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복병 ‘요통’
‘탈춤’으로 날려볼까요

화장품과 탈춤. 과연 무슨 연관이 있을까. 하지만 이 두 가지를 너무나도 조화롭게 연계해 나가는 곳이 있다. 바로 제품의 생산라인에서 도맡는 근로자들에게 빈발하는 요통은 물론 근골격계 질환까지 물리치기 위해 탈춤을 도입한 한국화장품이 그곳이다. 한방화장품이 인기를 모으는 시점에서 근로자들을 위한 체조 역시 전통을 살리자는 취지에서 탈춤을 최초로 도입해 업계 내 근로자의 요통발생 ‘0’을 자랑하는 그 현장을 둘러봤다. <편집자 주>

[#사진8]한국화장품 직원 170여 명의 가장 심각한 질환은 요통이었다. 하지만 탈춤으로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할 수 있었다. 탈춤이 한국화장품만의 건강체조로 자리 잡은 셈이다.
99년 사원들의 요통예방, 즉 건강증진 차원에서 탈춤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으며 그로 인한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처음으로 한국화장품에 탈춤을 소개한 보건관리사 어원석 과장은 결국 ‘우리의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말로 현 상황을 대신한다. 한방화장품이 새롭게 인기를 모으는 것과 탈춤을 건강체조로 활용하는 게 같은 맥락이라는 설명이다.
“근래 들어 부쩍 한방화장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는데 결국에는 우리 것이 최고라는 게 증명되는 셈이죠. 한방화장품을 보면서 한국 전통의 춤을 적용해 보는 게 어떨까 싶었죠. 마침 탈춤은 대학 동아리 활동에서도 배웠던 만큼 자신 있는 부분이었거든요.”
이로써 한국화장품에서 유례 없는 탈춤이 사원들의 공식 체조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최상의 유산소 운동 ‘탈춤’

탈춤은 인체 양쪽 모두를 사용하는 데 따른 몸의 균형을 이룰 수 있으며 평소의 작업 자세, 즉 웅크리는 자세에서 벗어나 밖으로 동작을 펼치는 반대 자세를 취한다는 데 그 특징이 있다. 그만큼 최상의 유산소운동이 된다는 말.
현재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근로자들을 위한 탈춤비디오까지 제작했을 정도로 속속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탈춤은 특별히 필요한 도구도 없거니와 탈춤 전문가가 바로 회사 보건관리사로 있으니 비용까지 절감한 셈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근로현장에서도 우리 것을 배우고 몸에 배게 한다는 게 큰 의미로 볼 수 있다.

[#사진5]어 과장은 2000년 노사문제가 불거졌던 때가 있는데 이때도 노사를 화합시켜준 게 다름 아닌 탈춤이라고 전한다. 노동조합과 회사 간부가 함께 탈춤을 추면서 융화를 이루는 효과를 낳았고 이를 계기로 탈춤이 보다 본격화됐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추진상 문제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 전통의 춤인 탈춤을 무척 생소하게 여겼으며 배우는 데 힘겨워했던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회사 내 탈춤동호회를 구성해 보다 확실히 자리 잡으려 했지만 근무시간 이후의 활동에 대한 근로자들의 거부감이 컸기에 더 이상의 기대를 할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 탈춤이 회사체조로 정착되면서 연도별 요통 발생 비율은 95년 이후 0건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 만큼 줄어들었다.
“아직까지도 탈춤을 하는 것에 대해 싫다는 사람은 없다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을 정도로 사원들의 건강을 자부합니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만 봐도 전 직원의 82% 이상이 탈춤을 하는 것에 만족한다고 응답한 바 있습니다.”
물론 탈춤에 대해 만족하지 않는 근로자들도 소수 존재하지만 그들 역시 아예 탈춤을 외면하는 것은 아니라고 어 과장은 귀띔한다.
앞으로도 한국화장품은 전 직원의 요통 예방 차원에서 탈춤을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을 의무화하고 오전 오후로 나눠 지속적으로 탈춤을 시행하고, 사내 동호회로까지 활성화해 나갈 계획이다.

요통예방 탈춤, 따라해 봐요

[#사진9]요통예방 탈춤의 춤사위는 ‘건드렁’ ‘여다지’ ‘배치기’로 나눌 수 있다. 기본적으로 탈춤은 전신운동이 되며 춤사위에 따라 특정 신체부위 근육에 자극과 긴장을 주고 몸 전체의 근육을 사용하므로 숨이 많이 차게 되는데, 여기서 바로 탈춤을 유산소운동으로도 분류할 수 있다. 전신을 이용하기 때문에 신체근육의 균형적 발달에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건드렁 춤사위는 몸의 모든 관절에 힘을 빼고 몸의 무게중심은 좌우로 한 박자마다 움직인다. 건드렁의 운동효과는 어깨, 다리근육, 허리근육에 적당한 긴장감과 이완감을 줘 어떠한 춤사위나 작업을 하기 전에 몸을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다.

여다지 춤사위는 배 앞에서 양손을 모았다가 상방으로 펼치며 팔의 각도는 약 90도 정도로 하고 동시에 오른 무릎을 힘껏 위로 올렸다가 오른발을 땅에 댄다. 여다지의 운동효과는 숨을 크게 쉬며 가슴과 팔을 펴는 동작과 다리를 가볍고 크게 뛰어오르는 동작을 병행해 허리를 바른 자세로 유지시킨다. 다리·종아리·아킬레스건에 적당한 힘과 자극을 줄 수 있다.

배치기의 춤사위는 배 앞에서 양손을 모았다가 상방으로 펼치며 오른팔은 앞으로 왼팔은 등 뒤로 돌리고 오른발은 힘껏 들었다가 땅에 대고 허리를 앞뒤로 박자에 맞춰 움직인다. 배치기의 운동효과는 허리근육을 앞·뒤·좌·우로 움직이게 해 주며 여다지와 이어질 때 허리 상체를 바른 자세로 유지해 주는 만큼 허리근육의 강화로 요통 예방에 효과를 줄 수 있다.

<여기서 잠깐!>
화장품 공정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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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방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한국화장품은 가격부터 어마어마하게 비싼 산삼을 화장품 원료로 내세웠다. 산삼을 이용해 화장품을 만드는 기술은 결코 쉽지 않은 공정으로, 현재 이 기술은 일본특허까지 받은 상태로 국내에서도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
산삼 추출 후 남은 찌꺼기는 비누공장 등으로 보내 활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 화장품에 사용되는 원료의 90% 이상은 수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여하는 바가 큰 만큼 앞으로 국내 자체 원료를 조달하는데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더군다나 여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화장품에 대한 남성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남성전용 화장품을 생산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현재 국내 화장품 기술 중 자외선 차단효과만큼은 세계 최고로 자부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상황이다. 물론 ‘향’에 있어서는 아직도 외국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어쨌든 최근 곳곳에서 무척 저렴한 가격의 화장품이 판치고 있지만 분명한 ‘원료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강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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