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사항이지만 질병예방 위해 필요[#사진1]

문제 없다면 아이 선택에 따라 결정

포경수술을 역사적으로 최초로 묘사한 것은 기원전 3000년경 이집트 왕조의 고(古)무덤에서다. 헤로도토스(Herodotus)에 의하면 일찍이 이집트 사람들이 포경수술을 시작했고, 그 방법을 유대인과 시리아인에게 전수했다고 한다.

포경이란 음경 표피 가운데 남은 부분이 귀두를 덮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의 포경수술은 생식기를 청결하게 유지하기 위해 페니스 귀두를 둘러싸고 있는 포피의 남은 부분을 동그랗게 잘라내는 수술이다.

과거 역사 속에서 포경수술은 왜 했던 것일까. 역사학자·인류학자들은 어른이 됐음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로 한 경우, 미를 추구하는 하나의 행위로 한 경우, 개인적 위생과 청결로 한 경우로 추측하고 있다. 어느 것이 정확한 유래인지 말하기 힘들지만 분명한 것은 현대사회에서도 포경수술은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이다.

1920~1950년경에는 성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영어권 나라에서 성행했다. 1980~1990년대에는 태어나자마자 포경 수술을 시키는 것이 유행이었다. 포경수술이 청결한 위생 상태 유지에 도움이 되고 음경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통증을 잘 못 느끼는 신생아 때 하는 것이 좋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소아과학회에서 ‘갓난아이도 통증을 느낀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후 신생아 포경수술은 거의 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포경수술이 선택사항으로 바뀌고 있다. 또 수술 시기는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으로 보고 있다. 너무 어릴 때는 전신마취를 하는 수술이 부담스럽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공포심이 적고 음경이 어느 정도 성숙해진 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포피와 귀두의 유착이 너무 심하거나, 포피 끝이 너무 좁아 배뇨 시 문제가 있는 경우, 귀두포피염이 잦은 경우는 전신 마취를 감내하고라도 수술을 해줘야 한다.

또한 위생상태의 불결 혹은 오줌에 의한 암모니아성 자극 때문에 염증이 반복되거나, 포피구가 작아 손을 써도 노출이 안 되는 ‘진성 포경(완전 포경)’인 경우, 근막층의 밴드와 같은 구조로 인해 포피가 감돈돼 귀두 하부의 동통성 부종을 일으키는 ‘감돈 포경’의 경우에도 포경수술은 필수다.

포경수술은 성인이 됐을 때 성관계를 가지는 배우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포경수술을 하면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스페인 카탈란 종양연구소의 한 박사가 밝힌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포경수술을 한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다섯 배나 낮다고 한다.

또한 에이즈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프랑스 국립 에이즈연구센터의 버트랜드 오버트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18~24세 남성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포경수술을 한 남성이 에이즈 유발 인체면역 결핍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이 낮았다고 한다.

일반적인 시술법으로 최대한 점막을 얇게 제거하는 미세포피 박리술이 많이 쓰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레이저 시술법을 통해 간단히 포피의 세포를 태워 절개하는 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여름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요즘, 맞이하기에 많은 이들이 포경수술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가 포경수술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지 파악해 보고 큰 문제가 없다면 아이의 선택권에 따라 수술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면 될 것이다.

*문의: 연세우노비뇨기과(강남점) 02-538-8182·www.wowun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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