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곤돌라 귀신아 물럿거라”
서울환경연합, 남산 곤돌라 사업 철회 촉구 퍼포먼스
[환경일보] 서울환경연합은 7월 20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남산을 아끼는 시민의 모임인 ‘남산의 친구들’과 함께 남산 곤돌라 설치로 인해 베어질 위기에 처한 나무들에 금줄을 치고 남산 생태계를 파괴하는 ‘남산 곤돌라’ 사업 철회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 서울시는 “남산 생태계를 보존하고 남산을 이용하는 시민의 편의도 증진하겠다”며 “생태와 여가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프로젝트의 핵심 내용이 곤돌라와 스카이워크 등 대규모 여가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것이라 환경 영향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곤돌라의 운영 수익금을 바탕으로 생태경관보전지역 관리 등 생태계 회복 사업도 진행하지만, 신규 여가 공간 조성 등 개발사업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발표하고 1년이 넘도록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개최한 바 없다. 그럼에도 올해 11월 곤돌라 사업에 착공할 계획이다.
이에 서울환경연합은 남산의 친구들과 사회적기업(주)시소의 아보리스트 등 시민 20여명과 함께 남산 곤돌라 상부 승강장이 들어서는 남산 팔각광장에서 곤돌라 설치 과정에서 벌목될 우려가 높은 나무에 금줄을 묶으며, 남산을 아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것 그리고 곤돌라 사업을 철회할 것을 서울시에 촉구했다.
금줄은 예로부터 부정한 것들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끼줄로 치는 신성한 경계다. 이날 퍼포먼스를 진행한 최영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팀장은 “이 금줄에는 곤돌라를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탐욕으로부터 남산을 지켜달라는 친구들의 걱정과 애정이 담겨 있다”며 “순환버스 체계가 편리하게 작동하고 있는 남산에 2개의 케이블카가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자들은 곤돌라 사업 중지를 요구하는 메시지를 담아 팔각광장에 모여 60m가 넘는 금줄을 함께 만든 뒤 ▷곤돌라 상부승강장 예정지에 위치한 느티나무 3그루와 쉬나무 1그루 ▷곤돌라 경로 하단에 있는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수령 100년 이상의 음나무에 묶었다.
나무에 묶인 금줄에서 “남산이 잠깐 시장 개인의 놀이턴가?”, “정말 서울 시민이 원하는 사업인가요?” 등 메시지가 바람에 휘날렸다.
이날 퍼포먼스에 함께 한 (주)시소의 김명은 아보리스트는 “나무 꼭대기에서 본 음나무는 건강한 생명 그 자체였다”며 “나무는 멀리서 보면 여러 그루 중 하나로 보이지만 나무 위에 올라가서 보면 사람처럼 각각의 생명으로 다가온다. 곤돌라 개발로 얻을 편리함과 돈을 이유로 생명을 잘라내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은 지난 3월, 남산을 아끼는 시민들의 자발적 모임인 ‘남산의 친구들’을 결성한 뒤 곤돌라 사업으로 파헤쳐질 위기에 처한 남산 생태계 보호를 위한 시민 활동을 진행해 왔다. 현재 약 140명의 시민이 남산의 친구들로 함께 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남산을 아끼는 시민들과 함께 앞으로도 남산 생태계를 심각하게 파괴할 곤돌라 개발을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