병과 정형외과에 영리병원이 집중적으로 진출한 결과 이 분야의 불필요한 중복 진료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영리병원이 주로 부유층을 상대로 불필요한 고급기술을 사용해 높은 의료비를 유발한다고 전하며 세부적으로 특정 진료과목을 중심으로 비교할 때, 수익성이 높은 심장절개수술에서 영리병원에서의 수술률이 공공병원에 비해 13.0%, 비영리병원에 비해서는 7.3%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익성이 낮은 정신질환 응급진료에서는 진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발생해 의료의 질이 불균형적으로 발전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한국의 경우 비영리병원 체계 하에서도 수익성에 따라 진료과목 간 의사인력 과부족이 야기되는 상황에서 영리병원이 진출할 경우 그 심각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한 히멜스테인 교수는 약 20여년 간 미국 영리병원의 질·효율성·의료비를 비영리병원과 비교한 70여 편의 논문을 저명 학술지에 발표한 전문가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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