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작을수록 더욱 위험해지는 미세플라스틱
체내 축적, 심각한 건강 위협··· 플라스틱 규제 강화, 생활 속 실천·행동 따라야
[환경일보] 미세플라스틱(microplastic)은 길이나 지름이 5mm 이하인 플라스틱 조각을 통칭하는 용어로, 매우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뜻한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를 거듭해 더 작아지고, 더 치명적으로 변하게 된다. 하나의 플라스틱이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 의해 작게 조각날 수 있기에 미세플라스틱은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미세플라스틱은 매우 작아 우리도 모르는 사이 체내에 흡수돼 건강을 위협한다. 2021년 영국 헐 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은 연간 평균 18만7000여 개의 미세플라스틱을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체내에 흡수된 미세플라스틱은 위, 대장 등 소화기뿐만 아니라 혈액에도 스며들어 혈류를 타고 이동하면서 폐, 신장, 간 등 주요 기관에 축적돼 암을 유발한다. 이외에도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해 단백질이나 DNA가 손상되며, 내분비계 균형이 깨지는 등 부작용이 심각하다.
우리가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은 더욱 작고 위협적인 존재가 돼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인류 문명과 함께 발전을 거듭하면서 생활의 편의를 제공하던 ‘플라스틱’을 확실하게 줄이고, 조금은 불편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비닐봉지 한 장에도 값을 지급해야 하고, 플라스틱 빨대보다 종이 빨대에 익숙해져야 한다. 심지어 플라스틱 컵을 사용할 수 없는 건물들도 생겨나고 있다.
우리는 다양한 매체에서 전해지는 환경 오염에 대한 소식을 접하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은 뒤, 쌓인 플라스틱 용기를 보고는 불편한 마음을 느낄 것이다. 미래 세대를 위해서라도 당장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당장에 누리는 편의들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람들이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미세플라스틱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확대하고 이를 대체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에는 청바지 염료인 ‘프러시안 블루’를 이용해 물속 미세플라스틱을 응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나, ‘마찰대전’을 이용해 미세플라스틱을 빨아들이는 필터 기술을 개발하는 등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또한, 기업들은 각종 제품군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한 ESG 경영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앞서 언급했던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플라스틱을 사용할 경우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품을 적극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러한 실천은 처음에는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기꺼이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면, 어느 순간 외출 전 텀블러를 챙기는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환경은 지금 세대만의 것이 아니다. 우리가 빌려 쓰고 있는 환경을 보존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당장 내일부터라도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추진해야 한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김서정 bellasea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