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600년 넘게 우리의 수도였던 서울은 외곽이 산으로 둘러싸여있고 분지형태인데다 한가운데 한강이 가로질러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자연도시였다. 하지만 지난 30여 년 동안 개발이라는 미명아래 녹지공간은 잠식됐고 서울은 회색빛 콘크리트 구조물로 뒤덮여 버렸다. 주위에서 푸른빛을 띠는 것은 북한산, 관악산, 남산 등 외곽을 둘러싼 큰 산들을 빼곤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1996년 서울시의 민선시대 개막과 함께 추진된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은 소극적인 차원의 도시정책에서 벗어나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환경친화적도시로 발돋움 하려는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기 위한 취지에서 추진됐다. 이는 서울시에서 최초로 시도한 도시녹화 마스터플랜이었다는 점과 대규모 공원단지 조성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의가 있었으나 유지관리체계의 개선이나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부족한 나머지 유명무실해졌다.
이후 환경보전이 큰 이슈가 되자 서울시는 ‘생명의 나무 1000만 그루 심기(1998~2002)’사업을 벌였다. 생활주변 녹화·도시녹지벨트 조성·공원산림녹화·시민녹화·녹지의 보전 및 관리를 통해 목표량이던 1000만주, 2001년엔 1500만주, 2002종료 시에는 1641만주를 달성하고 성공적으로 완료됐다. 또한 '생활권 녹지 100만평 늘리기(2002~2006)'은 뚝섬 서울숲과 청계천 복원 등 대형 녹지공간 조성사업을 비롯, 학교 공원화, 1동1마을공원 조성 등 도심에 부족한 녹지공간 확충을 위해 총 동원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청계천의 경우 해외 지자체 및 기업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단순한 둘러보기 식이 아닌 철저한 분석을 위해 조사·방문해간 경우도 있어 서울의 녹화사업뿐 아니라 서울을 널리 알리는데 한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이다.

최근 멧돼지들이 도심에 내려와 피해를 주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온다. 물론 사람들을 공격하는 야생동물이라 두려움이 앞서는 게 당연하지만 한편으로는 이제 서울에서도 다양한 야생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기도 하다. 또한 이들이 생태적으로도 각기 다양한 역할들을 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보호·관리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쯤 되면 이젠 서울도 많이 달라졌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현재 한국은 1인당 생활권 녹지가 4.77m2로 뉴욕(10.27m2), 파리(10.35m2), 런던(24.15m2) 과 같은 대도시에 비해 많이 모자란다. 물론 3년 전인 2002년도 기준(4.51m2)에 비해 많이 늘어난 규모지만 법에서 정하는 1인당 생활권 녹지 6m2는 향후 10년 이상 끊임없는 노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현재 서울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용산 미군기지 공원화’와 지역마다 거점공원을 만든다는 구상 그리고 건축물 옥상을 녹지화해 앞으로 15년 후 하늘 위에서 서울을 보면 하나의 푸르른 공간으로 바뀌어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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