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미래] 국가숲길을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
이수광 국립산림과학원 산림휴먼서비스연구과 연구사
[환경일보] 가을은 산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산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직접 찾아가 여유 있게 걸으며 체험하는 것이지만, 가을 산에는 여러 위험요소가 있다. ‘산림문화·휴양에 관한 법률’에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산에 조성하거나 연결한 길을 ‘숲길’로 정의해 누구나 안전하게 산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 산에는 이렇게 법률에 따라 조성된 8200개(연장거리 3만9000km)의 숲길이 있다. 또한 숲길의 양적 성장에 이어 질적 성장을 이루고자 2019년 대표적인 숲길을 국가숲길로 지정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국가숲길은 숲길을 체계적으로 운영 및 관리함으로써 산림·생태적, 역사·문화적 가치가 높은 숲길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실현하는 동시에 지역의 우수 산림자원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의 목적도 있다.
국가숲길은 연장거리 50km 이상, 3년간 방문객 수 등의 규모와 대표적인 가치를 평가해 지정한다. 현재 지리산둘레길, 백두대간트레일, DMZ펀치볼둘레길, 대관령숲길, 내포문화숲길, 울진금강소나무길, 대전둘레산길, 한라산둘레길, 속리산둘레길 총 9개소(1465.6km)가 지정돼 있다.
산림청에서는 국민이 국가숲길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과 관리 측면에서 적극적인 숲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용 측면에서는 2022년 국립산림과학원에서 개발한 숲길 이용등급 구분 방법을 국가숲길에 적용해 현장 조사를 통해 얻은 노선 정보와 산출된 이용등급을 온·오프라인으로 안내하고 있다. 이러한 노선과 이용등급 정보를 바탕으로 이용객이 자신의 체력과 수준에 맞게 숲길 구간을 선택할 수 있고, 국가숲길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정보는 산행 전 국가숲길 홈페이지와 안내센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올해 말까지 숲길 이용등급별로 구간별 소요기간과 평균 칼로리 소모량 등도 안내할 계획이다. 또한 숲길 기초데이터 표준화 연구를 통해 선으로만 구성된 노선도에 노면 유형, 각종 시설물 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추가 제공해 이용객이 숲길 정보를 사전에 확인해 선택하고 위험요인을 측정하는 안전성 평가제도를 도입해 안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관리 측면에서는 산림청이 2021년에 국가숲길의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해 국가숲길 운영관리 표준을 마련했고, 국립산림과학원은 올해 표준항목에 대한 실증 사례와 방법 등을 정리해 국가숲길 운영관리 가이드라인을 발간했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협력 모델을 통해 국가숲길의 가치를 높이는 사례도 소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숲길을 대표하는 국가숲길을 안전하고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나에게 맞는 코스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숲길 홈페이지와 안내센터에서 관련 정보를 사전에 얻고 기획하는 것이 첫 번째다. 청명한 하늘과 완연히 달라진 서늘한 공기의 가을 정취 속에서 그 첫 번째 시도를 즐겨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