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위기 극복, 재정 투명성이 핵심··· TNFD와 TCFD 주목해야

[OJERI&ARC 2024 콘퍼런스]
TNFD와 TCFD, 지속가능한 경제 전환 위한 글로벌 표준으로 부상
투자자 신뢰 지표로도 작용··· 지속 가능한 투자 생태계 조성 강조

자연 금융의 85%는 공공 자금 의존··· 민간 투자 활성화 필요
한국 특수성 고려한 회복탄력성 증대와 정책적 지원 필요성 강조

2024-11-05     박준영 기자
10월29일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 강당에서 'OJERI 설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 ARC 2024 콘퍼런스가 개최된 가운데, 2부 행사는 ‘TNFD/TCFD와 Global Resilience’를 주제로 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사진=이다빈 기자

[고려대=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10월29일 고려대학교 하나스퀘어 강당에서 ‘OJERI 설립 10주년 기념 심포지엄 & ARC 2024 콘퍼런스’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1부 10주년 기념식을 시작으로, 다양한 연사와 참가자들이 OJERI의 성과와 향후 비전에 대해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로 꾸며졌다. 고려대의 연구 및 혁신을 주도해온 OJERI의 지난 10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역할과 과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2부 행사는 ‘TNFD/TCFD와 Global Resilience’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경제체제 구축을 위한 전문가 패널 토론이 진행됐다. 여기서 참가자들은 기후변화와 환경 리스크에 대응하고, 글로벌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높이는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TNFD(자연 관련 재무 공시 협의체, Taskforce on Natur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와 TCFD(기후관련 재무 공개 협의체, Taskforce on Climate-related Financial Disclosures)는 각각 생물다양성과 기후변화가 기업에 미치는 리스크와 기회를 평가해 정보 공개를 유도하는 글로벌 표준이다.

이 두 협의체(Framework)는 기후변화 위기에 따른 재무 투명성과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ESG 지표를 보다 구체화해 기업과 기관이 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고 재정적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회복탄력성과 지속 가능성의 조화 필요

전진형 교수는 회복탄력성이 단순히 환경을 복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변화된 환경에 적응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전진형 고려대 교수는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인 액션 : 유연한 공간, 지속가능한 미래’를 주제로 기조 강연에 나서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위해 회복탄력성의 개념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질리언스는 단순한 복구를 넘어 변화에 적응하며 다중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하며 최근 기후변화와 같은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회복탄력성이 단순히 환경의 복구를 넘어서 어떻게 변화와 함께 적응하고 유지될 수 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 교수는 이러한 회복탄력성을 사회 전체가 갖추어야 할 능력으로 보고 이제는 단순히 과거의 상태로 복구하는 것을 넘어 변화 속에서 새로운 안정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국가가 회복 탄력성을 확보하려면 정책적 지원과 국제적 협력을 통한 통합적 접근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어 전 교수는 이번 여름에 경험한 기상이변을 예로 들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설명했다. 그는 “지구 전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후 재난은 회복탄력성이 현대사회에 필수적인 덕목임을 증명한다”고 지적하며 “우리가 겪고 있는 기후변화가 더 이상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며, 미래 사회에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전 교수는 특히 한국이 도시화율 91% 이상의 국가로서 이러한 환경 변화에 따른 회복탄력성을 갖추는 것이 더욱 중요하며, 이에 따라 정책적 지원과 국제적 협력을 통한 통합적 접근이 필수적임을 강조하며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환경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토양 회복 전략

현승훈 교수는 토양의 생태적 기능과 구조가 유지돼야만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토양 보호와 회복을 위한 관리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후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현승훈 교수는 ‘홀로세(Holocene, 약 1만년 전부터 현재까지의 지질 시대) 지형의 토양 회복 전략’을 주제로 토양 생태계의 회복력이 우리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중요성에 대해 논했다.

현 교수는 “토양 회복력은 농업, 생태 보존, 수자원 관리에서 필수 요소이며, 생태계 회복탄력성의 근본적인 토대가 된다”며 “그러나, 현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해 토양 침식과 오염이 심화하고 있어 토양이 수자원 보존 및 탄소저장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나아가 그는 특히 비옥한 토양 형성이 어떻게 문명의 발달에 이바지했는지 설명하며 충적 지형이 농업과 인류 문명 발달의 필수적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현 교수는 “토양의 생태적 기능과 구조가 유지돼야만 사회와 경제는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토양 보호와 회복을 위한 국제적 조치와 함께 한국 내 토양 관리 방안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시 기후 대응, 통합 인프라 구축이 해법

전성우 교수는 도시 인프라 시스템은 녹지, 물, 공기, 토양 등 자연 요소들이 상호 연계돼 있다고 강조하며, 이를 고려한 통합적 정책과 시스템이 기후 변화에 대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어서 전성우 교수는 '기후탄력성을 고려한 도시환경인프라 시스템 구축 전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펼쳤다. 그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도시의 인프라 시스템이 갖춰야 할 탄력성과 복합적인 생태계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전 교수는 강연에서 도시 인프라 시스템을 자연과 연계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 환경에서는 녹지와 물, 공기, 토양 등이 개별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연결돼 있으며, 이를 고려한 정책과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이를 통해 도시의 환경 관리가 단순한 수질, 수량 관리에서 더 나아가 통합적 생태계 보호로 확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후 탄력성의 개념에 대해 전 교수는 “정상적인 날씨에서 작동하는 시스템도 폭염이나 폭우와 같은 극단적인 기후 변화 상황에서는 제 기능을 못 할 수 있다”며 “기후탄력성이란 이러한 위기에서도 시스템이 견디고 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그는 최적의 인프라 조합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비용 대비 효과를 고려해 환경적 손실을 줄이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전략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정책적 개입이 가능한 지점과 관련된 연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기후 변화 적응 대책으로 마련된 72가지 리스크와 수백 개의 정책 사업들이 존재하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지원이 아직 부족하다”며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이를 보완하고 정책적 결단을 촉구할 계획임을 밝혔다.

TNFD와 TCFD 도입의 중요성

이우균 교수는 TNFD와 TCFD가 재무적 투명성과 환경적 책임을 통해 기후 위기 해결의 기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투자자들에게는 기업의 환경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고 밝혔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어서 이우균 교수는 OJERI 연구가 TNFD와 TCFD 도입에 어떻게 이바지할 수 있는지를 논함과 동시에 TNFD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TNFD 도입은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고 자연 자본을 지속할 수 있게 관리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라며 “생물다양성 손실은 인류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자연 자본의 보호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교수는 현재 GDP의 절반 이상이 자연 자본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기후위기와 함께 생물다양성 위기가 인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하며 TNFD 프레임워크가 이를 체계적으로 평가하고 기업들이 생태적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연 자본의 보존 없이는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도 불가능하다. TNFD와 TCFD를 통한 재무적 투명성과 환경적 책임이 기후위기 해결과 자연 자본 보호의 기초가 된다”며 “특히, 이러한 프레임워크가 투자자들에게 기업의 환경 책임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투자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첨가제, 새로운 오염원으로 부상

권 교수는 플라스틱 첨가제와 미세플라스틱이 환경으로 누출되며 생태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마지막으로 발제에 나선 권정환 교수는 플라스틱 첨가제가 새로운 오염원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플라스틱이 환경에 미치는 장기적인 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플라스틱 첨가제는 장기적으로 환경에 누적되며 심각한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가소제, 난연제 등 다양한 첨가제가 환경으로 누출돼 생태계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권 교수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미세플라스틱은 토양과 해양 생태계를 훼손하며, 나아가 플라스틱 내 독성 물질도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생태계와 인체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우리의 건강과 동식물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사진=대한건강의료지원단

또한 권 교수는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을 통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가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세플라스틱은 생태계는 물론, 인간의 건강까지도 위협하는 심각한 환경 오염물로 부상하고 있다”며 플라스틱 첨가제의 유해성이 더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규제와 생태계 보호를 위한 국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환경 보호의 투명성과 규제 강화는 지속 가능성의 필수 요소"

이어린 라운드테이블 세션에서는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가 좌장을 맡아 TNFD와 TCFD를 주제로 토론을 진행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는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어진 라운드테이블 세션에서는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가 좌장을 맡아 TNFD와 TCFD를 주제로 한 심층 토론이 진행됐다.

김 대표는 탄소 배출, 생물다양성 보존 등과 관련한 기업의 정보 공개 및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그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지속 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이 환경과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중요한 신뢰 지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대웅 대표는 TCFD가 탄소 배출 감소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으며 TNFD도 기업의 자연 자본 의존도를 평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임대웅 BNZ 파트너스 대표는 TCFD가 제도화되면서 전 세계 금융기관이 기후 리스크 평가를 의무화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기업이 기후 리스크와 실물 경제의 연계성을 이해하고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TCFD가 탄소 배출 감소에 큰 이바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TNFD는 기업의 자연 자본 의존도를 평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당 규제의 중요성에 대해 재차 강조했다​.

정태용 교수는 화석연료 보조금이 여전히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제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정태용 연세대학교 교수는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6차 보고서에 참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자금, 기술의 유기적 결합이 기후 위기 대응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화석연료 보조금은 여전히 막대하다”며 이로 인해 친환경 전환이 지연되는 현실을 지적했다. 나아가 정 교수는 과학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구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석태 부사장은 복잡한 규제에 맞춰 기업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규제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황석태 삼성전자 부사장은 대기업의 리질리언스(회복탄력성) 관점에서 컴플라이언스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은 규제와 위험 관리 모두를 철저히 고려해야 한다”며 “환경 규제를 포함한 다양한 컴플라이언스 요소들이 기업의 평판과 재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또한, 황 부사장은 복잡한 규제가 기업 운영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이며 기업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법적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일영 대기환경정책관은 자연 파이낸스의 대부분이 공공 자금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제는 정부가 투자 지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오일영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관은 기후 금융과 자연 금융의 차이를 설명하며 공공 부문이 생물다양성 보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자연 파이낸스의 85%는 공공 자금에서 나온다”며 “민간의 역할이 부족하다. TNFD는 자연 보전과 회복을 위한 투자를 촉진하는 중요한 기준이며, 이제는 정부가 자연 자산에 대한 투자 지표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선경 대표는 TNFD와 TCFD의 기준이 기업과 투자자 간 신뢰 지표로서 기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이선경 그린에토스랩 대표는 비재무 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환경과 생물다양성 정보가 기업 재무 상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비재무 정보는 결국 재무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투자의사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들이 이를 명확히 공개할 때 투자자들이 적절한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TNFD와 TCFD의 기준이 기업과 투자자 간의 중요한 신뢰 지표로 기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욱 기자는 기후위기와 관련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나아가 이러한 프로젝트가 자연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이다빈 기자

박상욱 JTBC 기자는 최근 기후위기와 관련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함과 동시에 이들이 환경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투명한 공개를 촉구했다. 그는 “기후 댐과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도 자연 자본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이 공공 인프라의 수혜자로서 이에 대한 환경적 책임을 자발적으로 감수해야 할 필요성에 관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플로어에서 한 참석자가 TNFD가 기업 보고서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까지 예상되는 기간을 질문했다. 이에 임대웅 대표는 “TNFD는 현재 챔피언 기업들과 금융기관이 우선적으로 시범 적용을 시작한 단계이며, TCFD가 제도화되기까지 약 5년이 걸린 것을 고려할 때 TNFD도 그와 유사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아가 그는 TNFD가 실질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자연 자본의 자료수집과 과학적 분석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이를 바탕으로 기업의 재무제표와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