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톡톡] 푸드테크, 식품 산업에 친환경을 더하다

스마트팜, 대체육, 푸드 업사이클링 기술로 식량 안보 확보, 탄소 배출 감축

2024-10-28     편집국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강민석

[환경일보] 전 세계적으로 인구가 급증하고 환경오염이 심각해짐에 따라 식량 안보가 위협받기 시작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푸드테크가 떠오르고 있다. 푸드테크란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에 바이오, AI, IoT, 3D프린팅, 로봇과 같은 혁신 기술이 접목된 신산업분야를 의미한다.  

푸드테크는 농축산물의 생산부터 식당 운영까지 여러 방면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있으며, 스마트팜, 대체육, 키오스크, 서빙 로봇 등이 모두 푸드테크의 사례이다. 본 글에서는 이들 중 친환경과 관련된 사례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기후변화로 인해 자연재해가 잦아짐에 따라 농업이 큰 타격을 받으며 작물 수확량이 불안정해지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원격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측하고 최적의 상태로 관리하는 농업 방식인 스마트팜이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팜은 작물의 수분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상황에 맞게 적당량의 물을 공급하기 때문에 물 낭비를 줄일 수 있는 농업 방식이다. 그리고 재생에너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스마트팜을 활성화하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영주시농업기술센터 스마트팜 시설에서 재배하는 딸기 /사진제공=영주시

또한, 기존의 전통 농업과 달리 스마트팜은 수직으로 작물을 재배하는 농장이기 때문에 한정된 면적에서 더 많은 작물을 생산할 수 있으며, 경작지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팜은 노동·에너지 등 투입 요소의 최적 사용을 통해 자원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는 농업 방식이다.

육류·생선·우유 등 동물 단백질을 식물·곤충·배양육과 같은 식물 단백질로 대체하는 신식품을 의미하는 대체 식품도 푸드테크의 사례이다. 이는 식물성 원료로 동물성 고기의 맛과 질감을 구현하고, 식용동물의 줄기세포를 추출·배양해 합성고기를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대체 식품의 이용량을 늘리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대체 식품 중 하나인 식물성 대체육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친환경 시멘트의 3배, 친환경 건물의 7배, 전기자동차 등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차량의 11배 이상이다. 환경오염이 지속되며 친환경 대체 식품의 필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고, 이에 맞춰 사람들도 대체 식품에 대한 소비를 늘리기 시작했다. 또한, 국내의 기업들은 식물성 대체육 브랜드를 론칭하며, 자체 개발 식물성 소재로 만든 순대와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0%인 참치와 만두 제품 등 다양한 대체 식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체육 샌드위치를 제공하는 한 식당 /사진제공=서울시

식품의 제조·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이나 등외품을 활용해 음식을 제작하는 푸드 업사이클링도 푸드테크의 사례이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맛과 영양에는 문제가 없지만 상품 가치가 떨어져 폐기되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고안됐고, 맥주를 만들고 나온 보리 부산물이나 각종 곡물, 과일, 채소 및 생선 껍질 등이 푸드 업사이클링에 활용된다. 이러한 음식물 쓰레기양이 전 세계 음식 생산량의 3분의 1인 13억톤에 달하며, 음식물 쓰레기들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에 해당한다. 따라서 푸드 업사이클링은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푸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푸드 업사이클링 산업도 대체 식품 산업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 산업의 규모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530억 달러(약 68조원)로 연평균 4.6%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여러 기업에서 맥주, 식혜의 부산물로 만든 에너지바와 병아리콩 껍질을 활용한 스낵이나 열대 과일 껍질을 100% 활용해 만든 대체 밀가루 등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이 푸드 업사이클링 산업이 확대된다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변화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푸드 업사이클링을 이용한 시리얼과 과자류 /사진=김태현 객원기자

푸드테크는 기후변화와 식량안보 위기를 극복하고, 자원 고갈과 생물다양성 보존 등 미래에 직면할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이다. 푸드테크 산업은 지금까지 그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원재료 생산 및 대체식품 개발 부문에서 기술과 그 활용 수준이 해외에 비해 아직 미비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푸드테크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우선 명확한 법적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그리고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 및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지원책을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또한, 푸드테크 산업 육성 정책이 먹거리 문제를 기술과 기업의 성장 관점에서만 접근하지 않고, 푸드테크 기업과 농업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같은 방안을 기반으로 우리나라에서 푸드테크 산업이 발전한다면, 온실가스와 탄소 배출량을 줄이며 친환경에 기여함과 동시에 앞으로 발생할 식량난을 해결하는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글 /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강민석 minsk032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