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환경 분야의 정책들이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그만큼 환경관리에 있어 현실과 변화에 대처해 나가는 것이라 평가된다. 하지만 환경정책을 세우면서 각계의 다양한 전문가의 목소리나 입장을 반영하는 것 같지 않다. 단소리를 하는 사람은 참여시키고, 쓴소리를 내뱉는 전문가들은 배제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흔히 ‘팔이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좋은 평가만을 내리는 사람들이 나쁜 평가를 내리는 사람보다 더 정감이 가는 것은 누구나의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이나 한 분야의 장(長), 많은 이들에게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라면 그들 옆에 악평을 봇물처럼 내쏟는 사람이 반드시 필요하다.
왜냐고 묻는 이가 있다면 지난 역사를 떠올려 보라. 항상 역사적으로 단소리만을 골라 말하는 신하들로 가득 찬 임금은 나라를 잘 다스리지 못했고, 온갖 부정부패가 팽배해 백성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기 십상이었다. 소위 ‘성군’이라 일컬어지는 임금들은 정사를 돌볼 때 항상 옆에 쓴소리를 내는 사람을 대동했다.
이처럼 모든 일을 추진할 때 쓴소리에 귀를 기울일수록 좋은 결과물을 얻을 확률이 높아짐은 당연지사다.
현재 환경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많은 이해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을 참여시키고 있다고 하지만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구색맞추기식으로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공청회에서 관계자들이 정책(안)에 대한 반대의견과 주장을 제기해도 정작 반영되는 부분은 아주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다. 공청회는 단지 내용에 충실하기보다 했다는 데 그 의미를 두는 듯하다.

감염성폐기물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환경부는 보건복지부가 관할하던 병원 적출물을 이관하면서 감염성폐기물에 대한 전문성을 보유한 의료 전문가의 참여를 배제시켰다. 이에 의료계는 감폐라는 용어를 의료폐기물로 변경하고 전문적 검증을 통해 감염 여부를 따져 감염성폐기물로 재분류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책 마련을 위한 연구용역을 줄 때도 이제까지 정책에 동참을 많이 한 전문가들에게만 할당해줄 뿐이지 악평과 쓴소리를 해대는 전문가들은 제외한다.
이 때문에 연구용역을 따내기 위해 환경부의 눈치를 보는 전문가들까지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각종 정책에 자문을 맡고 있는 전문가들이 환경부의 정책에 대해 비난하면 다음 자문위원에서는 빼버리는 것이다. 또 민감한 사안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박힌 전문가들이 있다. 오죽하면 사적인 자리에서는 할 수 있는 이야기를 공개적인 장소에서는 자제하는 전문가가 나오겠는가. 물론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이제는 입맛에 맞는 것만 찾지 말고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정책 마련에 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것은 소인배나 하는 것이다. 환경부가 단소리 뿐아니라 쓴소리도 달게 수용하면서 올바르고 힘찬 환경정책의 물줄기를 만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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