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자식들을 모두 결혼시키고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박모씨(62)는 요즘 영 살맛이 나지 않는다. 나이가 들어 외로워지고 젊은 시절만큼 재미가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문제는 몸이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몇 번씩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고 밤에도 오줌이 마려워 몇 번이나 잠에서 깬다. 그런데 막상 볼일을 보려고 하면 오줌이 잘 나오지도 않고 그곳이 아프기까지 하다.
처음에는 늙어서 그러려니 하고 병원에 갈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노인정에서 만난 사람에게서 자신도 그랬는데 비뇨기과에 갔더니 말끔히 해결해주더라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 병원을 찾았다. 진찰 결과 박씨는 노년층 남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전립선 비대증이었다.
중년 이상의 많은 남성들이 전립선 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아온다. 오줌이 자주 마렵고 오줌 줄기가 약해지며 잘 나오지도 않는 증상 때문에 자괴감에 빠져 매우 우울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전립선 비대증이란 말 그대로 전립선이 커져서 요도를 누르는 질환이다. 전립선은 남자에게만 있는 것으로 방광 바로 밑에 있는 20g 정도의 밤톨 모양 조직체다. 전립선 가운데에는 구멍이 뚫려 있는데 이 사이로 요도가 지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오줌줄기에 이상이 생기는 것이다.
전립선은 고환·정낭과 함께 남자의 생식기능을 가능케 하는 기관이다. 남성 정액의 약 20~3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 전립선액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의 운동성을 높여 수태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전립선액은 나팔관에 도달한 정자가 무사히 난자와 만나 수정이 이뤄지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이러한 중요한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전립선은 남자가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지만 신생아 때는 크기가 매우 작다. 그러나 사춘기가 되면서 전립선이 점점 커져 30세를 전후로 일정한 크기에 이른다. 이후부터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이 점차 비대해지기 시작한다. 40대 이후에는 속도가 붙어 60대의 60%, 80대의 80%가 전립선 비대증상을 보인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남성은 배뇨장애 증상을 호소한다.
전립선 비대증에 걸리면 배뇨 시작이 힘들고 소변줄기가 약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한 소변을 자주 보게 되더라도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이 흔히 동반된다. 밤에 자는 동안 요의 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한다. 나중에는 소변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요도의 통증만 느낀다.
전립선비대증의 치료에는 약물요법과 수술 등의 방법이 있다. 소변이 잘 배출되도록 통로를 넓혀주는 약물과 전립선의 비대화를 촉진하는 남성호르몬의 효과를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하면 전립선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수술 방법으로는 경요도적 절제술, 레이저를 이용한 절제술 등이 있다. 적절한 시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다. 그러나 장기간 방치할 경우에는 방광과 신장 기능에 이상이 생길 수 있고 심하면 요독증과 같이 위중한 합병증이 올 수도 있다.
전립선 비대증을 예방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은 없다. 그러나 절도 있는 생활을 하면 어느 정도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과도한 음주와 무리한 성생활,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피로가 누적되지 않도록 생활한다. 또한 소변을 오래 참는 습관이 있다면 고치도록 한다. 방광이 필요 이상으로 늘어나 배뇨 기능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고령의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약을 복용할 때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감기약, 특히 기침약에 들어 있는 기관지 확장제가 소변이 나오는 방광경부와 전립선이 둘러싸고 있는 요도의 평활근을 수축시킴으로써 방광의 배뇨기능을 약화시켜 급성 요폐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많은 전립선 비대증 환자는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감기약을 먹을 경우 반드시 전문의에게 환자임을 알리고 기관지염 치료기능을 하는 항히스타민제나 교감신경흥분제가 포함되지 않은 약을 처방받아야 한다.
전립선 비대증으로 인한 배뇨장애, 요실금, 빈뇨 및 잔뇨감 등의 증상을 나이가 들어 생긴 것이겠거니 하고 방치하는 이들이 많다. 혹은 자식들에게 말하기 멋쩍어서 참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립선 비대증은 혼자 끙끙 앓고 숨기기에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병이다. 스스로 먼저 비뇨기과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 중요하다.
추운 겨울 날씨는 전립선 비대증의 증상을 더 심해지게 만든다. 더 늦기 전에 꽉 막힌 그곳을 시원하게 뚫어주자.
*문의: 연세우노비뇨기과(강남점) 1588-7565·www.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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