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는 그야말로 ‘환경의 주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5국제친환경엑스포’가 중앙일보 문화사업부 주최로 지난 9~12일 코엑스에서 열린 것과 동시에 ‘2005친환경상품전시회’가 8~12일 일산 킨택스(KINTEX)에서 열렸다. 뿐만 아니라 전라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는 8~11일 ‘2005국제 상하수도 전시회(Water Korea)’까지 열렸으니 그야말로 환경 행사가 넘쳐나는 주였다. 이와 같은 환경 관련 행사들이 물밀듯 쏟아지는 것은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전 사회적으로 넘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기에 모든 환경행사를 환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모든 행사들이 성황리에 마무리된 것 같지는 않다. 모든 행사가 발 디딜 틈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루기를 고대하며 참여했는데, 현실은 기대와 같지 않았다. 행사마다 사람이 붐비기로 유명한 코엑스 행사에서조차도 참여자의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모시 전시회와 벽을 터 사람들의 동선을 유도하려 했지만 이 또한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킨텍스의 사정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친환경상품전시회는 아이들의 참여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이 또한 일일 평균 관람객이 100여 명이 채 안 돼 보였고, 관련 행사인 학회 등 학술 활동에는 빈자리가 눈에 띄게 많았다. 그나마 사람이 모인 ‘국제 상하수도 전시회’의 경우 대부분이 의무적으로 참석한 공무원이라는 후문이다.

그렇다면 환경적으로 그 의미가 적지 않고 충분히 교육적인 행사들에 참여가 저조한 이유는 무엇인가. 홍보의 부재 또는 행사의 미흡함 등이 지적될 수도 있겠지만 그것만은 아닌 듯하다. 뜻있는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이 적은 이유 바로 동시다발적인 행사 개최에 있다. 서울·일산·광주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개최된 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될 것을 기대했다면 너무 큰 욕심을 부린 것은 아닐까.

지난주에 열렸던 큰 행사의 경우, 한 번 준비하고 개최하는 데만 해도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그 아쉬움이 더욱 크다. 들인 만큼 거두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고도 소기의 목적을 이루지 못했다면 의도와는 관계없이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은 당연지사다. 주최 측 간의 조율이 조금만 더 이뤄졌더라도 이런 결과를 초래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 이승만 대통령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고 했다. 이는 우스갯소리로도 많이 이용되지만,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지난주에 열린 환경 관련 행사에는 이 말만큼 잘 맞는 말이 없었던 것 같다. 뭉치고 뭉쳐서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을 높이는 일, 이것이 행사를 개최하는 일보다 중요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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