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대형건설사 ‘소방 불법’ 16건 적발

‘소방공사 불법 하도급’, ‘미등록 공사’ 등···건설사 “현장서 이뤄진 것, 본사 책임 아니다”

2019-12-10     정재형 기자
소방공사 미등록 업체 단속 현장 <사진제공=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

[경기=환경일보] 정재형 기자 = 국내 대형건설사들이 건축물 시공과정에서 국민의 생명 및 안전과 직결된 소방공사에 불법 하도급 및 시공 위반 등 ‘소방시설공사업법 위반’을 해왔던 것이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하 특사경)에 적발됐다.

도 특사경은 지난 5월부터 11월까지 ‘대형건설사의 소방공사 불법행위’를 수사한 결과, 대형건설사 7개와 관련 하도급 9개 업체 등 총 16개 업체를 적발, 13개 업체는 검찰에 송치하고 3개 업체는 형사입건 했다고 10일 밝혔다.

수사를 통해 드러난 불법행위는 ▷소방공사 불법 하도급(7개 업체) ▷소방시설 시공위반(2개 업체) ▷미등록 공사(6개 업체) ▷소방감리업무위반(1개 업체) 등이다.

우선 A 건설업체는 ‘무선통신보조설비’를 소방시설 설계도서와 다르게 시공했으며, B소방공사업체는 스프링클러 배관 미연결 및 소화기, 소방호스 미비가 확인됐다. 심지어 이러한 위반 사항을 관리할 소방감리업체 C는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았는데도 불구, 관할 소방서에 소방감리결과서를 허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D건설업체 경우 ‘무선통신보조설비’ 시공을 불법 하도급해 4120만원의 당초 시공비가 63.2% 줄어든 1518만원에 최종 시공되는 등 부실 소방공사 우려를 낳았다.  

도에 따르면 불법 하도급이 이뤄진 무선통신보조설비는 건축물 화재시 현장지휘관과 내부에서 활동 중인 소방관과의 지휘·작전통신을 위한 것으로, 무전이 취약한 지하층 및 층수가 30층 이상 건축물의 16층 이상에 설치하는 핵심 설비다. 따라서 해당 소방시설이 부실공사로 이어질 경우 화재 등 재난발생시 대형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건설사들의 불법 하도급 근절을 위해 ‘경기도 공공건축물에 대한 소방시설공사 분리발주 의무 조례’와 같이 일반 건축공사도 소방공사를 별도로 분리발주 할 수 있도록 관계법령의 개정이 요구된다는 도의 설명이다.

이병우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장은 “이재명 지사의 특사경 확대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소방수사를 특사경에서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이뤄낸 성과”라며 “생명과 직결된 소방공사의 불법행위 근절을 위해 중형건설사까지 수사범위를 확대해 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소방시설공사업법에 의거 ▷소방시설공사 불법 하도급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3개월 이내의 영업정지 ▷소방공사 시공·감리위반 행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과 1개월의 영업정지 ▷소방공사 미등록 공사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도에 따르면 현재 해당 건설사들은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건설현장에서 이뤄진 것이지 본사(법인)에서 묵인한 것이 아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