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한강, 음악으로 물들다"

2011-05-16     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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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15일 한강난지공원에서 열린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은 양일간 한강을 가득 메운 관객과

아티스트들의 어울림의 축제가 됐다. <사진=박길상 기자>


[환경일보 정윤정 기자] 지난해 5월 ‘더 나은 내일을 위한 착한 생각과 작은 실천’을 주제로 국내 뮤직 페스티벌의 모범 사례를 제시하며 성황리에 개최됐던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이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1(GREENPLUGGED SEOUL 2011 이하 GPS 2011 조직위원장 김승한/www.greenplugged.com)으로 타이틀을 다듬고 5월14일(토)~15일(일) 주말 양일 간 난지한강공원에서 개최됐다.

 

관객, 참여 아티스트, 제작진 등 모든 구성원이 하나 돼 펼치는 캠페인 뮤직 페스티벌인 ‘GPS 2011'은 지난해 관객들과 관계자들로부터 ’페스티벌 종료 이후의 모습이 이토록 깨끗한 광경은 처음‘이란 평을 들을 정도로 캠페인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해내고 있다. 특히 올해는 2층 테라스 격인 노을공원에서 푸른 한강을 바로 곁에서 바라볼 수 있는 난지한강공원으로 자리를 옮겨 따뜻하고 싱그러운 강바람을 맞으며 즐기는 콘서트가 됐다.

 

‘GPS 2011’은 총 110여 개 팀 이상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최고수준의 라인업을 자랑했다. 특히 오랜만에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인 대한민국 대표밴드 ‘자우림’과 한국 록의 전설 ‘들국화’의 조덕환이 앨범발매와 함께 본격적인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라이브 무대로 ‘GPS 2011'을 선택해 팬들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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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강을 따라 수변무대가 마련돼 5월의 강바람을 맞으며 공연을 즐기는 일석이조의 축제였다.

<사진=박길상 기자>


‘부활, UV, 자우림, 윤밴’ 등 한강 달궈

 

또한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힘입어 지난 1회에 이어 올해에도 연속 출연한 뮤지션들도 눈에 띈다. 연기자로서는 시대를 대표하는 소시민의 아이콘이며 라디오에서 아침 9시를 평정하고 음악계에서는 존재 자체가 전설인 산울림의 리드보컬이자 맏형 김창완이 산울림 이후 결성한 ‘김창완 밴드’로 무대에 올라 올해도 관록 있고 위트 넘치는 공연을 선보였다. 2010년 말 팀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음악인생을 다룬 드라마 ‘락 ROCK 樂’ 방영 이후 MBC ‘위대한 탄생’의 멘토와 각종 예능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며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누리고 있는 부활의 무대가 낮 공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이 몰렸다. 또한 지난해 그린플러그드 참가 자체가 하나의 큰 사건이었던 UV 역시 2회 연속 출연했다. 최근 이태원 프리덤을 발표하고 멈추지 않는 ‘UV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는 UV의 무대는 그 자체만으로도 팬들을 흥분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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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활의 보컬 정동화가 '사랑해서 사랑해서' 등을 열창했다. <사진=박길상 기자>
페스티벌에서 가장 보고 싶은 뮤지션으로 뽑힌 ‘노라조’가 등장했다. 지난해 ‘Rockstar’라는 곡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적 뿌리는 ‘록’이었음을 강조하며 화제를 모았던 노라조의 무대에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정상급 발라드 가수로 꼽히는 테이가 자신의 이름과 명성을 내려두고 밴드 ‘핸섬피플’의 멤버로 돌아왔다. 발라드 가수로 데뷔하기 전 그는 경남지역에서 유명한 락 밴드의 보컬이었으며 데뷔 이후 계속 밴드사운드로 돌아가고자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GPS 2011'에서 유려한 애시드 팝 사운드로 관객들에게 팀 이름만큼이나 ‘핸섬’한 무대를 선사했다. 더불어 엠넷의 ‘슈퍼스타K 2’의 TOP 11 관문에서 아쉽게 탈락하며 심사위원 엄정화를 울렸던 감동의 여성 보컬리스트 김보경이 프로뮤지션 데뷔와 함께 생에 첫 페스티벌 무대인 ‘GPS 2011’에 올랐다. 방송에서만 짧게 만날 수 있었던 그녀의 허스키보이스와 걸출한 가창력을 관객들은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장르불문 실력파 인디 총집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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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플러그드 2011'을 보러 온 관객들로 지난 주말 한강

난지공원이 가득 찼다. <사진=박길상 기자>

얼마 전 내한한 세계적인 프로듀서 퀀시 존스로부터 찬사를 들은 바 있는 슈프림팀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이티 마우스는 힙합을 책임졌다. 최근 가요 프로그램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토한 케이윌(K.Will)의 참여도 페스티벌 관람에 흥미를 더했다. 무엇보다 MBC의 ‘나는 가수다’를 통해 락 보컬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 바 있는 YB의 2회 연속 참여로 마지막 밤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미 라인업에 발표된 파리스매치(paris match, 일본)와 사라사(SARASA, 일본)에 이어 인디음악의 거목 라세린드(Lasse Lindh, 스웨덴)와 쥬리스(Juris, 필리핀)도 합류했다. 시트콤 ‘소울메이트’ OST C'mon Throuh의 주인공으로 말끔한 외모와 허스키하면서도 감미로운 미성의 소유자인 라세린드는 2009년 내한 이후 잠시 한국에 거주하며 ‘신초자취생’이라는 별명으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또한 2009년 ‘Say You Love Me'라는 곡으로 무려 3개월 간 싸이월드 BGM 차트를 석권한 M.Y.M.P의 여성보철 쥬리스도 그린플러그드에서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국내 유일, 환경 중심 콘서트

 

‘GPS 2011’의 또 하나의 선물은 페스티벌에 참여한 자우림, 이바디, 몽니, 안녕바다 등 아티스트 12팀이 모여 ‘숨∞’을 주제로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각자의 색으로 표현한 아름다운 새 앨범을 발매했다. 기존 곡들을 발췌한 모음집이 아닌 ‘숨’과 ‘그린’이라는 테마에 맞춰 각 팀들이 새롭게 작업한 신곡들로 구성돼 음악팬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앨범 자켓과 속지를 재생용지에 콩기름잉크로 인쇄함은 물론 그린플러그드 조직위와 아티스트는 앨범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환경기금으로 기부하기로 해 앨범 발매 의의를 빛냈다. 뿐만 아니라 자연에 대한 따뜻한 애정을 담아 디자인된 친환경소재의 공연라인업 티셔츠, 그린플러그드 심볼과 나뭇잎이 그려진 에코백도 한정 수량으로 준비해 각각 15000원에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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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플러그드'의 스태프들이 쓰레기통을 들고 공연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친환경 콘서트답게

관객들에게는 1인용 쓰레기봉투를 나눠줬다. <사진=박길상 기자>


그린플러그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디밴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신인 그린프렌즈 공모’를 진행하고 있어 유망한 신인 뮤지션들의 감격적인 페스티벌 데뷔무대도 선보였다. 다음뮤직과 함께 그린플러그드 홈페이지에서 팬들의 공개투표 방식으로 신인들을 뽑고 데뷔무대를 마련했다.

 

그린플러그드 인터뷰1.

▲용인에서 왔다는 남기환씨는 “뮤지션은

 물론 스텝들과 공연장 전체가 환경을

느끼게끔 만들어 보기 좋았다”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참여하는 고고보이스의 초비는 “평소에 샴푸대신 친환경 샴푸를 사용하고 카페에서는 일회용 컵이 아닌 개인 텀블러를 가져간다”며 “인터넷에 친환경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사이트에도 관심이 많다”고 환경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타카피는 “길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기 위해 주머니에 모았다가 버린다”고 환경사랑에 있어서도 그만의 개성을 보여줬다. 경계를 넘나드는 포크락으로 갓 데뷔한 니케아는 “평소에 걷는 것을 좋아한다. 공연에 함께 한 팬들이 재활용이나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등 일상에 돌아가서 환경에 대한 작은 실천을 함께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용인에서 달려와 이틀 내내 참여했다는 남기환(21세)씨는 “많은 뮤지션들이 참여해 골라 보는 재미가 있어 좋다”면서 “뮤지션은 물론 스텝들과 공연장 전체가 환경을 느끼게끔 만들어 보기 좋았다”라고 밝혔다.

 

한편 환경에 대한 특별한 관심과 음악의 축제가 어우러진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은 관객들과 제작진과 아티스트 모두 대등한 참여자로서 음악과 자연을 즐기는 시간이었고 끝난 공연이 끝난 후 관객들이 각자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모습이야말로 ‘그린플러그드’만의 색깔을 보여주는 절정을 장식했다.

 

yoonjung@h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