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
“녹색전환 선도, 환경보전·탄소중립 전국 사업 추진”
자연성 회복·생물다양성 증진, 그린벨트 훼손지역 자연환경 복원 중금속 오염 토지 생태복원··· 장항 습지 복원사업 신규 추진 민간기업 재원과 기술력 결합··· 수변녹지 탄소저감숲 확대 조성
[환경일보] 박선영 기자 = 지난해 11월13일 취임한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장(이하 보전원)은 취임사에서 대국민 환경교육, 생태복원, 탄소중립·환경정책 홍보를 강조했다. 보전원은 그보다 먼저인 6월11일 국가 출연기관으로 전문 공공기관이 됐다. 신 원장은 보전원 출범식에서 “녹색전환을 이끌 인재를 양성하고 생태복원과 생태서비스를 확대할 것”을 강조했다.
취임 1년을 맞은 신진수 원장을 만나 국가 출연기관 전환 후 진행된 업무와 출범식에서 강조한 ‘녹색전환’ 의미, 임기 내 추진 업무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공공기관으로서의 책임성 강화
Q. 한국환경보전원으로 출범 이후 환경보전협회와의 차별점과 임기 내 목표는
가장 큰 변화는 기관 성격이 사단법인에서 재단법인으로 전환된 것이다. 이전 환경보전협회는 공공기관이었음에도 사단법인으로 운영됐기 때문에 수입 예산 일부가 환경오염물질 배출업자 등의 회비로 구성 및 운영되는 구조였다. 이로 인한 이해관계 충돌이나 기관의 공공성과 안정성에 우려가 제기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6월 환경정책기본법 일부개정 법률안이 시행되며 정부 출연보조와 관리감독 근거 법률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환경보전협회가 한국환경보전원으로 출범하게 됐다. 그 결과 국가 예산과 인력 재원을 지원받아 재정적 안정성 확보는 물론 회원사 이익 대변 단체라는 오해로부터 벗어나 공공기관으로서의 공공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었다.
기관장으로 임기 내 목표는 보전원이 녹색전환 선도 전문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기존의 제한적이고 국지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환경보전과 탄소중립을 위한 전국적인 사업으로 확장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예산 규모도 현재 1000억원대 수준에서 4000억~5000억원까지 확대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나아가 보전원을 매일 출근하고 싶은 직장으로 만드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조직 구성원들이 자부심을 갖고 업무에 임할 수 있도록 직원 처우와 복지 체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으며, 공공기관 평균 이상의 복지를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환경과 미래를 향해 함께 성장하는 조직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하겠다.
Q.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직 개편과 이를 통해 추진 중인 업무라면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9개 지사를 영남, 경인, 호남, 중부 4개 지사로 광역화했다. 이를 통해 자원과 인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하고 각 지사의 책임성을 강화해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임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업무 중심의 팀제를 도입했다. 다양한 팀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해 변화하는 환경정책과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며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보전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국가 출연기관으로 전환된 이후 공공성을 강화하는 신규 업무 발굴과 추진이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 각 부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TF팀을 조직해 기동성을 높였다. 김제용지 활용방안 연구와 장항국가습지 생태복원 및 그린벨트 훼손지 복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생태복원 TF팀, 하천 공사 과정에서 원활한 토지 보상을 추진하는 하천토지보상 TF팀, 화학물질 안전교육 기관 지정과 신규 교육을 발굴하는 화학물질안전교육 TF팀 등이 있다.
기관 예산과 사업이 확대된 만큼 내부 통제와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감사실 기능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업무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법적·행정적 규제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 신뢰받는 공공기관이 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Q. 대국민 기후변화 홍보·교육을 담당하는 탄소중립협력처의 대표적인 업무는 무엇인가
탄소중립협력처는 탄소중립기본법, 환경정책기본법 등의 관계 법령에 의해 업무가 추진된다. 기후변화 적응·감축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기후변화특성화대학원을 지정해 운영 중이며, 4개 대학이 기후환경경영, 온실가스 감축 평가 등의 교과목으로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11월 27일에는 제주 ICC에서 학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 화학안전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화학물질 안전관리 특성화대학원도 함께 운영 중이다.
전시사업으로는 올해 45회를 맞은 국제환경산업기술&그린에너지전(ENVEX, 엔벡스)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 환경산업 및 탄소중립 기술 전문 전시회로 매년 6월 개최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보다 많은 바이어와 녹색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상담회, 개발도상국 환경분야 진출 B2G 자문상담회 등 다양한 부스를 운영해 국내외 판로 개척을 지원했다.
그 결과 17개국(해외 85개) 기업이 참여했고 4만4000여 명의 참관객이 다녀갔다. 이를 통해 약 4000억원의 수출 상담이 이뤄졌다. 그중 1800억원 규모 계약(예정)의 성과를 거뒀다.
스스로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보전원 미션을 달성하는 대학생 서포터즈도 운영된다. 서포터즈는 탄소중립 이행 과정과 성과를 SNS에 홍보한다.
올해 처음 시작한 탈플라스틱 사회 전환 캠페인을 통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 나가고 있다. 실제 일회용품을 줄인 가게를 찾아 인증서를 수여한다.
탄소중립 포털을 통해서는 국민들에게 탄소중립 실천을 홍보하는 카드뉴스, 영상과 국가 탄소중립 정책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Q. 녹색전환의 구체적 의미와 확대 추진하는 생태복원·생태서비스는 어떤 것인가
녹색전환은 보전원의 정체성이다. 이는 국민 모두가 건강하고 쾌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가능하고 환경친화적인 사회 및 경제를 향한 포괄적인 전환을 의미한다.
보전원은 녹색전환을 선도할 인재를 양성, 생태서비스 확대, 훼손된 생태계 복원, 탄소중립 실천문화 홍보 등 모든 사업이 녹색전환 키워드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린벨트 내 훼손지역 자연환경복원사업을 추진 중으로 훼손된 핵심 생태축을 체계적으로 복원·관리하는 선도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 사업은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에 따른 ‘30x30’(지구 환경의 30%를 보호하고 훼손된 자연의 30%를 복원) 정책과 네이처 포지티브(2030년까지 가시적이고 측정 가능한 수준으로 자연을 복원하고 2050년까지 완전 복원되도록 하자는 글로벌 캠페인) 이행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한 수변녹지 탄소저감숲 확대 조성사업을 민간기업의 ESG 사업과 연계해 생태환경을 복원하고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민간기업 재원과 보전원 기술력이 결합돼 생태복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민간기업이 생물다양성 관련 국제적 이니셔티브인 자연 관련 재무정보공개 협의체(TNFD)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해 준다. 이처럼 보전원은 민관이 협력하는 ESG 사업을 통해 생태계 복원과 탄소중립 실현에 적극 나서고 있다.
Q. 신규 추진 중인 생태복원 사업과 더불어 지역 주민과의 소통은
최근 신규 추진 중인 장항 습지 복원사업은 1936년부터 1989년까지 가동된 구리 제련 공장으로 인해 중금속에 오염된 서천 옛 장항제련소 주변 토지를 생태복원 하는 사업이다. 이는 국내 최초로 오염된 산업지역을 생태적으로 복원하는 첫 사례로 대규모 오염정화 토지에 생태습지와 생태·역사 탐방로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서천군 일대가 서해안 광역권의 생태 거점이자 회복과 치유의 공간으로 새롭게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GBF) 이행을 위한 제5차 국가생물다양성 전략의 하나로 개발제한구역 중 보존가치가 높지만 생태적으로 단절되거나 훼손된 지역의 자연환경 복원사업을 새롭게 추진하고 있다.
사업 과정에서 지역 주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103개 지역 단체와 협력해 환경정화 및 국유지 순찰 등 주민 참여형 사업을 다각적으로 진행 중이다. 특히 잡초 제거 등 사업의 유지·관리에 필요한 다양한 일거리를 지역사회에 맡겨 일자리 창출과 지역 상생 효과도 거두고 있다. 또한 연 2회 이상 지역주민 간담회를 열어 사업 정책과 성과를 알리고 주민 의견을 경청하며 지역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전원은 축적된 생태복원사업 노하우를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 사업을 신규 및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Q. 환경부 녹색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 계획과 목표는
보전원은 중국(4월), 인도네시아(9월) 등 해외 유망 환경전시회에 한국관을 구성해 중소 녹색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도 녹색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환경산업 수요 공공기관 초청 내수 구매상담회와 VC(벤처캐피탈) 초청 투자상담회를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벤처·스타트업 지원, 온오프라인 기술 및 제품 홍보 등 녹색산업 성장과 기술 교류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보전원은 국가 녹색산업 발전과 환경 관련 우수 기술 확산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을 것이다.
임기 내 매수토지관리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
Q. 4대강 수변생태관리단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임기 내 중점 사항이라면
환경부에서 근무하며 4대강 수계법 제정 및 시행, 자원순환기본법 제정, 국가수도기본계획 수립 등 다양한 환경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했다. 이러한 경험으로 배운 점은 4대강과 같은 이해가 복잡한 사업일수록 부서 간 협력과 체계적인 전략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특히 한국환경보전원이 관할하는 4대강 수변생태관리단의 경우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 환경부, 지자체, 지역 주민 간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고 수계별 특성과 사업 추진 방식에 따라 일관성 있는 업무 체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관리단을 총괄하는 본부에서는 관리와 소통 기능을 강화해 수변생태관리단이 각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매월 환경생태본부장과 단장들이 회의를 통해 수계별 업무혁신 노하우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학습해 새로운 문제를 발굴하고 우수 사례를 벤치마킹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다.
이러한 소통을 바탕으로 수계별로 다른 매수토지 관리방식, 각종 인허가 처리절차 등을 본부 차원에서 분석해 일관된 기준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업무 체계를 통일하고 단계적으로 개선해 본부 관리 기능과 업무 효율성을 한층 강화했다.
또한 임기 내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보전원이 국민들에게 매수토지관리 전문기관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지난 20여 년간 4대강 수계 매수 토지사업을 꾸준히 지원해 왔지만 아직 기관 인지도나 사업 중요성에 대한 국민 인식이 충분하지 않다. 앞으로 보전원의 매수 토지사업 성과와 중요성, 성공 사례 등을 적극 홍보해 국민 공감을 이끌어 내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 범위와 영향력을 더욱 확장해 나가겠다.
Q. 생태경관 보전지역 내 생태복원 사업 추진 내용과 의미는
자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생태경관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이 풍부하고 학술적 연구나 자연경관 유지 등을 위해 보호가 필요한 지역이다. 이러한 지역은 생태적 가치는 물론 문화적 가치도 지니고 있어 법적 또는 기타 효과적인 수단을 통해 관리해야 한다.
보전원은 동강유역 생태경관보전지역에서 지장물 철거사업을 시작으로 자연성을 회복하고 생물다양성을 증진시키는 생태복원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지역 관광과 연계한 생태쉼터 조성, 대국민 생태계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그동안의 복원 성과와 전문성을 인정받아 올해 7월에는 자연환경보전법상 업무 위탁기관으로 지정됐다.
앞으로도 보전원은 생태복원 경험을 바탕으로 생태경관보전지역의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전문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갈 것이다.
[신진수 한국환경보전원 원장이 전하는 ‘기후위기 시대’ 지구를 살리는 한마디]
우리는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자연을 착취와 이용의 대상으로 인식했고 그 과정에서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감소, 수질, 대기, 토양오염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게 됐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경에 대한 우리 인식과 삶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탄소중립, 친환경 생활실천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바로 지금 나부터 실천해야 한다. 작은 실천들이 모여 지구를 살리고 미래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 한국환경보전원도 본연의 역할인 녹색 전환에 걸맞게 환경교육 강화, 탄소중립 정책 홍보, 생태복원과 같은 다양한 활동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