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체험 통한 ‘물 사랑 실천’
지자체 최초 국무총리 표창
‘담배 없는 성북 만들기’ 앞장
성북천 등 대형사업도 ‘뚝딱’
‘하천 살리기’ 바람 이끌어
타 지자체 벤치마킹, 귀감
구 단위 넘어 전국적으로 해야

물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생명유지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요소이자 인류문화의 필수 불가결한 소중한 자원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되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70년대 이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됐고 전문가들은 물의 관리가 허술하다며 물 관리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UN은 매년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해 전 지구적 공동 대처를 촉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급속한 도시화·산업화에 따라 오염된 물에 대해 막대한 비용을 들여 물 정화·보전에 힘쓰고 있지만 하천의 수질은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물이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물에 대한 관심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물 종합 추진부서를 만들어 ‘물 사랑 실천’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곳은 성북구가 유일하다. 성북구 최일선에서 ‘물 사랑 실천사업’을 지휘하고 있는 서찬교 성북구청장을 만나봤다.

[#사진7]
-지난 2003년부터 주요 역점사업으로 추진 중인 ‘물 사랑 실천’사업의 목적과 그에 따른 성과에 대해 평가해 주십시오.

우리나라는 70년대 이후 ‘물 부족 국가’로 분류돼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민들은 물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있고 물 부족과 수질오염이 야기하는 심각한 문제점에 대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하더라도 물을 절약하고 수질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성북구는 지자체에서는 처음으로 2003년부터 물 종합 추진부서를 설치하고 지역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추진 가능한 물 절약 실천과 가정에서부터 오염되지 않는 맑은 물 내보내기를 생활화하자는 ‘물 사랑 실천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근교 산의 맑은 물을 이용한 생태연못인 성북천과 정릉천 일대 31개소를 조성했으며 중랑하수처리장, 뚝도 정수장, 성북·정릉천을 직접 견학하는 현장체험과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실을 운영하는 등 물의 중요성과 환경의 중요성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또 아파트 16개 단지에 폐식용유 수거용기 96개를 설치해 폐식용유를 수거하고, 이를 이용해 무공해 비누를 만들어 배부하는 등 환경을 생각하고 자원 재활용을 실천하는 운동을 전개해 주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이와 함께 12만2000개의 수도꼭지와 양변기를 보급함으로써 불필요한 물의 낭비를 방지하는 등 다양한 환경현장 체험학습 및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환경의 소중함을 인식토록 하는 성과를 보고 있습니다.

-물 사랑 실천사업을 지휘·진행하시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언제입니까.

지난 2003년부터 성북구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물 사랑 실천 운동’의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해 환경부와 건설교통부가 주관하는 세계 물의 날 행사에서 지자체 최초로 국무총리 단체표창을 받았습니다. 처음에 국무총리실에서 국무총리 단체표창을 받는다는 소식을 듣고 대통령상이 아니면 안 받는다고 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물 사랑 실천사업을 하는 곳은 우리 구 하나인데 대통령상은 받아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후에 대통령상은 개인이, 국무총리상은 단체에서 받는 것을 알고는 승낙했습니다.
또한 물 사랑 실천 사업의 일환으로 성북천 복원화 사업을 추진해 시범구간 134m를 완공해 독일의 본 대학생들이 견학하는 등 ‘꼬마 청계천’이라는 애칭을 얻었으며 새로운 수생식물이 자라고 야생조류가 찾아와 인근의 어린이들이 성북천에서 물장구치며 놀고 있는 모습을 보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타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때도 ‘우리 구가 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서 구청장님은 남다른 환경적 소신을 갖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와 성북구의 환경성적을 매기신다면 몇 점이나 주시겠습니까.

우리 구나 서울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환경사업에 성적을 매긴다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환경전문가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구는 ‘물 사랑 실천’ ‘환경시설 현장체험’ 등 다양한 환경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주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고 있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듭니다. 환경에 점수를 부여함에 있어 어디까지가 100점이고 어디까지가 50점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목표가 있어야 하고 주어진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04년 8월 11일 우리 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연사업이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품질경영시스템(ISO9001:2000)인증서를 획득했습니다. 이는 지난 2002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우리 구의 ‘담배연기 없는 성북 만들기’ 사업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클 것입니다. 이 사업을 바탕으로 저는 ‘금연정책과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연구’라는 논문을 펴내고 지난 2월 17일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1일에는 출판기념회를 가졌습니다. 또한 ‘담배연기 없는 성북’만들기 사업 추진으로 2003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공로패, 2004년 4월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05년에도 1회에 이어 제2회 대한민국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우수상을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많이 이뤘습니다.

[#사진2]
-성북구에서는 성북천·정릉천 복원화 사업 등 대형 사업에 준하는 사업들을 추진 중입니다. 이에 따른 어려움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최근 급격한 도시화로 물의 흐름이 단절된 서울시내 하천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어주려는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우리 구에서도 청계천의 지류인 성북천과 정릉천의 복원을 추진 중인데 이는 서울시가 완료한 청계천복원사업보다 먼저 추진됐던 사업입니다. 성북천과 정릉천은 오는 2008년까지 각각 2.5km, 4.95km를 자연하천으로 복원할 계획입니다. 이런 대형 사업들은 언제나 어려움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우선 예산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시에서 예산을 타오는 처지이기 때문에 작은 사업들은 중도하차한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성북천 같은 경우는 복원 전 아파트가 있어 그 주민들과의 마찰도 심했고 주민들의 보상비도 큰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주는 사람은 많이 준다고 생각해도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언제나 적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성북천·정릉천 등의 대형 사업들은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잘 헤쳐 왔고 앞으로도 물고기 광장, 분수광장, 생태교육의 장 설치 등 구간별 특성을 살린 테마공원까지 조성할 계획입니다.

-물 사랑 실천 사업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십시오.

이미 알려진 데로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입니다. 물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에 물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은 더욱 절실합니다. 수도꼭지·변기 등을 절수형으로 바꾸면 전국적으로 약 24%의 소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예전에 ‘물마저도 사먹을까?’하고 비웃었던 적이 있었는데 우리는 지금 물을 사먹고 있습니다. 물은 생명의 원천이며 동시에 국가 경쟁력의 핵심요소입니다. 따라서 오염시킨 물은 자원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애국심을 갖고 양질의 물을 충분히 확보하고 유지·관리하는 데 참여와 협조를 해야 합니다. 물은 쓰임에 따라 깨끗해야 하고 오염된 물은 오히려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며, 이를 맑게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우리 구청은 환경관련 시민단체 및 지역주민들과의 공동추진으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고 가정으로부터 지역사회 전반에 확산되도록 실효성 있는 실천사업 위주로 지속적인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는 한편 물에 대한 가치와 향후 물 부족사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그 예로 우리구청에는 27개 초등학교가 있는데 교육과정 속에 물 절약 현장방문 등을 포함시키는 구와 학교의 연계를 계획 중에 있습니다.

-수질오염 예방을 위한 계획은 무엇입니까.

전국 모든 강과 하천의 생명을 살리려면 우선 주민들과 함께 하천 맑은 물 내보내기, 환경오염 줄이기 등을 실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우리 구에서는 주민들의 버린 물의 처리과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매월 첫째주와 셋째주 수요일을 현장체험의 날로 정하고 직능단체 및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수처리장, 뚝도정수장, 하천 등을 견학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총 43회에 걸쳐서 2184명이 견학에 참여했습니다. 또한 하천 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구 관내 정화조 및 재래화장실을 전수 조사해 정화조 설치 여부를 조사한 후 미설치 세대에 대해서는 개선해 나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수질오염 유발업소에 대해서는 유해물질 유출행위나 버리는 행위를 수시로 지도·점검 하도록 할 것입니다.

-물 사랑 실천 사업에 대해 주민들의 호응을 끌어낼 구체적 방안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물 사랑 실천의 분위기 확산을 위해 시민단체, 직능단체, 주민들을 대상으로 맑은 물 내보내기, 물 절약, 환경오염 줄이기 캠페인을 시행하고 있으며 가정과 직장, 학교에 물 사랑 실천 교육 및 홍보를 위한 ‘물 사랑 실천 다짐대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수돗물 절약을 위해 2000년 이전에 건축된 일반주택 및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양변기 4만6943개, 수도꼭지 7만5000개, 절수기 12만2000개를 2002년부터 무료로 설치하고 있습니다. 또 아파트단지 4만1107세대, 일반가정 6만3052세대, 음식점 4100개 업소에 폐식용유 분리배출 및 재활용을 위해 단계적으로 각 지역별로 폐식용유 수거통 설치를 확대해 나가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 밖에도 물 사랑 사진 전시회, 물 사랑 실천 사례 및 아이디어 공모, 어린이 환경교실 운영, 물 사랑 실천 주제 글짓기, 그림그리기, 주부백일장 개최, 물 사랑 실천 홍보책자 제작배부, 초등학교 물 사랑 시청각 자료제공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물 사랑과 같은 환경친화사업들은 구 단위 사업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동참해야 합니다. 이런 사업들을 널리 알려 전국적으로 시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5]
-그 외에 구청장님께서 보충적으로 하실 말씀이 있는지요.

지방자치는 지역주민 스스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에 관심을 갖고 자기지역의 주차문제, 일상적인 청소활동 등 각종 문제에 대해 직접 결정하고 만들어가는 주민참여행정과 지역공동체 의식으로 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민과 구청 1300여 명의 공무원이 힘을 합해 노력하면 쾌적하고 살기 좋은 성북 만들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확신하며 주민들의 계속적인 지원과 참여가 있길 바랍니다. 구청장 취임 당시의 초심의 마음으로 구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구민들 사이에 이어져 온 이웃사랑의 전통을 계승한 ‘내 고향 성북, 내 사랑 성북’을 정신적이고 이념적인 목표로 삼아 편리한 성북, 투명한 성북, 균형 잡힌 성북을 실현해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준기·김주일 기자>
저작권자 © 환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