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국시모)에서 환경활동가로 2년째 활동을 하고 있는 김은성씨는 습지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꿈틀학교’ 선생님이다. 20대의 앳되고 화장기 없는 얼굴이 숫기 없는 학생인 듯 보이지만 습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다. 북한산성 습지지킴이로 활동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김씨를 만나봤다.

“습지가 훼손되면 어른보다 아이들이 먼저 알아요. 꿈틀학교 학생들이 습지 훼손 현장을 고발해 지난 5월에는 공사를 중단한 적도 있죠.”
김씨는 습지지킴이 활동을 하면서 생긴 에피소드가 있었느냐는 물음에 웃으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꿈틀학교 학생들은 지금 4년째 교육을 받아오고 있는데 습지에 대한 의식이 남다르다고 한다. 습지에 대한 해박한 지식뿐만 아니라 습지가 훼손되면 아파하고 안타까워하며 습지를 보존하려는 의지가 투철하다는 것이다.
김씨는 “아이들은 저를 ‘꼬마나무’라고 불러요. 하루는 ‘꼬마나무, 지금 북한산성 습지 내에 포클레인이 들어와서 흙을 파고 붓고 있어’라며 다급히 이야기하는 거예요. 습지에 가보니 정말 포클레인이 들어와 공사를 하고 있기에 얼른 조치를 취해 중단시켰죠.”
하지만 공사가 3분의 2나 진행돼 있던 터라 그곳에 있던 맹꽁이 서식지가 3분의2가량 매워졌으며, 갈대밭도 거의 망가져 아이들이 안타까워했다고.
국시모에서 환경체험교육의 일환으로 운영하고 있는 꿈틀학교는 북한산성습지(서울시 생태계보전지역 제6호)와 창릉천(서울시와 경기도를 잇는 지방 2급 하천)을 중심으로 초등학교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고 보전활동을 하며,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고 지켜나가는 환경체험학교다. 꿈틀학교 교육이 끝나면 북한산성습지와 창릉천에 사는 동·식물과 친구 되기, 보전활동, 캠페인과 같은 활동을 통해 꼬마 습지지킴이가 된다.
현재 북한상성 초등학생들은 1학기당 3개월 동안 꿈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1주일에 한 번 2시간씩 현장체험을 하면서 습지관찰장, ‘내가 습지에 산다면…’을 주제로 한 동화쓰기, 습지식물 그리기, 습지 식물도감을 만들기 등의 활동을 한다.
이러한 활동은 아이들이 단순히 습지에 대한 지식을 얻는 것에서 더 나아가 습지를 지키고 보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한다.
김씨는 “습지에 대해 교육하면서 느낀 점은 생태프로그램이 절대로 과외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지식에만 해박한 아이들이 있지만 그것은 아무런 도움이 안 돼요. 아는 것보다도 습지가 왜 중요한지 알고, 습지가 훼손되는 것에 아파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 꾸준한 환경교육이 필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즉 생태적 감수성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앞으로 국시모에서는 창릉천 학교, 맹꽁이 학교, 동물학교 등 테마별 학교를 계획하고 있어요”라며 여러 환경체험학교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산성 습지를 지켜가고 있는 꿈틀학교 꾸러기들. 이 아이들이 있기에 이곳 습지는 생태계 서식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국시모는>
1993년 12월 28일 그간 국립공원 문제를 다뤄온 연구소·학계·환경운동가·공원관리 실무자·언론인 등이 모여 국립공원의 자연생태계와 아름다운 경관을 지키기 위해 설립한 환경단체. 국립공원 보전을 위한 교육, 홍보, 국립공원 훼손실태의 조사, 연구, 국립공원개발정책을 보존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의정감시, 자연보전형 지역개발을 위한 대안 제시, 국립공원 보존관리를 위한 국제협력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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