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위태로운 한반도 하구·연안 생태계
[KEI 환경포럼: 하구·연안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위기 대응]
통합적 환경정보 체계 구축, 지속가능한 관리 전략 필요
데이터 기반 정책, 지역사회 참여, 하구 관리법 제정 중요
[엘타워=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한반도는 독특한 지리적 특성과 풍부한 생태 자원을 지니고 있다. 그중에서도 한반도의 하구와 연안 지역은 생태계의 보고로서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동시에 우리에게 경제·문화적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한반도 하구·연안의 생태계는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한반도 하구·연안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기후위기 대응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환경연구원(KEI, 원장 이창훈)은 지난 6월 26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한반도 하구·연안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기후위기 대응’을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하구 연안의 관리 이슈, 이슈 해결을 위한 필요 사항, 그리고 이행을 위한 노력 등을 논의했다.
이창훈 KEI 원장은 환영사를 통해 “하구 연안의 생물다양성과 생태적 가치는 매우 높으나 다양한 문제들이 얽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다양한 연구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KEI는 앞으로도 다양한 연구와 정책을 꾸준히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 지역사회 공감대 형성 필수
이어 김충기 KEI 자연환경연구실장, 김성우 인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조승희 전남연구원 농수해양연구실장, 박경 Texas A&M 대학교수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김 실장은 발표에서 한반도 하구와 연안 생태계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통합 환경 정보체계’ 구축을 통한 지속가능한 관리 전략을 제시하며 “하구와 연안 지역이 생물다양성이 높고 기후변화에 취약하므로 이를 보호하기 위한 데이터 통합과 정책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해양 쓰레기의 대부분이 육상에서 유입되므로 육상에서의 관리 또한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인천 지역의 한강 하구와 연안 관리 현황과 이슈에 대해 밝혔다. 그는 “한강 하구의 범위를 넓게 설정해 통합 관리가 필요하다”며 수질, 생태계, 쓰레기 문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미세 플라스틱 오염 상황이 심각한 수준으로 이에 대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며, 통합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시민 참여와 지역사회의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조 농수해양연구실장은 전남 지역의 영산강 하구·연안의 환경 관리 현황과 이슈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영산강 하구의 수질과 생태계 건강성이 악화하고 있다. 이제는 해수 유통이 필요할 때”라며 “중장기 전략 수립과 해수 유통 실증 사업, 생태계 복원 대책 마련, 생태 관광 프로그램 개발과 같은 지역 발전과 생태계 보전의 연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경 교수는 미국 체서피크만(Chespeake, Bay)의 연안·하구 관리 시스템을 예로 들며 데이터 기반의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미국이 체서피크만으로 연구한 연안·하구 데이터와 모니터링 결과, 모델링의 활용 사례 등을 소개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관리 체계 구축을 위해 정책의 일관성과 데이터의 통합적 활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육상-해양 간 이원화된 환경관리 체제 개선해야
김종률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이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이창희 명지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교수, 남정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선임연구위원, 이양주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가 패널로 참여해 한반도 하구·연안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통합적 관리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창희 교수는 하구 관리에 대한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지식 기반, 통합적 관리 체제의 부재와 육상-해양 간 이원화된 환경관리 체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구 관리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으며, 남정호 선임연구위원도 통합적 관리 체계의 부재와 법적 근거의 취약성을 지적하며 하구 관리법 제정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하구의 공간 환경 계획을 통해 실질적인 통합 관리를 구현할 수 있다”며 “이 계획은 법적 제정보다 훈령에 따라 규정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접근 방식은 현재 행정구역별 환경 계획의 한계를 극복하고 유역별로 통합된 관리를 실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는 소통과 투명한 정보 제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며 “환경 문제 해결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참여가 매우 중요하다”며 “그들의 협력·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선 상대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것과 투명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수”라고 설명하며 앞으로도 모두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