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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의 위험한 발상”
정부가 건설업계 개편주도하나… 건설경제와 파급효과 고려돼야
소수 대형업체들 로비설도 난무, 투명히 밝혀져야
PQ제도개정 형평성·당위성·공공성 3요소 충족돼야 할 것

조달청은 정부 공공발주공사 입찰참가 심사조건인 PQ제도 개정을 2005년 12월 20일자로 시행에 착수해 오는 2월 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가 입찰 참가 관련 제도개정을 함에 있어서 개정의 당위성 제기-사전 입법예고-관련 업계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수렴 공청회-관계부처 간 협의 조율 등 제도 개정에 수반하는 적절한 행정절차를 무시하고, 연간 수십조원에 해당하는 정부발주 공사를 건설경제 논리와 정부 정책방향에 역행하면서까지 ‘건설업계의 양극화 및 건설경제 재편’을 주도하고 나서 한화건설 등 39개 관련 건설업체들이 공동 연명으로 청와대·감사원·기획예산처 등 9개 정부 부처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조달청과 일전을 불사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1년부터 정부발주공사를 최저가 낙찰제를 시행해왔다. 그 결과 2004년에는 83건에 106,445억원, 지난해에는 67건에 91,134억원이 최저가 발주됐고, 올해에는 약 140건에 178,884억원이 최저가 발주될 전망이라고 한다. 건설 시공원가에도 못 미치는 40~50%대 낙찰, 원도급 수주업체의 제살 깎아먹기, 열심히 일해도 이윤 없는 무기력한 현장 인력의 보존, 하도급 업체 껍질 벗기기, 시공자재의 불량화 초래, 자금 악화, 원도급 업체 혹은 하도급 업체의 도산 등을 초래해 온 최저가 낙찰제는 구조적으로 비경제적 논리가 잠재된 ‘악법’이라는 비난과, 건설업계의 과다한 이윤 추구를 막기 위한 ‘필요악’으로 보는 정부의 시각이 내재된 제도권 틈새에서 건설업계의 부익부 빈익빈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 해 온 ‘악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조달청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정부공사 발주 PQ제도를 개정하게 된 데는 “기존의 최저가 낙찰제도가 과당경쟁 유발, 부실 시공, 경영 악화 누적, 부도 초래 등을 초래해 왔음에 착안해 기존의 PQ제도권에서 교량·터널공사와 관련 토목공사 등 정부발주 주요 공사 부문에 약 50~60여 건설업체가 경쟁하는 과정에서 양질의 시공사를 선정하는 변별력이 약해 공사의 과당경쟁 유발과 공사의 시공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와 새로운 PQ제도를 통해 약 10~15개 업체의 엄선된 소수 대형 업체만을 발주에 참여케 해 시공의 품질을 높이겠다”는 게 주된 요지다.
그러나 관련 건설업계의 주장은 다르다.
첫째, 향후 정부공사 전체 발주액의 약 40%의 최저가로 발주공사에 참여 가능 업체가 기존의 약 50~60개 군에서 불과 10~15개 군으로 축소되고 기존의 공동도급까지 원천배제 돼 일부 소수 대형업체들의 시장 독점 현상과 담합유발 가능성 및 수주의 양극화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둘째, 가격과 기술경쟁력의 적절한 조화로 최적의 계약 상대자를 선정하는 입찰제도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에 있는 정부의 기본 정책 방향과 건설산업기반의 확대 및 국가예산절감에도 역행해 건설업의 경쟁력을 양극화하고 약화시켜 건설산업 시장기능의 활성화 및 경쟁기반 조성에도 역행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셋째, PQ개정 배경으로 기존의 제도가 건설업체에 대한 평가기능의 약화로 부실업체가 난립하고 덤핑입찰이 PQ변별력을 저하시켜 제도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 PQ에서는 포스코·한화·태영·계룡·삼성ENG·동양건설·KCC·금광기업 등 우량 건설사들과 건설업계의 주류를 형성해 온 약 30여 중견 건설업체들이 탈락해 참여할 수 없게 되는 반면, K기업·K건설·H건설·H공영·N토건 등 부도 후에 M&A 된 5개사와 워크아웃 S사 및 부도위기 회생업체 K산업·P산업 등 2개사가 우량업체로 뒤바뀌어 참여케 될 것으로 예상돼 제도 개정의 공공성을 혼돈케 하고 법률적 형평성과 논리적 모순을 안고 있다는 주장이다.
99년 이전에는 부찰제도 있었고 적격심사제도도 있었다. 그러나 최저가 낙찰제가 시행된 이래 대형업체들은 손실 실행을 이유로 최저가 입찰에 소극적이었고, 최저가 낙찰제가 확대되자 우회 회피수단으로 턴키 입찰이 남용돼 왔다는 관련업계의 지적과 일부 비판의 시각도 공존해 왔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턴키 입찰은 손꼽을 만한 일부 소수의 대형업체들만의 확보된 독점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중론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시정·보완하고자 턴키입찰 대상공사의 검증절차 강화를 위한 관계법을 국가계약법 시행령 및 건설기술관리법 시행령(건교부산하기관 시행 중) 개정이 규제개혁기획단에서 검토되고 있고, 300억 이상의 모든 공사를 최저가 낙찰제로 제도의 확대가 현실화 되는 시점에서 조달청이 느닷없이 PQ제도 개정을 들고 나선 그 배경과 진위가 어디에 있는지 괴이쩍다.
조달청의 관계자 N씨는 “일부 절차상의 오류가 있었음”을 시인한 뒤 “시행 이전에 최대한 업계의 의견을 반영할 것”을 답변하고 이 제도 개정에 있어서 고뇌한 흔적이 있음을 부언하고 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점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 기존의 제도에 참여했던 50~60여 중견 건설업체들이 모두 불량 업체이거나 혹은 다수가 부실업체가 아니라는 점이다. 입찰조건과 시공 요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경쟁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한국의 건설업계에 주류를 이뤄왔다는 사실이다.
둘째, 건설업계의 과당경쟁과 자금의 악화 및 부도유발 등이 기존 PQ제도의 변별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최저가 낙찰제를 주도해 온 정부의 정책에 구조적 문제가 내재돼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셋째, 기존의 PQ제도가 교량·터널 등에 있어서 길이와 규모 등 시공사의 시공능력과 기술을 검증하고 공사 시공능력 금액을 합산해 산식으로 검증하는 전문화·세분화된 제도로 지극히 합리적이고 기술적이라는 게 관련업계의 중론임에도 불구하고, 시공실적 총체적 금액만으로 수십조에 해당하는 정부공사를 시공하는 건설업계를 정부가 인위적으로 구조조정하려는 발상은 민주주의 자유경제논리에서 벗어난(?)발상임을 고언한다.
넷째, 제도개정의 논리 중에 ‘덤핑 방지’를 주창하고 있는데 무슨 해괴망측한 발상인가. 덤핑이론은 국제경쟁 관계하에서 ‘상대국에 대한 자국기업의 위해 방지’를 위한 경제 이론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형성된 정부발주 공공공사를 좀 더 경제적이고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시공품질로 시공키 위해 관련업계 건설사 들의 제도권 내 참여를 유도하고 그 능력과 범위를 정하고자 하는데 무슨 덤핑방지를 하겠다는 말인가. 만약 과당경쟁으로 인해 싸구려 공사를 하게 됨을 덤핑으로 정의한다면 당장에라도 ‘최저가 낙찰제’를 철회해야 할 것이다. 최저가 낙찰제야말로 원론에서는 국가예산절감이고 각론에서는 발가벗겨 죽이는 제도임을 고찰 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수십조에 해당하는 정부 공공공사를 발주하는 제도를 정함에 있어서 건설경제가 국가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와 결과를 감안할 때, 자귀로 결정되는 제도의 행정적 법조항 몇 줄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헌법정신에 입각한 법률적 이행과 국가경제의 형평성 유지’라는 역사적 소명감과 현실과 미래 감각이 전제돼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기존 PQ에 참여했고, 개정 PQ로는 참여에서 탈락하는 약 40여 중견 건설업체들이 화성과 목성의 외계인의 기업인 아닌 우리나라의 건설과 국민경제에 주도적 기여를 해온 건실한 중견업체들이라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제도개정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어디로부터 요청됐고, 왜 공청회 등 관련업계는 물론 관련 부처간에도 협의 조율 없이 졸속으로 강행하게 됐는지 밝혀져야 한다. 업계에서는 일부 대형 건설사들이 시장의 위축을 방호키 위해 제도개정 로비(?)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조달청은 새로운 PQ제도 개정에 있어서 당위성 도출·행정상·절차상의 결여된 점을 보완하고 면밀한 연구와 진지한 검토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수십조에 달하는 정부 공공공사를 발주하는 제도적 입안과 개정에 있어서 국가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그 파급결과가 중차대함을 인식하고 제도의 형평성·당위성·공공성의 3요소가 충족됐는지 고찰할 필요가 있음을 고언한다.

허성호 대기자

허성호  webmaster@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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