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 압해도를 중심으로 해상세력의 수장이었던 해상영웅 수달장군이 마당극으로 재조명된다. 신안을 중심으로 한 서남해의 여러 섬 중 목포와 가장 가까운 섬인 압해도는 천혜의 해양자원과 역사가 흐르는 곳으로 바다를 제압한다는 뜻 만큼 서남해 해상권을 주도했던 유서 깊은 해양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000여 년 전 압해도에서 활약했던 인물 능창은 바다전투에 탁월하다 해서 ‘수달장군’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수달장군은 당시 고려 건국시기 궁예의 부하로 활약하던 왕건에 맞서 서남해안을 장악하고 있던 해상세력의 수장이었다. 견훤·왕건·궁예 등에 가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장보고의 뒤를 이은 이 지역의 해상영웅이었다.

완도 청해진을 중심으로 국제무역을 통한 해상왕국을 건설했던 장보고가 사망한 후 압해도 출신 능창을 통해 해양문화, 해상세력의 명맥이 이어져 갔던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어버렸던 해상영웅 수달장군은 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극단 갯돌의 노력에 의해 마당극 '천년의 바다 수달장군'으로 등장했다.

신안군의 무대공연 작품 제작 지원사업으로 이뤄진 이번 공연은 군민체육관에서 열린 압해면민의 날 행사 때 무대에 선보여졌다. 40여분간의 공연은 압해도와 서남해를 둘러싼 해상전투,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이룬 퓨전국악연주를 배경으로 칼춤, 북춤, 깃발춤, 전투포퍼먼스 등 극적인 구성으로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

신안군은 압해도를 배경으로 한 인물 가운데 수달장군 외에도 암태도의 소작쟁의, 하의도의 토지항쟁 등을 무대공연작품으로 제작한 바 있으며, 앞으로도 여러 섬들에 남아 있는 전설과 설화 등을 소재로 한 신안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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