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아용 젖병시장에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은나노 항균젖병'의 효능이 제품에 표시된 것보다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88.9%의 제품이 '악취제거 우수' '식품 보존기간 연장' 등 소비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는 효능 표시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시중에서 판매중인 은나노 젖병 17종과 일반 항균젖병(비은나노) 1종 등 총 18종을 대상으로 '젖병 소재의 항균성'과 '젖병 제품의 항균성'을 시험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젖병 소재인 은나노 첨가 플라스틱의 항균력과 실사용 조건에서 젖병 완제품이 가지는 항균 효과에 대한 시험을 실시한 결과 조사대상 제품 모두가 젖병 소재는 제품에 표시된 것보다 항균력이 미흡했고, 완제품은 일반 젖병과 비슷한 속도로 미생물(대장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제품중 88.9%(16개 제품)의 제품이 탈취력, 신선도 증가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표기했지만 이는 과대 표시된 것으로 소비자에게 잘못된 내용의 정보를 알려 줄 우려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소비자들은 은나노 항균젖병을 사용하면 항균성이 분유에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제조업체는 항균성을 가진 소재를 사용한 것만으로 '항균젖병'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으며, 업체에서 제시하는 시험자료도 소재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국내에는 제품에 '항균'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때 최소한 항균력이 어느 정도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이 없다.

또한 항균에 대한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임에도 항균이라는 명칭을 붙인 제품이 일반제품보다 비싸게 판매되고 있다. 소비자에게 혼란스러운 시장의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의 관리는 소홀한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빠른 시일 안에 항균 제품의 평가·관리를 위한 항균인증기관 지정, 항균제품의 표시 지침 등과 같이 항균제품을 관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이번 시험검사 결과를 토대로 관계기관에 항균제품의 관리를 위한 제도 개선 마련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해당 업체에는 과대 표시에 대한 개선을 요청했고, 6개 업체에서 제품의 표시 내용을 변경했음을 통보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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