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에서 열린 세계태양에너지회의를 가다

2007-10-11     심은용
참여 100여 개 업체 중 대다수가 중국, 저력과시
태양에너지 분야 경험과 기술, 시장 가능성 보여줘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태양에너지회의’를 통해 중국은 재생가능에너지분야에서 주도권을 잡고 나아갈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다가오는 거대한 중국이라는 거인을 대비하기 위해선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한국의 관심과 노력이 시급하다. <편집자주>

9월 18일부터 21일까지 '베이징국제회의중심'에서는 '세계태양에너지학회(ISES)'의 ‘세계태양에너지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는 중국에서 처음 개최되는 회의로 ISES가 주관하고 중국국가개발개혁위원회, 중국 과학기술부, 중국과학학회, 베이징시정부, 세계야생동물기금 등이 후원하는 국제행사이며 중국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100여 개 기업과 각국 관련 연구자들이 참여했다. [#사진2]

세계태양에너지 학회의 학술회의, 전 세계 주요 업체들이 자신들의 기술력을 홍보하고 기업간 협력을 촉진하는 전시회, 중국의 태양에너지 시범도시와 주요 산업체를 탐방하는 학술여행으로 구성됐다.

중국 태양에너지 사업은 수십조원 생산에, 수십만명 채용

이번회의는 중국 태양에너지관련기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고, 현재 야심차게 추진되고 있는 중국정부의 재생가능에너지 관련 정책과 산업의 현 주소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현재 중국의 태양에너지 산업은 현재 약 4000만 가구에서 1억5000만명의 중국인이 일상생활에서 태양에너지를 이용하고 있고, 이는 세계 최대의 태양열이용 국가로 통계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태양열 관련 시장은 수천억 위엔(한화 수십조원)에 달하며,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사진4]

중국 과학기술학회장 주용시양은 환영사를 통해 21세기 새로운 에너지의 시대가 도래했으며, 산업혁명 이후 수십억년 축척된 화석에너지가 대부분 소모된 현재의 상항에서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개발은 필수적이며, 50년에서 100년 이후 우리는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기에 생태환경의 보호, 감독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계 각국은 기술개발, 기술전이, 재정지원 등을 통해 대안에너지 개발에 노력과 협력을 하고 있고 이번 회의가 국제적 연대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세계태양에너지회의에서는 전시회를 통해 전 세계 100여 개 기업에서 그들의 기술력과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중국에서 치뤄진 만큼 중국기업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100개의 참가 기업 대부분을 중국기업들이 차지했고 다양한 자신들의 기술과 시공력, 경험 등을 전시했다. 이는 관련된 기업간 연계활동과 바이어를 만나는 주요한 장으로써 역할을 했다. [#사진6]

주목할 만한 점은 중국기업들의 태양열에너지의 이용 모습이다. 중국의 ‘썬 레인 에너지’의 경우 태양열을 이용한 온수시스템을 칠레, 영국, 이탈리아, 미국, 폴란드, 시리아 등에 수출했고, 난징의 아파트 단지 등에 대단위로 시공하는 등 활발한 영업을 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태양열온수시스템 수출회사로 1700여 명의 직원 중 30% 이상을 연구개발 인력이 차지하게 함으로써 연구개발에 대한 엄청난 열의를 보여주고 있었다. 또한 베이징대학이나 중국과학기술대학과의 산학협력 등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홍보부 티엔위엔씨는 밝혔다.
그는 “국가 선도물품에 20여 개 이상의 물품이 등록돼 ‘국가봉화계획’에 참가하고 있다. 세계일류기업이 되기 위한 계획들을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신·재생에너지 설비인증’을 받았다”고 강조하며 세계시장재패의 의욕을 보여줬다.

<심은용 베이징 통신원>

전문가 인터뷰

김기춘 목포대 교수


행사장에는 수많은 한국 관계자들이 모습을 보였다. 그 중 목포과학기술대 김기춘 교수를 인터뷰했다.[#사진5]

- 이번 회의에 온 목적은
태양광, 전지 분야의 전문가로서 중국의 태양전지 및 태양에너지 산업의 발전수준을 확인하고자 이곳에 왔다. 또한 2008년 부산 BEXCO에서 열릴 재생가능에너지회의(RE2008)를 준비하며 참고하고자 한다.

- 이번 회의를 참관한 소감은
2005년 플로리다회의와 비교했을 때 중국의 기술은 첨단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있다. 중국 업체를 중심으로 전시된 전시장의 제품수준과 다양성은 약간 미흡하다고 보인다.

태양에너지의 이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태양열로 물을 끓여 발전기를 돌리는 태양열 발전과 태양에너지를 태양전지를 통해 직접 직류전류로 바꾸는 태양광 방식이 있다. 이번 전시회에선 태양열 관련 기업과 기술은 많았으나 태양전지분야는 많은 기술력이 필요한 만큼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현상은 태양광방식의 태양에너지 이용분야의 공급이 전 세계적으로 2~3년 치가 모자라는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기술이 발달된 우리에겐 또 하나의 기회이기도 하다.

- 중국의 태양에너지 이용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나
중국은 태양에너지는 물론 재생가능에너지분야에서 겁 없이 달려들고 있는 커다란 거인이다. 태양에너지와 같은 재생가능에너지는 중국에게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인 것이다. 에너지독립을 이루려는 목표와 전 세계 줄어드는 에너지자원 속에서 중국은 생존하기 위해 새로운 분야에서 개척을 해야만 하는 것이다.

현재는 한국의 기술력이 비교적 우월하지만 양에서 중국을 능가하기는 어렵다. 너무 많은 분야에서 경쟁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우리가 우월하다고 볼 수만도 없다.



국가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재생에너지분야 발전 돋보여
- 많이 좁혀진 기술차이... 우리 생존위해 중국은 경계대상



김기춘 교수와 동행한 ‘북경우주역량환경기술유한공사’의 김희구 사장 또한 시장조사 및 제품, 제조분야의 협력을 위해 방문했다. 그는 한국과 다른 각도에서 많은 제품이 존재하는 중국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전하며, 중국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사진1]중국은 2006년 재생에너지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킴으로써 신 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오고 있다. 이번 호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서 지속가능에너지와 온실가스배출 등 세계 환경관련 국제회의에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중국은 올림픽을 친환경올림픽으로 명명하고 그것의 성공개최를 통해 국제사회 속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은 국제사회의 온실가스에 대한 국가의 적극적인 감축압력을 받지만 한편 도쿄의정서의 온실가스 시행배출권 수익의 일부를 정부에 편입시킨 정책으로 2006년 한해에만 12조원의 수익을 거뒀다. 유엔개발계획(UNDP) 배출권거래소 설립이 베이징에 추진됨으로써 우리는 환경문제 및 온난화 시장에 중국의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개입 움직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무섭게 다가오는 중국이란 거인은 이번 베이징에서 개최된 국제태양에너지회의에서 여감 없이 보여졌다. 이러한 다가오는 거인에 대항할 준비를 하는 것은 우리에게 생존의 문제가 달인 일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