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전환점 강릉, 지금이 새로운 방향으로 도약할 때”

[제3차 기후위기 대응, 해양 산림 기상 융합세미나] 산림·해양 자원 기반 신재생에너지와 해양바이오 개발이 핵심
지역사회·대학 등 협력 확대··· 전문 인력 양성, 기업 유치 필요 장기적 항만 물류산업, 천연물 바이오산업, 녹색성장 전략 제시
탄소중립, 지속가능한 발전 위한 선제적 투자·발전 계획 필수

2024-11-10     박준영 기자
지난 10월 31일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제3차 기후위기 대응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2부 주제발표에서는 강릉원주대학교 교수들을 포함한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여러 방안들을 제시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강릉=환경일보] 박준영 기자 = 기후위기의 심각성이 점차 주목받는 가운데 지난 10월 31일 강릉에서 열린 ‘제3차 기후위기 대응 세미나’에서는 해양·산림·기상을 융합한 다양한 대응 방안들이 제시됐다.

세미나 2부 주제발표에서는 강릉원주대학교의 교수들이 참여해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혁신적인 접근법과 실행 방안을 발표했다.

강원도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및 바이오 연료 개발

연영주 국립강릉원주대학교 신소재·생명화학공학부 교수는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 수소 에너지 및 바이오 연료 사업에 대한 포괄적인 발표를 진행했다.

연 교수는 “강원도는 산림 자원과 해양 자원을 기반으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바이오 연료 개발은 단순한 에너지 생산을 넘어서 탄소 저감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연 교수는 강원형 신산업 육성을 위해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와 고도화된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 연료는 주로 폐식용유와 같은 2세대 원료를 기반으로 하지만, 미래에는 미세조류나 해조류 같은 무제한 자원 활용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하며 강릉시와 지역 기업들이 이 산업의 선도자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양바이오 산업의 발전 가능성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 전략

최기영 교수는 해양바이오 산업 미래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으로서, 강릉이 해양바이오 기술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선 전문가 양성과 기업 유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두 번째 발표에서는 최기영 국립강릉원주대학교 해양바이오식품학과 교수가 해양바이오 산업의 가능성에 대해 상세히 다뤘다. 최 교수는 “해양바이오 산업은 여전히 미개척 분야로, 먼저 해양생물 유래 소재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 교수는 현재 국내 해양바이오 시장의 규모가 약 7100억원에 불과하지만 해양 생물 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이 이뤄진다면 그 규모는 급격히 성장할 수 있다며 산업의 미래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해양바이오 산업을 단순히 식품과 의료용 소재에 국한하지 않고 의약품 및 에너지 소재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최 교수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내 산학연 협력과 연구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한편, 강릉이 해양바이오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 양성과 기업 유치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강릉 물류 인프라 강화와 장기적 발전 전략의 중요성

윤제웅 교수는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변화하며 물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강원도도 이를 반영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윤제웅 국립강릉원주대학교 무역학과 교수는 강릉의 물류 인프라 발전을 위한 전략과 개선 방향을 설명했다. 윤 교수는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내륙 지역으로 물류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글로벌 경제 환경 변화에 따라 물류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강릉시의 물류 인프라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현재 국가 물류 계획은 중앙정부 주도로 10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강원도는 이를 반영한 장기적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강원도 내 항만과 철도의 현대화는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지역사회가 협력해 중앙정부와의 교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040년 물류 계획에 강릉의 필요성을 강조하려면 현재부터 지역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전략적으로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첨단 기술과 지속 가능성을 통한 동해안 항만 개발 전략

김기홍 교수는 첨단 기술과 동해안 항만 개발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김기홍 국립강릉원주대학교 건설환경공학과 교수는 동해안 항만 개발을 위한 첨단 기술과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경제적 가능성이 커지는 북극항로가 미래 물류의 새로운 축이 될 수 있다”며 동해안이 통일한국 시대의 물류 거점으로 성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동해항의 위치와 환경적 요인을 분석하며, 인천항의 석탄 부두 폐쇄 후 동해항이 석탄 물동량을 이어받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동해항은 석탄보다는 컨테이너 화물 수입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 교수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해안선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레이더 인공위성을 통한 지반 변이 계측과 AI 기반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안하며 이러한 기술은 항만 구조의 안정성을 모니터링하고, 침식 및 퇴적 문제 해결에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AI 기반 CCTV 기술을 통해 항만과 건설 현장에서 인명 사고를 방지할 방안에 대해 설명한 김 교수는 “AI 알고리즘이 근로자 안전 장비 착용 여부와 작업 위험성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경고를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후위기 대응 위한 산림 관리와 플라스틱 대체 기술의 필요성

박정희 한국임업인총연합회 회장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산림 관리 강화와 목질 셀룰로오스를 활용한 플라스틱 대체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이번 주제발표를 마무리하며 박정희 한국임업인총연합회 회장은 기후위기와 연계된 산림 관리와 플라스틱 대체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물 부족과 플라스틱 문제를 중심으로 산림 분야가 기후위기 대응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는 물 풍부 국가로 인식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국민들이 물 부족을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는 댐에 의존하는 수자원 관리 방식 때문”이라며 “우리나라의 물 사용량 중 85%가 댐에 저장된 물에 의존한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수원지인 숲의 적정 밀폐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물의 함량이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 숲의 밀폐도 관리율은 23.5%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며 앞으로 숲의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예산을 늘려 물 함량 지수를 높이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플라스틱 문제와 관련해 박 회장은 우리나라의 플라스틱 소비량이 세계 평균보다 높은 점을 지적하며 “핀란드는 ‘목질 셀룰로오스’를 기반으로 옷과 플라스틱 대체품을 만들어 낸다. 우리나라도 한지와 같은 목질 셀룰로오스를 활용한 플라스틱 생산 기술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해양바이오·신재생에너지로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선도하는 강릉

마지막 토론 세션에서는 강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항만 물류, 바이오산업 육성, 탄소중립 전략 등을 논의하며 학계와 지자체의 협력과 인프라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이어진 토론에서는 학계와 지자체가 강릉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했다.

발표자들은 항만 물류 산업의 효율성 강화, 천연물 바이오산업의 육성, 탄소중립을 위한 녹색 성장 전략 등을 제시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와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패널들은 학계와 지자체의 협력과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양성을 통해 강릉이 미래의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국가적 바이오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모았다.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는 토론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지역 상생 플랫폼의 중요성을 비롯해 강릉시와 다양한 기관의 협력을 높이 평가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익수 환경일보 대표는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우문현답의 철학을 바탕으로 지역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상생 플랫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아가 이번 행사에 대해서 김 대표는 “이번 세미나에서 강릉시와 대학, 민간단체와 기업이 함께 참여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며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모두의 협력과 지역의 기후위기 극복 상생 플랫폼이 중요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우철 국립강릉원주대학교 교수는 강릉의 항만 물류 산업 발전을 위해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 인프라 구축, 전문 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안우철 국립강릉원주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강릉의 항만 물류 산업의 필요성과 그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항만 물류 산업 발전을 위해 대학과 지자체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강릉은 수출 제조 기반이 열악하므로, 이를 보완할 인프라 구축과 전문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안 교수는 “강릉이 물류 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역 기업의 경영 환경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석병 강릉시 항만물류과 계장은 강릉시의 항만 개발 성과와 계획을 소개하며, 국제 정기선 항로 개설로 인한 성과와 향후 해양수산부와의 협력을 통한 개발 지속 의지를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강석병 강릉시 항만물류과 계장은 강릉시의 항만 개발 성과와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최근 강릉시가 일본과 러시아를 향한 국제 정기선 항로 개설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도 해양수산부와의 협력을 통해 항만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강릉시의 항만 개발은 지역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핵심 전략이며, 더 많은 물동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만주 강릉시 기업지원과 과장은 강릉의 천연물 바이오산업 발전 계획으로 천연물 소재 전주기 허브와 산업화 혁신센터 설립을 강조하며, 약 450억원의 국비 및 시비 투입으로 바이오 연구와 신약 개발의 기반을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라만주 강릉시 기업지원과 과장은 강릉의 천연물 바이오산업 발전 계획을 소개하며 “천연물 소재 전주기 허브와 산업화 혁신센터 설립을 통해 강릉이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해당 사업에 국비와 시비를 포함해 약 45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며, 이는 강릉의 바이오 연구와 신약 개발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두호 강릉시 에너지과 과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을 위한 강릉시의 정책으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부유식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생산단지 조성 등 핵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박준영 기자

김두호 강릉시 에너지과 과장은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에 관한 강릉시의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그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목표로 여러 전략을 추진 중”이라며 “녹색 성장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위한 실천 과제들을 도출해 부유식 해상풍력과 수소 기반 그린수소 생산단지 조성 등이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재천 국립인천대학교 교수는 강릉시와 강릉원주대학교의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자체의 재정 지원과 대학의 교육·연구 노력이 결합된 공동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최재천 국립인천대학교 교수는 지역과 대학의 협력 필요성을 강조하며 “강릉시와 강릉원주대학교가 함께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며 “지자체는 재정을 마련하고 대학은 이를 바탕으로 교육과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 기후위기 대응은 지역 차원의 협력이 아닌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앞서 발표했던 김기홍 교수는 강릉시의 물류 전략의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단기적인 성과에만 치중하지 말고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경제의 자생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물류 산업은 지역 내 생산과 소비의 연계를 강화해 인구 감소와 같은 지역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제웅 교수는 탄소중립과 바이오 에너지 사업에 대해 “이제는 경제성만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기후위기 대응은 정부 차원의 재정 지원과 강력한 정책적 협력이 필수다. 이를 위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씨앗이기 때문에 경제성을 따지기보단 생존을 위한 선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강릉시의 선제적 투자와 발전 계획이 기후위기 대응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한 연영주 교수는 “강릉이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지금이야말로 강릉이 새로운 방향으로 도약할 때”라고 덧붙였다.

박정희 회장은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빠른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와 적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다음 융합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차원의 논의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기후위기의 중요성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박준영 기자

이번 토론회를 마무리하며 박정희 회장은 “현생 인류가 30만 년 전에 등장했고, 빙하기와 간빙기의 차이가 4℃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1.8℃ 상승은 매우 빠른 기후변화 속도를 보여준다”며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 세대를 위해 기후위기에 대한 준비와 적응이 필요하다. 다음 단계의 융합 세미나에서는 글로벌 차원에서의 확장을 추가해 젊은 세대에게 기후위기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 줘야 한다”고 밝혔다.

이충일 단장은 이번 세미나 논의의 핵심을 요약했다. 이 단장은 “오늘 세미나에서 다양한 가능성과 한계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기후위기 대응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오늘 논의된 내용이 기회가 될 수도, 한계로 남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만 물류, 에너지, 바이오 분야는 경계선에 있으며, 이러한 경계를 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인간이 위대한 이유는 문제를 찾아내고 이를 해결하는 능력에 있다”며 “현재의 한계에 갇히지 않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3차 기후위기 대응 해양-산림-기상 융합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