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친환경 꿀팁㉓] 지구를 지키는 똑똑한 학교생활

잔반 없애기, 학용품 과소비↓, 슬라임 등 유해물질 미사용 등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지구 보호하는 방법

2024-05-31     김인성 기자
지구에서 살고 있는 한, 우리 모두는 지구를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기여해야 한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지구를 지키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사진=환경일보 DB

[환경일보] 김인성 기자 = 친환경, 에코라는 말은 이제 일상에서 굉장히 쉽게 접하는 말이 됐다.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내가 하는 행동이 과연 환경에 도움이 되는 것인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심지어 이윤을 남기는 기업들조차 환경에 대해 고민하고, 생분해가 잘되는 친환경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앞으로 우리의 삶은 환경, 에코라는 말을 빼고는 살아갈 수가 없다.

이 모든 현상들은 굉장히 고무적이다. 나 자신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삶이 아닌 타인과 함께하는 삶,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환경과 자연에 관심을 갖는 이타적인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이 지구에서 살아갈 미래의 아이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은 마음 또한 반영된 것이다.

지구에서 살고 있는 한, 우리 모두는 지구를 위해 아주 작은 일이라도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환경운동은 대단한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일상을 사는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이 환경운동이 될 수 있다. 쓰레기를 쓰레기통을 버리는 지극히 당연한 일도, 가정에서 단열을 해서 난방비를 절약하는 것도, 에너지나 물을 절약하는 것도, 모두 환경을 지키는 일이자, 지구를 위한 행동이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이 생활하는 학교에서 지구를 지키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학교에서 지구 지키기!  

- 잔반 NO, 급식은 먹을 수 있는 만큼만 -

학교에서 생활하다 보면, 아이들이 엄청난 양의 잔반을 남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학교에서는 잔반을 줄이기 위해 남기지 않는 아이에게 매달 상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오늘 급식을 먹을 만큼 받아서 잔반을 남기지 않았다면, 아이는 오늘 지구를 위해 무척이나 큰일을 한 것이다. 음식은 모자라는 게 더 낫다. 더 가져와서 먹으면 된다.

음식물쓰레기는 전체 생활쓰레기 발생량의 29%나 차지한다. 그중 70%는 가정과 학교, 소형 음식물에서 발행한다. 우리가 집에서, 혹은 음식점에서 조금씩 신경 쓴다면 음식물스레기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전 국민이 음식물쓰레기 20%를 줄이면 연간 온실가스는 177만CO2가 감소한다. 승용차 47만대가 소비하는 이산화탄소 양이고, 소나무 3억6000만 그루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 양이며, 에너지는 연간 18억KWh 절약된다. 또 보일러 등유 226만 드럼의 전력이 절약되고 1억8600만장의 연탄으로 39만 가구가 겨울을 날 수 있는 양이다.

어쩔 수 없이 음식물쓰레기가 나왔다면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배출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의 약 80%는 수분이기 때문에 가급적 수분을 제거해 배출한다. 또 음식물이 아닌 이물질이 혼입되지 않도록 하며, 큰 덩어리의 폐기물은 크기를 작게 해서 배출하면 수집, 운반이 용이하다. 파쇄가 어렵거나 이물질이 섞여 있는 것, 유해물질이 포함된 것은 일반 쓰레기 종량제 봉투로 배출해야 한다. 먹을 만큼만 덜어 와서 잔반 남기지 않기. 가장 손쉬운 환경운동이다.

 

- 학용품 사 모으기는 이제 그만!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꼭 사용하게 되는 것이 바로 학용품이다. 필기도구를 좋아하는 친구들은 심지어 학용품을 사서 모으기까지 한다. 책가방 속 화려한 색상의 학용품들. 과연 안전할까?

결론은 아니다. 화려한 색상을 내기 위해 사용되는 안료나 페인트에 납, 카드뮴, 크롬과 같은 중금속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우개처럼 말랑말랑한 재질을 내려면 플라스틱에 프탈레이트와 같은 가소제를 섞어서 사용한다. 프탈레이트는 환경 호르몬으로 체내에 축적되면 내분비계를 교란시키는 유사성호르몬과 같은 역할을 한다.

프탈레이트는 DEHP, DEP 등 총 6가지 종류로 나뉘며 유럽연합에서는 DEHP, DBP, BBP 등 프탈레이트 3종의 독성과 유해성을 입증해 2005년부터 생산과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나머지 DINP, DIDP, DNOP 3종은 아이들이 입에 넣을 수 있는 장난감이나 아동용 제품에 금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아동용품만 규제하고 있어 일반 생활용품은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용품에 사용된 프탈레이트는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기 아이들이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호르몬 교란, 뇌발달 저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악화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환경일보 DB

질감이 부드럽거나 유연한 학용품은 가소제로 프탈레이트가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부드럽거나 유연할수록 많은 프탈레이트가 포함돼 있다는 뜻. 물리적 마찰이나 열에 의해 프탈레이트가 공기 중으로 빠져나오면, 인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므로 악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는 2005년 식품 용기에 프탈레이트 사용을 금지했고, 2006년에 플라스틱 재질의 완구 및 어린이용 제품에 DEHP, DBP, BBP 등 3종의 프탈레이트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그러나 PVC를 말랑말하게 해주는 물질인 DEHP는 치아 발육기나 젖꼭지 등 어린이들이 입에 넣을 수 있는 일부 PVC 완구에 대해서만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학생들이 사용하는 학용품에 사용된 프탈레이트는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성장기 아이들이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면 호르몬 교란, 뇌발달 저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악화 등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중금속은 피부를 자극해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 납, 수은, 카드뮴 등은 지능이나 신경계통 발달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할 수도 있다. 이런 물질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필요 이상으로 너무 많은 필기도구를 사는 것은 자제하자.

 

- 슬라임과 같은 유해물질 사지 않기 -

초등학교에서 환경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슬라임, 즉 ‘액체괴물’을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중학생, 고등학생, 어른들도 슬라임을 가지고 논다. 예전에는 자연에서 흙을 가지고 놀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면, 요즘 아이들은 슬라임을 가지고 놀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그런데 이 액체괴물은 과연 안전할까?

최근 슬라임에서 유해물질이 대거 발견돼 큰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시중에 유통 중인 액체괴물 148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0개 제품에서 붕소, 메칠이소치아졸리논, 메칠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과 같은 방부제, 프탈레이트 가소제 등 안전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물질이 검출돼 수거 및 회수 명령을 내렸다.

적발된 제품 중 87개는 붕소가 기준치를 초과했고, 이 중 17개는 붕소 뿐 아니라 방부제, 프탈레이트 가소제도 기준치를 넘겼다. 이 외 8개 제품에서는 방부제가, 5개 제품에서는 프탈레이트 가소제가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붕소는 눈과 피부에 노출되면 자극을 일으키고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생식발달에 문제를 일으키는 유해물질이다.

특히 메틸이소치아졸리논과 메틸클로로이소치아졸리논은 몇 년 전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가 폐섬유종을 일으킨,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접수받은 바에 의하면 사망자가 239명, 심각한 폐질환 형태로 발현된 것이 1528명에 달하는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참사를 불러일으킨 바로 그 물질이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산모와 영유아였다. 민관합동 폐손상조사위원회에 의하면 살균제 사용자 수를 약 80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피해 규모는 더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탈레이트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몸에 들어오면 여성호르몬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내분비계를 교란시킨다. 한국소비자원에 의하면 전국 슬라임 카페 20개소가 사용하는 슬라임과 부재료 100종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19종이 안전 기준에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안 좋은 화합물로 만들어진 슬라임을 만지는 대신, 자연에 가서 흙도 만지고 돌도 만지고 나무도 만지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슬라임은 말 그대로 환경에도 사람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괴물일 수 있다.

 

- 청소년은 색조 화장품 주의 -

딸이 있는 엄마들이 하나같이 하는 말이 있다. 집에서 색조 화장품만 몇 트럭은 나올 거라고. 아이브로우와 아이섀도가 수십 개, 거짓말 조금 더 보태서 립스틱은 수백 개, 볼터치는 여러 개, 파운데이션, 트윈케이크, 비비크림 등 얼굴 톤을 조정하는 색조 화장품이 수두룩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장기 어린이의 피부는 어른과 달리 연약해서 외부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화장품에 들어 있는 일부 성분에 더 쉽게 자극을 받을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사진=환경일보 DB

스트레스를 받으면 립스틱을 산다고 말하는 아이들도 많다. 최근 어른들처럼 짙은 화장을 하는 어린이도 많은데, 조사에 따르면 여자어린이 42.7%가 색조 화장을 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화장품을 사용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피부와 모발을 청결하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어른처럼 보이고 싶어서 화려한 색조 화장품들에 관심이 많다.

화장품은 물을 포함한 수용성 물질, 유용성 물질(오일 및 버터), 계면활성제(가용화제, 유화제, 분산제), 보습제, 증점제, 색소 및 안료(색조 화장품의 기본 재료), 보존제(방부제), 산화방지제, 착향제, 향료 등으로 이뤄져 있다. 우리나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리 하에 법적으로 화장품의 생산, 판매(유통), 소비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관련법으로 규정해 안전성 등을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다양한 화학 물질의 혼합물인 화장품이 성장하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성인들도 화장품의 일정 성분에 반응해 피부발진이 일어나거나 두드러기, 알레르기, 가려움증 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는 것이 타르색소인데, 이는 석유 잔여물로 만들어지며 일부 성분이 암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색조 화장품에는 약 20여종의 안료(색상가루)가 사용되는데, 금속화합물로 이뤄져 있어 일부 물질의 경우 납, 카드뮴과 같은 중금속이 함유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입에 닿아 섭취할 수 있는 립스틱, 립글로스, 립틴트의 경우는 피해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성장기 어린이의 피부는 어른과 달리 연약해서 외부 자극에 민감하기 때문에 화장품에 들어 있는 일부 성분에 더 쉽게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오면 반드시 비누로 깨끗이 씻은 후 로션 등으로 피부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그리고 청소년들은 매니큐어, 립스틱, 마스카라, 아이섀도 등 색소나 안료가 들어간 색조 화장품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눈 주위에 바르는 화장품은 안료의 가루 날림으로 인해 눈으로 들어갈 경우 시리고 맵고 충혈이 되는 등 안구질환이 생기기 쉽다. 심한 경우 알레르기성 결막염 등 염증이 생길 확률도 높다. 렌즈를 끼는 경우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