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처리 고민? 대체 플라스틱 활용 찾아야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 145kg, 폐기물 세계 6위‧‧‧ 재활용률은 9%
생산‧소비 절감, 식별가능 친환경인증 체계 정립, 회수‧퇴비 시스템 지원해야

2023-06-23     김인성 기자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가볍고 활용성 높은 소재다. 그러나 재활용이 어렵고 오랜 시간에 걸쳐 분해되면서 유해 화학 물질을 유출해 플라스틱 최대 소비국인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국민 건강 위협과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있다.

[국회=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플라스틱은 일상생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재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우수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뛰어난 재질로 많이 쓰여 왔다.

특히 지난 코로나 시국 동안 비대면경제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더욱 많은 물량이 쏟아져 나왔다. 이전까지도 폐플라스틱의 처리 문제는 항상 이슈가 돼 왔지만, 생활양식이 급변하다 보니 이제는 좌시할 수 없는 중요한 환경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고 가볍고 활용성 높은 소재다. 그러나 재활용이 어렵고 오랜 시간에 걸쳐 분해되면서 유해 화학 물질을 유출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도 하다.

2022년 OEC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200만톤 수준에서 2000년 2억1000만톤, 2019년 4억6000만톤으로 지난 70년 동안 약 230배 늘어났다.

또한 우리나라는 플라스틱 최대 소비 국가로 환경호르몬 위험 및 환경오염 등 사회‧환경적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2019년 기준 국내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세계 6위, 2020년 기준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145.9kg으로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주요국 대비 상당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률 고작 9%, 나머지는 소각‧매립‧유출

반면 재활용률은 9%에 불과하고 약 20%는 소각되고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환경으로 유출됐다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현재 플라스틱 감축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이고, 우리나라 역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탈플라스틱 사회 전환과 인식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전 세계 국가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금지 등 플라스틱 소비량을 감축하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기존 플라스틱의 장점을 살리되 인체에 무해하면서 재활용이 쉬운 ‘바이오 플라스틱’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세계적 추세에 발맞춰 올해 3월 윤석열 정부에서도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안)’을 발표했다. 플라스틱 관련 내용으로는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을 제한하고, 순수 바이오 플라스틱으로의 대체를 촉진하며, 폐플라스틱의 재활용 확대를 통해 ‘순환경제 활성화’하는 것을 목표로 명시했으나 아직 명확한 로드맵이 보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환경과 산업 공존을 위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탄소중립 실현과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전략 토론회’ 전경 /사진=김인성 기자

생분해 플라스틱은 바이오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서 시간이 지나면 곰팡이, 박테리아 등과 같은 미생물 또는 분해요소의 작용을 통해 물이나 이산화탄소로 완전분해 되는 획기적인 소재다.

다수 전문가들은 환경문제가 심각한 현시점의 플라스틱 대체 소재라고 여기며, 이제는 폐플라스틱의 처리를 고민하는 것을 넘어 대체 플라스틱의 개발과 산업성장을 고민해야 할 때라는 주장이다.

지난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탄소중립 실현과 친환경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전략 토론회’에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의원은 지난해 초 출범한 새 정부가 국정과제의 하나로 기후위기 등 사회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신산업인 ‘바이오플라스틱 육성방안 마련’을 명시한 것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우리 미래 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국정과제의 추진 방향을 세우고, 추진 내용을 채우는 데 정부 관련 기관들의 조속하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대수 의원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우리 미래 전략산업으로 자리매김하도록 국정과제의 추진 방향을 세우고, 추진 내용을 채우는 데 정부 관련 기관들의 조속하고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인성 기자

산자부 “생분해성 PLA산업 육성”, 환경부 “해양분해 조건 추가”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우리나라 플라스틱 산업은 자동차, 전자제품 등 전방 산업의 필수 소재로 산업 경쟁력에 기여하고 국민 생활의 편의성 향상에도 역할을 하고 있다며, “생분해성 플라스틱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미국, EU 등 글로벌 트렌드에 맞게 퇴비화‧자연토양‧해양 조건 등 세부적 관리 및 내수시장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산업부에서 ‘화학산업 포럼’ 플라스틱 분과를 운영해 생분해성 플라스틱산업 육성을 위해 정책과제 발굴을 통해 동 산업이 새로운 비즈니스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국제적 흐름과 국내 여건 등을 고려해 환경적 이점을 갖는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또한 작년에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에 대한 환경표지 인증 기준을 현실화했고, 앞으로 해양분해 조건도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자원순환의 현주소는 그다지 좋지 않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소각‧매립이 대부분이며 선별량 대비 재활용이 급격히 감소했으며 재활용 비율은 14%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플라스틱 1kg를 재활용하면 130g은 미세플라스틱이 발생해 국민건강에 위협이 된다. 플라스틱 가공-재활용-에너지-가스화-폐기 등 전과정에서의 탄소배출도 심각하다.

플라스틱 원료 생산과정에서 생애주기의 61% 수준의 탄소가 배출되며, 제품 가공 단계에서 약 30%, 폐기 단계에서도 단순폐기‧소각‧재활용‧퇴비화 과정에서 약 9%의 탄소를 배출한다. 2050년까지 약 54억tCO2e의 탄소배출이 전망된다.

즉 근본적으로 플라스틱 쓰레기의 발생량을 줄여야 하고, 동시에 현존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도 동시에 제거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영국 ‘퇴비제조기 보조금 지원’, 호주 ‘생분해 PLA 표준 발표’

해외의 경우 플라스틱 폐기물을 퇴비 공정으로 처리해, 미생물을 활용해 사용가능한 자원으로 전환 중이다. 영국의 경우는 2011년부터 가정 내 퇴비제조기 구입비용의 일부를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고 있다.

대표적인 농업국가인 호주는 2010년 ‘포장재처리 전략의 강화’의 일환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표준을 발표하고 ‘퇴비화 가능’ 라벨을 붙일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을 제공 중이다.

박재민 Grico 대표이사 목적에 맞게 수도권 매립지 등에 실증 퇴비화 시설을 단계별로 구축하고, 현재 PLA 유관상 기존 플라스틱과 식별 안 되기에 산업‧환경여건을 고려하고 식별이 가능한 친환경인증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봤다. /사진=김인성 기자

국내 대기업 또한 친환경 플라스틱의 제조 및 재활용 사업을 경영의 핵심 축으로 삼아 사업을 추진 중이다. 롯데케미칼은 2030년까지 생산하는 페트 전량을 화학적 재활용 패트(Cr-PET)로 전환하고 연간 34만톤을 생산하겠다는 목표다.

LG화학은 바이오 플라스틱, 생분해 플라스틱 위주로 투자하고 있으며, SKC는 생분해 PLA 세계 최초 개발 및 생분해 플라스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아울러 한화솔루션은 바다에서 스스로 분해되는 폴리에스터계 소재를 개발 중이다.

박재민 Grico 대표이사 “아직 국내 기업들의 노력에도 수거‧폐기 협력모델 부족한 실상”이라며 생분해 플라스틱 시스템화를 통해 신시장을 창출해 수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혐기성, 호기성 등 목적에 맞게 수도권 매립지 등에 실증 퇴비화 시설을 단계별로 구축하고, 현재 PLA 유관상 기존 플라스틱과 식별 안 되기에 산업‧환경여건을 고려하고 식별이 가능한 친환경인증 체계를 재정립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지속가능한 플라스틱 디자인을 위한 정책의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황성연 경희대 교수는 ▷생산, 유통, 소비재 회사가 순환경제 구조이론을 바탕으로 한 재사용 시스템 구축의 활성화 ▷재활용 어려운 포장용기 회수 및 퇴비화 시스템 지원 ▷보증금 반환 시스템 투명화, 생산자 책임방식의 강화 등의 의견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