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친환경 꿀팁⑮] 집 밖에서의 초간단 ‘제로 웨이스트’

야외‧회사에서 실천할 수 있는 친환경 생활 실천 방법
외식‧쓰레기통‧이동수단‧테이크아웃 등 유용 정보 소개

2024-02-01     김인성 기자
제로 웨이스트는 의식적인 삶이다. 스스로 만족하고,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며, 소비에 끝없이 집착하지 않을 때 자원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사진=환경일보 DB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제로 웨이스트는 하나의 체계다.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수많은 아이디어의 집합이자 자연 친화적인 삶, 미니멀리즘 등의 생활 방식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자연은 인간에게 많은 것을 베풀었다. 앞으로도 자연에서 필요한 것을 얻는 삶을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공급 체계에 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

미니멀리즘과 제로 웨이스트는 핵심 원칙을 공유한다. 현실을 자각하고, 넘치는 잉여물을 줄이고, 스스로 만족하는 법을 찾는 것이다. 삶에 유용하고 크나큰 행복을 주는 것들만 추리고 나머지는 없애버리는 것이다.

스스로 만족하고,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며, 소비에 끝없이 집착하지 않을 때 자원을 아끼게 된다. 미니멀리즘과 제로 웨이스트는 의식적인 삶이다. 미니멀리즘은 우리에게서 아무것도 박탈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의 시공간을 사랑하는 것들로 꽉꽉 채우고 나머지는 과감히 없앰으로써 진정한 자유를 선사할 수 있다.

회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대부분 우리의 통제권 밖에 있다. 하지만 일상의 소소한 실천만으로도 쓰레기와 전쟁을 치를 수 있다.

1. 쓰레기통

회사 책상 위에 올려놓은 쓰레기통을 치워주는 사람이 따로 있을 경우,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재활용할 품목이 있다면 일반 쓰레기통에 버리지 말고 직접 회사 내에 마련된 분리수거함에 넣도록 하자. 가끔 일어나 움직이면 가벼운 운동도 된다.

나는 대부분 책상에 앉아서 업무를 보는 편이라 아예 일반 쓰레기통을 지정된 분리수거용 쓰레기통으로 바꿔주거나 내 쓰레기를 분리수거해줄 수도 있다. 쓰레기통에 라벨을 붙여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2. 재사용 물건 가져다 놓기

회사 사무실에는 전자레인지, 토스터(일회용이 아닌) 접시, 컵, 식기 등이 마련해 놓는 편이 좋다. 일회용 종이 접시나 플라스틱 그릇 대신 ‘진짜’ 접시와 그릇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일임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사무실 탕비실에 간식, 티 인퓨저, 재사용 가능 빨대, 올리브유 등이 늘 마련해 놓는 것도 한 방법이다. 회사에 이런 공간이 없다면 개인 책상에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할 수 있는 도구들을 가져다 놓는 것이 어떨까?

컴퓨터 프린터 설정도 아예 양면 인쇄가 되도록 설정해두면 좋다. 잉크를 아끼려면 잉크가 덜 드는 글꼴을 사용하면 절약에 도움이 된다. /사진=환경일보 DB

3. 종이와 잉크 절약하기

회사에서는 사무용 종이를 직접 구매하기가 어렵지만 재택근무할 때는 100% 재생지를 구입해 사용하자. 컴퓨터 프린터 설정도 아예 양면 인쇄가 되도록 설정해두면 좋다. 잉크를 아끼려면 잉크가 덜 드는 글꼴을 사용하면 된다. 가라몬드, 타임스뉴로만, 헬베티카 등의 글꼴은 잉크가 덜 든다.

4. 회사에서 실천하기

회사의 규모나 문화에 따라 방법은 다르겠지만, 제로 웨이스트를 실현하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구내식당에 일회용 빨대 사용을 다시 한번 생각해달라는 안내판을 붙이면, 이후 사람들의 빨대 사용이 눈에 띄게 줄 것이다. 또 사내에 퇴비 통을 설치해 음식물 쓰레기를 모아 쓰레기 매립지로 갈 수 있는 음식물을 퇴비로 만들면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큰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다니는 회사에서 간단하게 실천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 방법이 있는지 살펴보자.

일단 간단한 프레젠테이션을 해보는 건 어떨까? 회사 사람들에게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과 그렇지 않은 품목을 보여주자.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은 재활용을 쉽게 구분하고 분리배출 규칙에 맞게 쓰레기를 버릴 것이다.

5. 도시락

포장 음식은 쓰레기를 많이 배출한다. 도시락은 쓰레기를 줄이고 돈도 아끼는 지름길이다. 나는 도시락 가방에 아침, 점심, 간식은 물론이고, 지갑이나 휴대폰 같은 소지품도 넣어 다니는 것을 추천한다. 주중 내내 점심 도시락을 싸야 할 때는 대략 샐러드 두 번, 샌드위치 두 번, 남은 음식 한 번 정도로 식단을 계획하는 건 어떨까. 가끔 남은 재료들을 모두 섞어 도시락을 채우고 수프나 샐러드에 곁들여 먹기도 한다.

팁 : 수프를 평소 먹는 분량의 두 배 정도 넉넉히 만들어 470mL 유리 용기에 넣고 냉동 보관한다. 배가 많이 고픈 날에는 냉동실에 보관한 수프를 미리 꺼내두고 점심시간에 어느 정도 해동된 수프를 전자레인지에 짧게 돌려 먹으면 된다. 이렇게 하면 준비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6. 테이크아웃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이 맛있는 음식을 포장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나는 새로운 맛집을 발견하면 음식점에 가기 전에 미리 전화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사항을 말하고 다소 특이한 주문을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담을 용기를 직접 가져간다고 하면 98%는 선뜻 그렇게 하라고 한다.

미리 전화로 알려주면 거절당할 확률이 줄어들고 급하게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 직장인들의 점심시간으로 한창 바쁜 시간대는 피하는 편이다. 식당 측에서도 너무 바쁘다 보니 개인적인 요구를 일일이 들어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오후 1시30분 정도가 되면 식당도 조금 한가해진다.

만약 개인 용기에 담아달라고 했을 때 직원이 당황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냥 매장에서 먹겠다고 말한 뒤 음식을 준비해 간 용기에 담아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다. 개인 용기를 가져가도 될지 허락을 구하지 않아도 된다. 허락은 필요 없다. 정중하게 웃는 얼굴로 말을 건네자. “혹시 음식을 개인 용기에 담아주실 수 있나요? 감사합니다.” 이렇게 말한다면, 식당 주인은 흔쾌히 여러분의 요구에 응해줄 것이다. 당당하고 정중한 태도가 힘의 역학을 바꾼다.

당연한 말이지만 빈 용기를 가져갈 때는 알맞은 크기인지, 깨끗한 상태인지 확인하자. 지저분한 용기를 가져가면 안 된다. 식당에서 용기를 씻어주지도 않을뿐더러 괜히 좋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

가고 싶은 식당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인터넷으로 그 식당에서 음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검색해볼 수 있다. 정보들을 미리 알아두면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사진=환경일보 DB

7. 외식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외식을 하면 온갖 그릇이며 접시, 식사 도구 등 ‘진짜’ 식기에 음식이 담겨 나온다. 고급 식당에서 일회용 종이 접시에 음식이 나온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하지만 밖에서 밥을 먹을 때 부지불식간에 일회용품을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가고 싶은 식당을 발견하면 가장 먼저 인터넷으로 그 식당에서 음식이 어떻게 나오는지 검색해볼 수 있다. 일회용 접시가 아닌 진짜 접시에 나오는가? 천으로 된 냅킨을 사용하는가? 음료에 일회용 빨대를 꽂아서 주지는 않는가? 이런 정보들을 미리 알아두면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다. 집에서 재사용이 가능한 빨대를 준비해 가거나 빨대를 주지 말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

종이 냅킨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사용 후 집으로 가져와 퇴비로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음식을 남길 경우를 대비해 작은 밀폐 용기를 준비해 남은 음식을 담아올 수도 있다. 모든 음식이 일회용 식기에 나오는 곳에 가야 한다면 집에서 개인 식기를 가져간다.

어떤 식당은 차가운 음료만 일회용 컵에 제공하는 곳도 있다. 개인 컵에 담아달라고 부탁하면 대부분 흔쾌히 요구를 들어준다. 필요한 것을 부탁할 수 있는 약간의 자신감과 용기만 있으면 된다.

8. 이동 수단

‘30분’의 원칙이 있다. 도보로 30분 미만 걸리는 거라는 걸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전거도 좋은 이동 수단이다. 걸어서 30분 걸리는 거리는 자전거로 10분이면 도착한다. 짧은 거리일수록 걷거나 자전거 타는 시간을 늘려보자. 자동차는 가고 멈추기를 반복하면서 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

걷기나 자전거 타기는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보면 앉아 있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30분 원칙 덕분에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많아지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운동하는 효과를 본다. 차가 필수인 곳이라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 갈 때는 30분 규칙을 자주 적용해보자.

카풀 일정표를 만들어 가까운 거리에 사는 사람들끼리 탄소배출 절감에 뜻을 모아 함께 출퇴근할 방법도 마련할 수 있다. 카풀 일정표는 직장 내 취미 활동 동호회 모임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함께 운동을 하거나 취미 활동을 할 구성원을 모으는 용도로 말이다. 혼자 다니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다니면 출퇴근길이 훨씬 재미있다.

도로에 차가 적어지면 교통 체증도 줄어든다. 도로에 있던 자동차들이 갑자기 3분의 1로 줄어든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운전할 맛이 나지 않을까? 느긋하게 달리면서 연비도 절약된다. 고속도로에서 차가 막혀 계속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것은 꾸준히 시속 100km로 달리는 것보다 더 많은 기름을 소모하고 더 많은 오염 물질을 방출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도 고려해보자. 내가 사는 지역에는 배, 기차, 버스 등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이 있다. 대중교통 수단이 다양하다 보니 원하는 곳은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갈 수 있다. 거주하는 지역의 다양한 대중교통 수단과 운행 시간을 찾아보자. 자신에게 맞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노력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