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푸른도시국의 최용호 국장은 푸른 도시국의 운영에 열정을 가진 리더다.
서울에 사는 시민이라면 올 한 해 동안 서울이 눈에 띠게 푸르게 변했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서울시에 생긴 일 중 기억에 남는 몇 가지를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 서울숲의 조성과 청계천 복원을 들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서울시민들의 푸른 삶을 책임지는 부서를 아느냐고 물으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드러내지 않고 묵묵하게 서울시민의 ‘푸른 삶’을 책임지는 서울시 푸른도시국의 최용호 국장을 만나 푸른 도시국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회의에 가면 명패에 한글은 단 두 글자 ‘푸른’뿐입니다.” 최 국장은 ‘푸른’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철학을 말한다. “‘푸른’은 형용사입니다. 도시라는 것을 수식하면서 목적을 드러내는 것이죠. 때문에 푸른 도시국은 푸른 도시를 향해가겠다는 목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최 국장은 이에 그치지 않는다며 허를 찌른다. 푸른 이라는 말에는 언어학적으로 목표를 의미하는 동시에 진행의 의미도 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푸른도시국은 시민들의 요구와 시정 운영자의 의지가 반영돼 올해 1월 15일에 생긴 신생국이다. 때문에 처음에는 예산 없이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감출 수 없던 기자에게 최 국장은 예산보다는 열정과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돈이 없으면 푸른 물감이라도 뿌릴 각오였습니다.” 예산도 물론 중요했지만 아이디어와 열정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 국장은 아이디어 공모를 위해 국장이 해외탐방 시 같이 수행할 수 있는 자격을 상품으로 걸었다고 한다. “괜찮은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뭔가 대가를 제시해야겠더라고요. 그래서 1년에 두 번 있는 해외 방문 기회를 상품으로 제안했죠.” 대부분의 국장들이 해외탐방 시 수행원들을 비공개적으로 뽑는 데 반해 최 국장은 이를 상품으로 내건 것. 그러자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왔다고 한다. 이런 열정과 기발함이 지금의 서울을 있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자유로운 아이디어는 비단 상품 때문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최 국장은 분기마다 직원들과 문화생활을 한 후 맥줏집에서 모임을 갖는다. “저는 그 자리에서 금방 나옵니다. 그 이후에는 직원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하겠죠. 그것이 브레인스토밍(Brain Storming)의 원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깨어 있는 지도자에 깨어있는 직원들이 아닐 수 없다.

그는 푸른 도시의 핵을 이루는 공원에 대해서도 시민들과 시민단체의 참여가 함께해야 한다고 말한다. “처음 공원이 생길 때만 해도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공원을 이용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보는 공원으로 변했다가 최근에는 다시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공원으로 변해간 것입니다. 이젠 공원의 이용뿐 아니라 만들어지는 과정에도 국민과 시민단체의 참여가 함께해야 합니다.” 실제 서울숲의 명칭도 시민들의 참여로 이뤄진 것이다.

푸른도시국의 국장실에는 최하위 직원들이 맨 위에 위치한, 생소한 직원구조표가 걸려 있다. 자기 자신은 여러 의견을 수렴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하는 최 국장에게서 서울이 푸른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더 푸르고 활기차게 될 푸른도시국과 이와 함께 더욱 살기 좋아질 서울을 기대해 본다.

<권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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