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물은 생명의 원천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태양계에 생명이 존재하고 있는 행성은 지구밖에 없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라도 과거에는 생명이 있었을지도 모른다고 추측하고 있는 천체가 몇 개 있는데 화성과 목성의 위성인 에우로파,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 등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화성은 생명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이에 대해서 일본인 과학자 가와자키 박사는 “지구형의 생명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액체인 물이 있어야 하는 것이 필수 조건이다. 만약 화성에 물이 있다면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과학 전문지인 월간 ‘뉴턴’의 2002년 6월호를 보면 지구에서 보낸 바이킹 탐사기와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가 촬영한 사진들이 실려 있다. 이 자료들을 보면 화성에 물이 존재하였던 증거들이 생생하게 나타나 있는데 이를 근거로 과학자들은 화성에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이처럼 물과 생명의 관계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물 없이는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게 과학적 정설이기 때문이다. 예부터 많은 사람들이 생명의 기원에 대해 여러 가지 연구도 하고 많은 학설도 내놓았지만 어떤 경우든 공통적으로 ‘물’을 전제로 하고 있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과학자들이 우주를 탐사할 때도 맨 먼저 물의 존재 여부부터 탐색하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역시 물 없이는 태어날 수도 없고, 살아갈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물의 소중함이나 고마움을 모르고 일생을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한다.
자, 그러면 생명의 근원인 물이 우리 몸속에 들어와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들을 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물은 우리 몸속에서 어떤 일을 하는가
물은 인체에서 체중의 약 45〜75%를 차지하고 있다. 주로 성별이나 나이, 체중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일반적으로 남자는 근육조직이 여자보다 많은 편이지만 반대로 지방은 여자보다 적다. 그런데 수분은 근육에 많이 있고, 지방체에는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체내의 수분함량이 높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결국 근육이 발달한 남자의 경우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수분이 많아지지만 지방층이 많은 비만 여성의 경우에는 수분 함량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나이가 어릴수록 인체의 수분함량은 많고, 나이를 먹어갈수록 줄어들게 된다. 갓 태어난 신생아의 경우 체내 수분함량이 80〜90% 가까이 되지만, 70~80대 노인이 될수록 체내의 수분함량은 점점 줄어들어 60% 정도까지 뚝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같은 사람이라도 신체의 각 장기와 부위에 따라 수분함량에 차이가 있는데, 보통의 경우 조직 사이의 간질액은 97%, 혈장은 93%, 신진대사가 활발한 내장과 근육은 73%, 뼈는 10% 정도가 된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모든 동물은 몸 안에 있는 물을 끊임없이 골고루 순환시킴으로써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 물에는 몸에 필요한 각종 성분이 골고루 녹아 있으며 인체에 없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혈액을 형성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 혈액 중의 물은 1ℓ에 약 70〜80g이나 되는 80여 종류의 물질들을 녹이고 있다. 이를테면 여러 가지 종류의 호르몬, 면역작용을 하는 항체, 산소, 단백질, 포도당, 아미노산, 지방산, 미네랄, 전해질 등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성분들이 녹아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물은 그 어떤 것(용매)보다도 많은 물질들을 녹이는(용해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물의 이와 같은 성질 때문에 생명활동이 유지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물은 우리 몸에서 필요 없게 된 찌꺼기(노폐물)들을 모두 녹여서 바깥으로 내보내주는 작용도 한다. 즉 오줌과 땀, 대변과 같은 물질들을 몸 밖으로 쉬지 않고 배출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작용이야말로 생명 유지에 없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기능과 역할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음으로 물은 열을 저장하기 쉬운 특성 때문에 사람의 생명을 유지하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철(Fe)은 열을 받기도 쉽지만 열을 잃기도 쉬운 물질이다. 그렇지만 물은 열을 간직한 채 안정되는 성질이 10배나 강하다(이것을 비열이라고 하는데 철의 비열은 0.1이고, 물은 1이다). 더욱이 물은 공기에 비하면 무려 400배나 많은 열을 간직할 수가 있는데 물의 이러한 중요한 성질 때문에 인간의 체온을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대단히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즉 사람의 몸속에는 75%나 되는 많은 물이 있어서 바깥 기온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제나 안전한 상태로 체온을 유지할 수가 있는데, 바로 체내에 있는 물 때문이다.
한편 사람의 몸에서는 하루에 약 5000㎈의 열이 발생한다고 한다. 그런데 만약 우리 몸 안에 수분이 없다면 이 계속해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체온은 100℃까지 오를 것이고 결국 죽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몸 안에 공급되는 물 때문에 체온을 늘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항온동물로 살아갈 수가 있는 것이다.
이밖에도 물은 우리 몸속에서 소화 작용을 도와준다. 신체의 각 장기를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주며 동시에 신경의 자극과 전달을 원활하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그리고 혈액의 순환은 물론이고 임파액의 활동, 산 염기의 평형, 세포 신진대사, 모세관작용 촉진, 내장기관 세척, 중독 해소, 변비 예방, 피부 노화 방지, 생리적 포도당 생성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일을 하면서 우리의 생명활동에 도움을 주고 있는 물질이 바로 ‘물’인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참으로 고마운 물이 아닐 수 없다. 이제부터는 물을 먹고 마실 때뿐 아니라 세수를 할 때나 샤워를 할 때도 물의 고마움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물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끼고, 잘 관리하는 자세도 필요할 것이다.

□ 끓인 물은 죽은 물일까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기온이 내려가면 찬물보다 따뜻한 물을 더 찾게 된다. 그렇다면 과연 물을 끓여 먹으면 죽은 물이 되는 걸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물론 물은 자연 그대로의 생수를 마시는 것이 맛도 좋고 물이 갖고 있는 유익한 성분들을 체내에 잘 흡수할 수 있어서 좋다. 그렇다고 해서 물을 끓이게 되면 물속에 녹아 있는 산소가 다 날아가고 아무 맛도 없어져서 죽은 물이 된다는 주장은 꼭 맞는 말이 아니다. 끓인 물을 식히면(공기 중에 노출시키면) 다시 공기 중의 산소가 녹아 들어가니까 말이다. 또한 물 자체는 아무 맛도 나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만일 자연 상태에서 채수한 물에 맛과 색깔이 있다면 뭔가 이물질이 녹아 있다는 증거이며, 이럴 경우에는 엄격한 수질검사를 통해 음용 가능 여부를 판정받아야 한다.
결국 물을 끓여 마시게 되면 대장균균과 같은 병원물질들이 거의 대부분 죽게 돼 질병에 걸릴 염려가 사라지게 된다. 더욱이 물을 끓일 때 결명자, 볶은 보리, 볶은 옥수수 등을 넣고 끓이면 좋은 물맛을 낼 수가 있을 뿐더러 물속에 해로운 중금속이 있다고 해도 거의 제거할 수 있는 효과도 있다. 그러니까 물을 끓여 먹는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
1991년 국내에서 연구된 결과를 보면 인체에 해로운 납의 경우 결명자차에서 96%가 제거됐고, 보리차에서는 92%, 옥수수차에서는 89%가 각각 제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명자차는 눈을 밝게 해주고 피로를 덜어주는 효과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요컨대 아무 이상이 없는 자연 상태의 깨끗한 물이라면 그냥 생수로 차게 해서 마시는 게 좋지만, 끓여 마시게 될 경우 나쁜 물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환자의 경우 의사의 지시대로 따뜻한 물을 마셔야 하는 경우라면 꼭 지켜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 감기엔 물을 많이 마시자
살다보면 감기에 걸려 고생할 때가 종종 있다. 일단 감기에 걸리게 되면 열이 나고 춥고 떨리며 두통이 생긴다. 그리고 몸이 피곤하고 입맛이 떨어지며 의욕도 없어지게 된다. 특히 독감에 걸리면 뼈마디가 쑤시고 눈동자가 아프며 고열과 근육통으로 몹시 힘들어진다. 나중에는 목구멍이 붓고 통증이 심해진다.
이렇게 되면 병원에 가서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즉 몸을 따뜻하게 하고 비타민C가 많이 함유된 과일을 충분히 먹는다. 그리고 몸을 피로하게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하면서 식사를 규칙적으로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막상 감기에 걸리게 되면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즉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함으로써 체내의 수분을 넉넉하게 해 놓으면 감기 예방은 물론 치료에도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 깨끗한 물은 장수의 원천
지구상에서 100살 이상 되는 장수 노인이 많은 3대 장수촌을 꼽는다면 티베트 근처의 훈자(Hunza), 옛소련의 변방에 있는 코카서스의 압하지아(Abkhasia), 중미 빌카밤바(Vilcabamba) 등을 들 수 있다. 왜 이 지역이 장수촌이 됐을까.
많은 학자들이 연구에 연구를 거듭해 봤다. 그 결과 공통점은 고산지대의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이 장수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평소 그들의 식사 형태를 보면 아주 거칠고 형편없는 음식들이기 때문에 결국 건강과 수명은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가보다는 날마다 마시는 맑고 깨끗한 물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훈자 지방 주민들은 자신들이 건강하고 오래 사는 비결을 해발 2000m가 넘는 높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생수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우리 조상들 역시 물이 건강의 근본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병이 나면 우선 깨끗한 물을 마시고 몸을 씻어 병을 고치도록 했는데, 그래도 병이 잘 낫지 않으면 비로소 약을 썼던 것이다.
이처럼 물이 우리의 건강과 장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제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1995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깨끗한 물은 건강을 증진시킨다(Clean water more health)’는 구호를 내건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우리 모두 맑고 깨끗한 물을 충분히 마시면서 운동도 열심히 한다면 무병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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