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곰 다룬 영화 ‘곰마워’ 유튜브 공개

40여년 간 이어진 국내 곰 사육 산업의 잔혹한 실태 고발

2024-07-25     이정은 기자

[환경일보] 동물자유연대가 사육곰 다큐멘터리 영화 ‘곰마워’를 공개하며 농장에 남은 사육곰 보호를 촉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7월25일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화 ‘곰마워’를 공개했다.

동물자유연대가 기획, 가이아 TV가 제작한 영화 ‘곰마워’는 40여년 간 이어진 국내 곰 사육 산업의 잔혹한 실태와 농장에서 사육되던 곰 22마리가 뜬장에서 구조돼 미국 생츄어리로 이주하는 과정 등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작 당시 사육곰 산업 종식을 원하는 시민 300여명이 영화 제작을 위한 펀딩에 참여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육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아직 농장에 남아있는 280마리 사육곰의 조속한 구조 및 보호를 촉구하기 위해 영화 ‘곰마워’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영화는 오랜 시간 사회에서 방치된 사육곰 산업의 역사와 실태를 조명하는 한편, 2022년 동물자유연대가 진행한 동해 사육곰 22마리 생츄어리 이주를 통해 새로운 희망을 제시한다.

10여년 간 뜬장에 갇혀 살던 사육곰들이 30만평이 넘는 방사장으로 이동한 뒤 자연스럽게 본능과 습성을 깨닫고 자유를 찾아가는 모습이 시사회를 찾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켰다는 평이다.

국내 사육곰 산업은 1980년대 농가 수입 증대 목적으로 정부가 곰 사육을 권장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멸종위기종 보호 여론으로 인해 1985년 곰 수입이 중단되고, 1994년 우리나라가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면서 수출 또한 금지됐다.

이후 정부는 웅담 채취를 위한 사육곰 도살을 합법화했고, 법적 도살 연령 또한 25살에서 10살로 낮췄다.

그러나 시대 변화와 점점 더 극심해지는 시민단체의 반대 등이 이어지며 정부는 2010년대 초반이 돼서야 ‘사육곰 실태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사육곰 개체수 관리에 돌입했다.

구조를 앞둔 사육곰 2마리. /사진제공=동물행동권 카라

당시 정부는 중성화 수술을 통한 개체 수 조절을 결정하고,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사육곰 967마리에게 중성화 수술을 시행했다.

2021년 정부는 사육곰 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농가,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조직하고, 2022년 1월 ‘곰 사육 종식을 위한 협약식’을 진행하며 사육곰 산업 종식을 약속했다.

그 결과 2023년 12월, 웅담채취용 사육곰 산업의 종식을 법제화하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하 야생생물법)’이 국회를 통과하며 우리나라는 40여년을 이어온 곰 사육 산업의 종식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철창 안에 갇힌 사육곰 문제는 아직 남아있다.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동물자유연대가 사육곰 민관협의체에 처음 참여하던 2012년부터 10여년 간 사육곰 보호‧관리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산업 종식을 법제화한 지금까지도 농장에는 곰들이 남아 고통받고 있다”면서 “영화 ‘곰마워’ 공개를 통해 아직 철창 안에 남은 사육곰 보호 대책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