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을 되돌아보고 무언가를 정리하는 시간은 한 해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반성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뿐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1년을 계획하고 구상하는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는 1년의 여러 날들 중 12월의 끝줄을 차지하는 몇몇 날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정리의 시간을 가지려고 하는 것이리라. 즉 한 해 동안 발생한 일에 대한 회의는 단순한 마무리를 의미할 뿐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희망과 도전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1년의 마무리는 사람마다의 경험·취향·색깔에 따라 다양한 주제로 표현된다. 이처럼 정책을 담당하는 공공기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부처별로 담당하는 업무에서 차이가 나니 확인하고자 하는 이슈들이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래서 부처별로 연말마다 쏟아지는 것들 중 하나는 각 기관의 특색을 살린 ‘올해의 뉴스’다.

얼마 전 환경부에서도 홈페이지를 통해 ‘올해의 10대 환경뉴스’에 대한 투표 시행한 바 있다. 이번에는 홈페이지를 통해 의견을 조합했기 때문에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올 한 해는 그간 묵은 논란이었던 핵 폐기장 선정, 새만금 간척사업, 매향리 사격장 폐쇄 등이 결과를 보인 해이기에 그 관심의 정도가 매우 컸을 것이라 예상된다. 개인적으로도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웬일인지 환경부에서는 진행해 오던 ‘10대 환경뉴스’를 발표하지 않았고, 도리어 NGO들의 목소리를 담은 한국환경회의에서 10대 뉴스를 발표했다.

한국환경회의에서 밝힌 10대 뉴스는 예상대로 천성산 터널 공사를 반대하던 지율스님의 100일 단식, 핵 폐기장이 경선 끝에 경주로 선정된 일, 새만금 간척사업이 법적 공방 끝에 계속 진행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난 일 등 주요 이슈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관심으로 뜨거웠던 복제 배아줄기 세포에 대한 이슈가 10대 뉴스에 선정돼 그 관심의 정도를 반영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선정된 뉴스들을 보면서 잊고 있던 사건을 떠올리며 지금까지의 환경 흐름에 대한 안목을 넓히기도 하고 앞으로 일어날 환경 이슈들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게 된다. 환경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지만 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없다면 힘든 일이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10대 뉴스를 발표하지 않은 일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내부 사정에 의해 발표하지 않게 됐다고 말하며 그 세부적인 사정을 밝히길 꺼렸다. 사실 환경문제를 누가 짚어주는 것은 어쩌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한 국가의 환경문제를 책임지는 부처에서 지난 한 해 동안 일어난 이슈들을 반추해보지 않는 다는 것은 단순히 반성을 건너뛰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이는 희망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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